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과명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정치언론홍보학과, 광고홍보이벤트학과, 광고홍보미디어학과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영역이 확장됨과 동시에 세분화·전문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학계의 이같은 변화는 학생들의 관심사와 니즈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현장 서베이를 통해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서베이 진행·KUPRA / 글·강진아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학생 |
[더피알=강진아] 한국대학생PR연합회(KUPRA)는 주요 대학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과의 커리큘럼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월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16개 대학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과 전공자 2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커뮤니케이션 전공 학생들이 현재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분야는 PR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85명(약 33%)이 ‘PR’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광고’(65명), ‘마케팅’(60명), ‘기획’(47명), ‘소셜미디어’(40명), ‘웹디자인’(6명) 순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비교적 ‘신생학문’이라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것. 몇 년 새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가 빠르게 확산, 일상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 아주대 미디어학과 소셜미디어 전공의 경우, 21.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여 소셜미디어에 대한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학생들의 이같은 관심도는 교과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학과 교과과정에서 배우고 싶은 과목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소셜미디어’(22%)라는 답변이 ‘광고영상제작’(25%)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그러나 주요 대학교의 광고홍보학과 커리큘럼에선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수업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서울 소재의 모 대학교에서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한 학생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PR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교과과정이 없어 혼자 공부하고 있다”며 “이러저러한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학교 학과 커리큘럼이 다른 학교보다 뒤처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교과과정 중 광고제작 부문은 비교적 커리큘럼이 잘 짜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많은 학교가 홍보영상제작, 광고제작실습 등의 이름으로 광고제작을 가르치고 있었다.
PR 직종 중 ‘홍보실’ 인기만점…가고 싶은 회사 1위는 ‘제일기획’
하지만 응답자들을 심층 인터뷰해 본 결과, 많은 학생들이 광고 제작과 촬영, 편집을 비롯해 카피라이팅과 광고디자인 등에 대한 더욱 심도 있는 실습 수업을 원하고 있었다. 모 대학의 한 학생은 “학과 수업에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간단한 촬영기법으로 영상물을 제작해보긴 했지만, 더 많은 촬영기법을 배우고 싶다”며 “편집기술은 아예 배우지도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이외 학생들은 ‘엔터테인먼트PR’(11%), ‘스피치’(9%), ‘광고디자인’(6%) 등에도 관심이 컸으며, 기타 의견으로 ‘헬스커뮤니케이션’과 ‘스포츠마케팅’이란 응답도 나왔다.
학생들은 PR과 관련된 직종에서 홍보실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PR적 소양을 가진 직업 중 제일 알아보고 싶은 직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업홍보실’ 28%, ‘방송국 홍보실’ 23%, ‘관공서 홍보실’ 7%란 답변이 나왔다. 영역별로는 ‘패션·뷰티PR’(25%)과 ‘스포츠PR’(14%)에서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과 학생들이 PR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과 달리, 취업을 희망하는 회사는 주로 광고회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취업하고 싶은 분야 혹은 회사’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178명)의 40% 가량인 72명이 ‘광고회사’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일기획이 4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코바코 6명, TBWA코리아 5명이었다. 특정 회사를 꼽지 않고 ‘광고회사’라고 말한 응답자도 13명에 달했다.
반면, PR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16%(29명)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KPR은 대학생들이 가고 싶은 회사로 유일하게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