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 isn’t king, Good content is king”
“Content isn’t king, Good content is king”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3.04.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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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만에이전시 글로벌 CEO 루 호프만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호프만에이전시의 글로벌 CEO 루 호프만(Lou Hoffman)이 한국을 방문했다. 위치적 특성이 말해주듯 호프만에이전시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기업들과 같이 성장해 현재 유럽, 아시아 다수 국가에 지사를 두고 있다. 호프만에이전시 코리아는 현재 트위터(Twitter), 에버노트(Evernote) 등의 웹서비스 회사부터 3D 프린팅 기업 스트라타시스(Stratasys), 반도체 회사 ARM 등의 PR을 대행하고 있다.

[더피알=이슬기 기자] 호프만 대표는 스스로를 스토리텔러라 칭하며 ‘Ishmael’s Corner(이쉬마엘즈 코너)’라는 이름의 블로그(www.ishmaelscorner.com/)도 운영하고 있다. ‘이쉬마엘(Ishmael)’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의 화자 이름을 차용한 것으로, 모비딕을 특별히 좋아하진 않지만 ‘저를 이쉬마엘이라고 불러주세요.(Call me Ishmael)’로 시작하는 첫 구절이 마음에 들어 계속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 온 목적은?

일년에 2~3회 정도 아시아를 방문하는데 그 중 한국은 중요한 지역이다. 50% 이상의 수익이 아시아에서 창출될 만큼 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지사는 지난 2년 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고, 전체 수익의 15% 가량을 창출한다.

기술 집약적인 산업의 PR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호프만에이전시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복잡한 기술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데 우리의 전문성이 있다. 또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기업들이 기술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도 우리에게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트위터나 에버노트의 경우 서비스의 특성상 정통적인 PR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는 디지털, 비주얼 스토리텔링, 전통 PR등 모든 방법을 아우르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현대적인 마케팅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두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면서 더 전략적이고 한 단계 앞선 홍보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에 관심과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가 있다면?

스타트업의 경우 대부분 예산이 크지 않고, 아직 탄탄한 기반을 다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가능성을 지지하는 동안, 우리 직원들 또한 그들의 역동적인 에너지에서 좋은 영향을 받는다. 커뮤니케이션 면에서도 계속 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회사 자체도 본질적으로 스타트업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스타트업이 큰 회사들과 경쟁한다면, 우리도 대형 에이전시들과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호프만 대표는 ‘운이 좋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가장 큰 이유로  30여년 전 실리콘밸리에 자리 잡은 것을 들었는데, 대학 졸업 후 가장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겠다는 각오로 미국 전역을 여행했고, 그 결과 아름다운 바다와 훌륭한 음식점이 있는 실리콘밸리로 1981년 이주했다. 그때만 해도 테크의 중심이 될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스타트업 기업의 PR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일단 제품이 좋아야 한다. 제품이 좋다는 가정 하에 홍보를 통해 하는 일은 신뢰를 쌓는 것이다. B2B건, B2C건 제3자 인증, 고객 인증 등을 통해 신용을 만들어야 하는데, 스타트업의 경우 신용을 통해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일이다.

성공적인 사례를 소개해준다면?

최근 SAP가 인수한 아리바(Ariba)라는 대형 기업과 경쟁 중인 스타트업 쿠파(Coupa)라는 전자 조달 소프트웨어 기업의 홍보에 적용한 전략이다. 이 회사의 경우 제품에 관한 뉴스는 많지만 상장기업이 아니라 분기 보고를 통해 수익 등 회사의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통계 자료를 정리해 상장기업이 분기 보고를 하듯 분기별로 보고서를 냈다. 다행히 좋은 결과를 분기별로 시장에 보고하게 됐고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최근 업계화두가 다시 콘텐츠로 돌아가고 있다. 30년 이상 PR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그간 PR콘텐츠의 진화를 짚어준다면?

현재 PR업계는 흥미로우면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 있다. 언론홍보, 디지털광고, 다이렉트마케팅(Direct Marketing, DM) 등 모든 콘텐츠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PR 콘텐츠는 다음과 같은 3단계로 진화해 왔다고 생각한다. 초기에는 보도자료가 가치가 있었지만, 인터넷이 들어오면서 비슷비슷한 보도자료보다는 스토리텔링이 더 흥미롭고 유익하게 사용됐다. 최근에는 다시 온드미디어(Owned Media)와 스폰서드미디어(Sponsored Media)를 통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영향력이 컸던 언드미디어(Earned Media)에서 온드미디어와 페이드미디어(Paid Media)에서 기회가 생기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만 해도 다수 언론사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에게 기회를 적게 주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온드미디어를 잘 이해하고 충분히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온드미디어에 대한 이해는 비단 SNS에 그치지 않는다. 백악관 홈페이지(Whitehouse.gov)를 보면 단순 보도자료 나열이 아니라, 인터렉티브 인포그래픽으로 연두 국정연설을 발표하는 등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또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50% 이상이 상위 검색 결과가 스폰서 검색이란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최근 연구 결과는 PR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그는 비주얼 중심으로 콘텐츠들이 배열돼있는 사이트 버즈피드(buzzfeed.com)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스폰서에 의한 콘텐츠에 약간의 음영이 있지만, 거의 구분하기 어렵게 다른 콘텐츠들과 함께 배치돼 있었다.

최근 글로벌 PR업계의 화두는 무엇인지?

역시 콘텐츠다. 최근에는 하나의 콘텐츠를 디지털, 소셜, 검색엔진 최적화, 생각의 리더십, 전통 PR 등 다양한 채널에 맞춰 적절한 형식으로 적용하는 융합(Integration) 캠페인이 각광받는다. 같은 콘텐츠를 여러 채널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채널의 특성과 채널별 사용자를 이해해 적합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콘텐츠의 전략적 기획과 생산이 중요하다.
흔히 콘텐츠가 왕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콘텐츠는 왕이 아니다. ‘좋은 콘텐츠’ ‘설득력 있는 콘텐츠’가 왕이다. 좋은 이야기는 기승전결을 가진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 최근 홍보전문가들은 단순히 아름답기 만한 이야기를 만드는 데 너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 대중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하고 설득력은 떨어지는 이야기를 원하지 않는다. 홍보전문가는 좋은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한국 PR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랜 시간 글로벌 PR의 뿌리는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서양에 있다고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혁신의 기회는 세계 곳곳에 있고, 게임의 법칙이 변했다. 한국 PR인들이 이런 기회들을 살려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도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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