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 성패, 정량적 성과 측정에 달려
CSV 성패, 정량적 성과 측정에 달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3.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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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철 IPS 이사장(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더피알=강미혜 기자] 사회공헌으로 대변돼온 CSR활동이 점차 기업과 사회가 윈윈하는 경영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대두되는 대표적인 개념이 바로 공유가치창출을 의미하는 CSV.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IPS) 이사장에게 성공적 CSV를 위한 필수요건을 물었다.

▲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
CSV는 CSR과 어떤 측면에서 다른가요?

“CSR이 기업이 만든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면, CSV는 기업 이윤 추구가 곧 기업의 성장과 사회 이익에 기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CSV라고 해서 꼭 크고 대단한 것만을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기업이 신제품을 내놓고 신사업을 펼칠 때에 사회적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한다면 그것이 바로 CSV입니다.”

국내의 경우 CSR만 놓고 보더라도 사회공헌 수준에 머무르는 게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CSV라는 보다 진화된 개념이 자리잡기까지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국내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도 CSV에 맞는 기업 사례가 많이 개발되진 않았습니다. CSV에 대한 논의나 투자 자체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점차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다양해지게 되면 CSV의 이론적 배경이 되고 실천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CSV 성과를 측정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기업들이 CSV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고, 또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일종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영업보고서와 같은 형식의 정량적 분석이 CSV에도 뒷받침돼야 CSV가 좀 더 정교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 각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별반 차이가 없고 내용이 천편일률적입니다. 자사의 CSR활동을 미사여구를 통해 아름답게 포장하는 정성적 접근만 있지, 그것이 어떤 구체적이고 뚜렷한 성과를 낳았는지에 대한 수치상의 확인이 없습니다. CSV를 확산·발전시키려면 지금과 같은 정성적 분석에서 탈피해 결과물을 정량화시키는 작업이 뒤따라야 합니다.”

CSV에 대한 정량적 평가의 중요성을 언급하셨는데요, 어떻게 추진해 나가야 할까요?

“CSV의 성과 측정이나 평가 기준은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업 스스로 객관적으로 추진해나가기도 어렵습니다. 산학 간 공유된 합의를 거쳐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이를 적용하는 데에 있어선 초기에 어느 정도 강제성을 띄어 사회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새 정부가 기업이 만든 가치를 특정 기업이 독식하지 말자는 경제민주화를 국정 운영 과제로 들고 나오면서 기업들 역시 CSV든 CSR이든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나가려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서로 간 눈치만 보고 있는 정도랄까요? 정부 초기에 제도적·법적으로 정비해 CSV 확산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든 경영활동이 그렇지만 CSV 역시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입니다. CSV에 대한 CEO 관심을 이끌어내려면?

“최고경영자가 보고서 뒤에 숨을 수 없게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의 보고서는 CSR이나 지속가능경영 등이 모두 정성적 기술로 이뤄져 옥석을 가려내기가 어렵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정량적 잣대를 개발해 CSV 결과를 보고서에 수치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가령 A기업이 10조의 이익을 냈는데 공유가치창출 성과 면에선 1000억의 효과를 냈고, B기업은 2조의 이익 중 2000억원의 공유가치창출을 이뤄냈다고 칩시다. 어떤 기업이 CSV 측면에서 후한 평가를 받겠습니까? 당연히 B기업이죠. 이런 식으로 기업의 활동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CSV 관점에서 투명하게 오픈하고, 그 내용을 보고서로 공표해 최고경영자의 중요한 경영성과의 일부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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