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R 시장 상승세, 한국만 유독 침체돼
글로벌 PR 시장 상승세, 한국만 유독 침체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3.1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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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빈 에델만코리아 사장 “PR회사 선정시 구매팀 입김 세져”

[더피알=강미혜 기자] 장기적인 글로벌 경기 불황은 국내 경제는 물론 기업경영, 나아가 PR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초부터 기업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타이트한 예산 운영에 나서고 있고, 그 여파로 PR에이전시로 빠지는 물량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PR 시장이 성숙된 미국 등의 선진국가에서는 어려울수록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계 최대 PR회사 에델만의 한국지사를 맡고 있는 장성빈 에델만코리아 사장에게서 글로벌 PR 동향과 국내 사정, 앞으로의 전망 등을 들어봤다.

▲ 장성빈 에델만코리아 사장.

경기 불황 여파로 최근 국내 PR업계 사정이 어렵습니다. 글로벌 PR 시장은 어떠한가요?

“어렵다고 하지만 글로벌 PR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입니다. PR시장의 사이즈만 놓고 보더라도 광고시장과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습니다. 10년 전 광고시장이 PR시장에 비해 10배 정도 컸는데, 작년엔 3배 정도로 규모의 갭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광고시장이 정체되는 분위기라면, PR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보입니다.
실제 에델만이 전세계 국가별로 경제 규모에 비해 PR 시장이 약한 나라들의 추이를 살펴봤는데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벨기에, 프랑스, 독일 등이 해당되는데, 지난 8개월 동안 이들 국가의 PR 시장 규모가 평균적으로 25% 성장했습니다. 아태지역의 경우 20% 성장했고요. 글로벌 경기 불황의 잣대로 보자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지요.”

기업 매출이 줄고 예산이 줄었는데 PR활동에 들이는 비용은 그대로다? 언뜻 보면 이해가 되질 않는데요?

“미국 등 선진국가에선 PR회사와 손잡는 게 전통화돼 있기 때문에 경기가 안 좋다고 (PR회사를) 갑자기 안 쓴다거나, 피(fee)를 깎거나 하진 않습니다. 다만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몇 년 새 PR회사 선정에 있어서 구매팀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로 기업들이 예산에 대해 더욱 꼼꼼히 따져보게 된 것이죠. 과거엔 커뮤니케이션·PR팀 주도 하에 한 PR회사를 선정, 리드에이전시로 두고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고려해 모든 물량을 맡겨버리는 식이었습니다만, 지금은 구매팀과 함께 다양한 PR회사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구매팀은 효율성 측면 보단 비용적 측면을 크게 고려하는 것이 사실이고요. 한국 역시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PR시장이 커지고 있다면 분명 핵심 요인이 있을 텐데요. PR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아무래도 디지털 분야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에델만의 경우도 전체 임직원 4800여명 중 900여명이 디지털 영역에서 일할 정도로 해당 분야의 중요도가 매우 높습니다. 디지털 부문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섰고요. 이런 리딩 작업 덕분에 이제까진 디지털 콘텐츠를 PR의 영역으로 간주해왔습니다만,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물량이 많아지면서 광고쪽에서도 디지털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삼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글로벌과 달리 국내의 경우 PR시장이라던지 PR업계가 어렵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같은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요?

“국내 PR업계의 해묵은 과제가 바로 서비스 피 문제입니다. 도대체가 올라가질 않아요. 실제 제가 십여 년 전에 홍보 대행했던 회사를 지금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단가가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그 당시보다 30% 줄어들었습니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지 않고서도 액면 그대로 30%가 감소했습니다. 사정이 이 정도인데 어떻게 PR시장이 제대로 성장할 수가 있겠습니까? 서비스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의식구조가 바뀌질 않으니 말입니다.
반면 외국은 PR 서비스의 가치에 대해 인정을 많이 해줍니다. 로펌이나 회계컨설팅펌과 같이 전문 영역으로 보고, PR펌(Firm)이라고들 합니다. 홍보대행사, PR에이전시라고 명명되는 한국과는 PR 서비스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한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대언론 중심의 홍보활동, 퍼블리시티에 치우쳐 다른 PR 서비스가 묻혀버려 인식 전환이 더디게 이뤄지는 경향도 큽니다. 결국 국내 PR업계의 어려움은 최근의 경기 문제가 아니라, 당초부터 무너진 PR 시장의 가격 때문이 아닐까요?”

에델만코리아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제가 에델만코리아 사장으로 온 지 1년하고도 8개월이 지났는데요. 처음 1년 동안은 내부 조직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장점을 강화하는 작업을 했다면, 이후부터는 성장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점차 조직이 안정화되면서 직원도 많이 늘어나고 매출도 커졌습니다. 에델만의 경우 회계연도가 7월부터 시작되는데요, 총 매출면에서 올 상반기까지 작년 동기 대비 약 40% 가량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덕분에 상반기를 넘긴 시점에서 올 초 직원들에게 실적 보너스도 지급했고요. 에델만코리아 역사상 실적 보너스는 처음이라고 하니 이만하면 썩 괜찮게 끌어온 것 같습니다.(웃음) 매출이 는 만큼 직원 숫자도 종전의 46명(정직원 기준)에서 현재는 70명으로 늘었습니다. 앞으로도 조직을 좀 더 키워 직원수 100명이 넘는 글로벌 PR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사이즈가 크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니까요.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는 시니어들을 많이 육성코자 합니다. 내부 교육 등을 통해 전문 인력을 키워 회사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것이지요. 지금 뜨고 있는 디지털 부문을 비롯해 헬스케어와 공공 부문 등에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의 경우, 전담 팀이 기존 2명이었는데 10명 이상으로 늘어났을 정도로 역점을 기울이는 분야입니다. 처음에는 뚜렷한 레퍼런스가 없어서 고생했는데 지금은 공공에서 굵직한 레퍼런스가 10여개 생겼습니다. 그런 것들을 토대로 향후 비즈니스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에델만코리아가 잘 나가고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이와 다르게 일각에선 한국 철수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가요?

“저도 그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고 황당했습니다. 한편으로 참 안타깝고 씁쓸했고요. 자체적으로 보면 미국 본사에서도 인정할 만큼 잘 하고 있고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런 근거 없는 얘기가 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그런 얘기가 루머로 그치지 않고 실제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실제 잘 아는 고객사쪽에서 얼마 전 연락이 왔습니다. (에델만 철수설에 대한) 소문을 듣고 몇 날을 고민하다가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서 라고요. 현재 에델만에서 PR 서비스를 진행중인데 그 회사 입장에선 철수한다니 그야말로 날벼락 아니겠어요? 또다른 회사도 약속한 경쟁 입찰에 불러주지 않아 그 이유를 알아보니 철수설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에델만코리아가 철수한다는 얘기가 작년 말에 최초 불거졌는데요. 당시엔 근거 없는 얘기니 이러다 말겠지, 괜히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겠나 해서 별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소문이 소문을 낳는다고 없어지기는커녕 계속해서 재생산되니 저희측으로도 참 황당하고 억울할 따름입니다.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은 해외 진출의 초기 단계에 문을 연 곳이라 애정이 큽니다. 저 역시 글로벌 에델만의 의사결정을 논의하는 오퍼레이팅 커미티(Operating Committee) 18인 중의 한 사람으로 포함돼 있고요. 그런데 철수설이라니요.. 이번 <더피알>과의 인터뷰에서 말이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절대 한국에서 에델만이 철수하는 일은 없습니다.”

에델만 철수설은 전혀 사실무근, 말도 안된다라는 말씀이시네요. 그렇다면 올해 계획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을 일부 고객사를 안심시킬만한 ‘잇 아이템’이 있나요?

“잇 아이템이라… 글쎄요….(웃음) 지금껏 잘해오고 있는 영역을 더 강화하고, 앞으로 보강해야 할 영역은 더 개발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요? 일단 컨설팅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력도 그쪽으로 많이 뽑았고, 글로벌 노하우도 많이 접목하고 있고요. 또 현재는 소비재, 헬스케어, 공공 등 각각의 인더스트리별로 PR 서비스를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론 전문분야별로 전문성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예컨대 위기관리, 대정부관계, 명성관리 등으로 전문 분야를 특화해 컨설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지요. 물론 PR의 가장 기본이 되는 대언론홍보도 빠질 수 없겠지요. 이해관계자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니 올 하반기부턴 본격적으로 빛을 볼 것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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