“고객이 감동하는 CSR이 최고의 CSR”
“고객이 감동하는 CSR이 최고의 CSR”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2.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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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크리스토퍼 도미터 SC금융지주 브랜드 및 지속가능경영 담당 상무

[더피알=이동익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이 한국 시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가 그것. 목소리 기부라는 신선한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는 이 캠페인은 SC은행의 대표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크리스토퍼 도미터(Christopher Domiter) 브랜드 및 지속가능경영 담당 상무를 만나 SC은행의 CSR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도미터 상무가 제시한 CSR은 흔히 말하는 사회적 책임보다는 커뮤니케이션에 가까웠다. CSR을 사회공헌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스폰서십 세 활동으로 서로 연계,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발전시킨다는 설명이다.

“한국SC은행의 CSR은 좀 더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 접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고객들이 만나 소통하는 장으로 마련하는 것이죠. 물론, 저희는 NGO가 아니기에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지 않는 범위에서 CSR을 비즈니스와도 연관해 저희 은행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사회공헌·브랜드커뮤니케이션·스폰서십 세 가지를 한 번에~

그는 “고객이 공감하며 감동하는 CSR이 최고의 CSR”이라고 전제한 뒤, “각 기업의 CSR은 그 기업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며 무엇보다 ‘협력’을 강조했다. 기업의 CSR을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사회적 책임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한다는 것이다.

“과거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보면 일방적인 광고나 선전에 그쳤는데요. 한국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의 광고를 보면 동일한 이미지나 메시지를 전달하곤 합니다. 기업 로고만 가리고 보면 어느 기업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죠. 물론 광고도 정보를 전달하고 고객들이 의사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CSR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별화 없는 기부나 일회성 봉사활동만으로는 기업의 가치를 보여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SC은행이 내걸고 있는 브랜드 약속인 ‘히어 포 굿(Here for good)’도 SC은행이 갖고 있는 가치를 전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다. 히어 포 굿을 만들기 위해 주주들과 직원,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구해 장장 7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는 히어 포 굿을 SC은행의 ‘브랜드 DNA’로 소개하면서 “CSR 측면에서도 ‘사람들을 위해, 변화를 위해, 늘 함께 하기 위해’라는 세 가지 축을 담아냈다”고 했다. 먼저, ‘사람들을 위해’는 사람들과 신뢰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를 위해’는 혁신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 ‘늘 함께 하기 위해’는 장기적으로 한국시장에 머물 계획이라는 의미다.

“히어 포 굿은 사실 여러 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한 CSR 역시 히어 포 굿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물론, 히어 포 굿은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서도 브랜드 약속을 전달 할 수 잇는데요. 새로 출시한 브리즈라는 모바일 뱅킹 툴도 브랜드 포지셔닝을 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SC은행의 ‘한국앓이’…“차별화된 사회공헌으로 헌신할 것”

히어 포 굿을 성공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일본에서부터 날아온 도미터 상무는 20년 경력의 브랜드 전문가이다. 캐나다 출신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마케팅을 공부했으며, 일본 국제대학교에서 국제관계 석사학을 취득, 2006년 스탠다트차타드에 입사했다.

이후 일본 스탠다드차타드의 대내외홍보부(Corporate Affairs) 총괄 헤드를 역임하며 언론, 정부, 지속가능성 및 사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했다. 지난 2010년 2월부터 한국SC은행 기업브랜드 총괄 담당으로 부임해 4년째 한국에 머물고 있다.

개인 사진전을 열 정도로 사진에도 일가견이 있는 그는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지난 20년간 일본에서 생활해서 처음은 낯선 점도 있었지만, 한국의 놀라운 IT 기술력과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반했습니다. 주로 서울에서만 생활하고, 금융권에서만 있어서 일반화할 순 없지만, 제가 본 서울은 에너지와 열정이 넘친 곳입니다. 특히 흥미롭고 신비로웠던 점은 한국에서는 상상만 하면 어느 정도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진행한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도 작년에 비해 3배나 많은 6만여명이 참여해 놀라웠습니다.”

도미터 상무뿐만 아니라 지난 2005년에 제일은행과 합병한 SC은행도 오랫동안 ‘한국앓이’ 중이다. SC은행은 400개의 국내지점을 갖추고 직원만 7000여명에 달한다. 한국에 있는 어느 외국계 은행보다 큰 규모다.도미터 상무는 “아직 국내에서는 외국계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는 SC은행이 CSR을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외국계 은행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할 수 없는 차별화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한국에 대한 헌신의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SC은행이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도 이같은 맥락이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글로벌 지역사회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시각장애 퇴치 프로그램인 ‘Seeing is Believing’을 국내 사정에 맞게 기획했다.

“외국계 은행으로서 한국에 대한 헌신의지를 전달한다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일원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SC은행이 주로 진출한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은 치료가능한 시각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한국은 의료수준이 높기 때문에 치료가능한 시각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은 드물죠. 그렇다고 해서 도움을 줄 수 없는 건 아니기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저희의 강점을 도입해 목소리 기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최근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SC은행도 한동안 철수설로 진땀을 빼야했다. 하지만 오해는 오해일 뿐, 도미터 상무는 SC은행의 지속적인 한국사랑을 CSR을 통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글로벌 SC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시장입니다. 저희 은행 자산 규모 면에서도 단일 마켓으로는 홍콩, 싱가폴에 이어 세 번째로 큽니다. 저희가 추구하고 있는 브랜드 약속인 ‘히어 포 굿’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SC가 무엇을 대변하고, 또 SC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보여주면서 한국과 영원히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SC은행이 이 같은 약속을 어떻게 지켜나가는지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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