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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기업경영, ‘건강 커뮤니케이션’이 답
100세 시대 기업경영, ‘건강 커뮤니케이션’이 답
  • 유현재 (hyunjaeyu@gmail.com)
  • 승인 2013.05.07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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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재의 Now 헬스컴

[더피알=유현재]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대두된 것은 이미 한참 전의 일이다. 숱한 마케팅 기법들 가운데 최근 핵심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분야가 바로 CSR이다.

이는 소비자를 더 이상 판매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지속적 호의관계를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반을 만드는 전략이다. 상품광고나 브랜드홍보처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퍼포먼스에 따라서는 차원이 다른 효과를 올릴 수도 있는 고차원적 작전인 것이다.

▲ 아모레퍼시픽이 후원하는 '링크리본 유방암 캠페인'은 유방암에 대한 지식 확대와 예방, 조기 진단과 치료 등을 위한 csr활동 사례다. 사진은 지난 4월 14일 부산에서 열린 '2013 핑크리본 사랑마라톤 부산대회'.
최근 기업들이 실행하고 있는 CSR 가운데 건강 관련 이슈들을 제대로 골라 반향을 일으키며 좋은 이미지 형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헬스커뮤니케이션적’ 마케팅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주제로 삼아 기업의 철학을 녹이면서 직간접적 소비자들이 자사에 대해 뭉클한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의도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후원하는 ‘자살예방 캠페인’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중이다. 가장 가시적 활동으로는 자살다리로 유명했던 마포대교에 자살예방 문구가 쓰인 2200개의 LED 램프를 설치, 자살을 막 감행하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일깨워주려는 프로모션이다.

“밥은 먹었어요?” “무슨 고민 있어요?” “모두 털어놓으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등의 문구들이 난간에 새겨져 있으며, 다리의 군데군데 비상전화를 설치해 대화를 유도한다. 이외에도 공익광고 후원, 각종 자살예방 이벤트들을 한국건강증진재단 등 관련기관과 협력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보험기업으로서 ‘생명’은 민감하지만 다룰 수밖에 없는 중요 사안이기에, 이같은 연관성에 기초해 자살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헬스컴적 CSR이라고 판단된다. 보험사의 경쟁력은 다양한 측면에서 형성되겠지만, 소비자들이 특정 기업에 대해 ‘생명을 사랑하고 인간을 위하는’ 이미지를 갖게 됨으로써 비롯되는 장기적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CSR과 헬스커뮤니케이션의 결합

또 하나의 사례는 아모레퍼시픽이 후원하는 ‘핑크리본 유방암 캠페인’이다. 대표적 여성암인 유방암에 대한 지식 확대와 예방, 조기 진단과 치료 등을 위한 CSR을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핑크리본, 유방암, 유방암 후원, 유방암 CSR 등의 관련어들을 입력하면 이제 자동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이 제시된다. 이는 곧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자산(Equity)에 상기 콘셉트들이 엄연히 포함돼 있다는 증거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건강에 관련된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한 아모레퍼시픽은 친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막중한 책임도 수행하면서 CSR로 비롯된 환산하기 어려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4월 14일에도 아모레퍼시픽은 한국 유방건강재단과 함께 2013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을 개최했다. 부산에서 펼쳐진 행사엔 약 5000명이 참가했으며, 함께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마라톤 대회는 전국 5개 도시에서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며, 대회 참가비 전액은 저소득층 유방암 환우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임원은 인터뷰를 통해 향후에도 유방건강과 관련된 행사들을 주도하며 적극 후원할 뜻을 밝혔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마케팅 타깃과 유방암 관련 이슈들의 커뮤니케이션 대상자들이 정확하게 일치함을 알게 된다.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타깃들에게 가장 민감한 건강이슈를 선택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마케팅 홍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대단히 성공적인 케이스인 것이다.

▲ 헬스컴의 영역을 다소 확장하면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는 csr활동도 있다. 청정원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협력해 학교폭력 추방을 위한 '빨간우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헬스컴의 영역을 다소 확장할 경우, 학생들의 우울과 왕따 그리고 자살에까지 이르게 하는 학교폭력을 다루는 CSR도 있다. 청정원이 진행하는 ‘빨간우산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협력해 학교폭력 추방을 위한 프로모션들을 수행하면서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청정원 고추장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모두 빨간우산 자녀지킴이 워런티라는 보험에 무상으로 가입되며, 폭력예방 및 방지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는 해외학교 탐방기회도 잡을 수가 있다. 부모와 함께 떠나는 힐링투어도 마련해주고, 고추장 수익금의 일부는 청소년 폭력예방재단에 기부한다. 얼핏 고추장을 만드는 회사에서 웬 학교폭력일까 궁금할 수 있지만, 고추장을 구매하는 주요 타깃층인 주부(어머니)들에게 가장 예민하고 애틋한 이슈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전략의 배경이 명쾌해진다.

공익연계마케팅에서 건강연계마케팅으로

일반기업은 아니지만 한국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헬스컴적 CSR 사례는 국제아동권리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모자뜨기 캠페인’이다. 2007년부터 진행된 이 캠페인은 한국의 GS샵이 후원하고 있으며, 저소득 국가의 어린이들을 위한 헬스컴이라 볼 수 있다. 의료가 발달한 국가들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아직도 전세계 약 600만명의 신생아들이 태어난 지 한 달 안에 사망한다. 다양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출생 후 물자부족으로 겪게 되는 저체온증이다.

이같은 현실을 예방하고자 모자뜨기 캠페인이 시작됐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털실을 구입해 모자를 떠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소박하게 시작했던 캠페인은 지금까지 56만3116개의 모자가 제작될 정도로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털실 키트 등을 판매한 수익금은 37억원에 이른다. 이 캠페인을 통해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장 대표적인 아동관련 단체로 각인되기 시작했고, 기구가 펼치는 다양한 활동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음은 자명하다.

모든 기업은 마케팅에 목마르다. 하지만 “우리 상품이 최고, 최대, 최초, 최선, 최다!” 라는 순진하고 식상한 전략전술에 한없이 현명해지고 바빠진 소비자들은 더 이상 감명 받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파는 기업도 그들과 한 편이길 원한다. 같은 곳을 지향하고, 동일한 가치를 추구한다고 느낄 때 비로소 일회성 소비자가 아닌 ‘장기적 팬’이 되어주는 것이다.

기업이 택할 수 있는 CSR의 소재와 주제, 분야는 다양하다. 하지만 건강수명 100세 시대에 접어드는 우리 사회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건강관련 이슈를 발굴, 마케팅에 활용하는 혜안은 기업경영에 필수일 것이다. 공익연계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을 넘어, 건강연계마케팅(Health-Related Marketing)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이 필요한 때이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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