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비빔밥 광고, ‘김’ 대신 일본어 ‘노리’ 표기
NYT 비빔밥 광고, ‘김’ 대신 일본어 ‘노리’ 표기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3.0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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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 공개 비판 “단순 일회성 홍보 넘어 치밀한 검증 절차 거쳐야”

[더피알=강미혜 기자] 지난 2월 13일 <뉴욕타임즈>에 실린 ‘이영애 비빔밥’ 광고가 김을 일본어인 ‘노리(nori)’로 표기했다는 점을 두고 문화재 환수 운동가인 혜문스님(문화재 제자리찾기 사무총장)이 문제를 제기했다.

혜문스님은 지난 2월 28일 자신의 블로그 ‘혜문닷컴’에서 ‘뉴욕타임즈 광고에 경악하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비밤밥이 한국의 전통음식이라는 설명이 없어서 놀랐고, 한국 음식 광고에 일본어가 등장해 경악했다”고 밝혔다.

▲ 배우 이영애씨를 메인 모델로 지난 2월 13일 <뉴욕타임즈>에 실린 비빔밥 광고. 하단에 'toasted nori'로 표기한 문구가 들어온다.

혜문스님이 지적한 뉴욕타임즈 광고는 국가 홍보 전문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겸임교수 주도 아래 한 치킨업체가 후원해 만들어진 것. 특히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인기스타 이영애씨가 메인 모델로 나서  국내 언론으로부터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누리꾼들을 중심으로도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광고에는 이영애가 한복을 입고 등장한 모습 아래 비빔밥 사진과 함께 재료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구운 김’을 ‘toasted nori’라고 표기했다. 노리는 일본어로 ‘김’을 뜻하는 말. 한국 전통 음식인 비빔밥을 홍보하면서 김이라는 한국어 대신 ‘노리’라는 일본어를 사용한 것이다.

혜문 스님은 “우리나라 김이 일본이나 중국산 김보다 훨씬 우수하고 맛있다는 것도 모르고 이런 광고를 낸 것일까? 미국 사람들이 김을 ‘노리’라고 많이 알고 있기에 그렇게 했다고 한다면, 비빔밥은 왜 설명없이 ‘bibimbap’이라고 썼던 것일까? 김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Laver를 함께 병용해서 ‘Gim(means by laver)’라고 표기하면 충분히 의사전달이 가능한데 굳이 일본어인 ‘nori’란 표현을 쓴 것은 무슨 의도일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누군가의 무관심과 경솔함으로 대충 처리하다보니 저런 짓을 저질렀을거라 생각해 보니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고 덧붙였다.

비빔밥 광고의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즈>에 비빔밥 광고가 나왔을 때에도 현지 교포들로부터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받기도 했다. (관련기사 : NYT ‘비빔밥’ 광고 오류 투성…주요 식당 빠지고 이름 바뀐 업소 그대로)

당시 광고에 실린 한국 식당 이름이 정확치 않을뿐더러 소개된 곳마저도 전화 연결이 안되는 등 현지조사의 미흡함이 도마에 올랐다. 또 비빔밥을 설명하는 카피의 영문구도 어색하며, 한인타운의 영문표기도 ‘코리아(Korea) 타운’이 아니라 ‘코리안(Korean) 타운’으로 잘못 표기됐다고 거론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혜문스님은 “거액을 들여 뉴욕타임스에 전면 광고를 게재할 때는 단순한 일회성 홍보를 넘어 정교하고 치밀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았을까?”라며 “고생하셨던 분들에게 죄송하지만, 그분들의 더 큰 영광을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돌을 던진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지적과 관련, 비빔밥 광고를 주도한 서경덕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전화 통화를 했지만 서 교수는 개인적 사정을 들며 “현재 통화가 어려우니 다음번에 하시자”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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