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첫만남이 중요하다
브랜드, 첫만남이 중요하다
  • 김지헌 (admin@the-pr.co.kr)
  • 승인 2013.05.09 09: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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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헌의 브랜딩 인사이트] 눈앞의 홍보보다 고정관념 심기에 집중해야

김지헌의 브랜딩 인사이트를 시작합니다. 이 칼럼은 최근 기업 브랜드 트렌드와 마케팅 현장의 모습을 담아내 브랜딩 인사이트를 얻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현재 세종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김지헌 교수는 KAIST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T마케팅연구소(현, KT경제경영연구소)와 CJ제일제당에서 근무한 바 있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입니다. 기업 브랜드 마케팅의 현주소를 통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더피알=김지헌] 지난 1월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해 외식 프랜차이즈 성공의 비결을 소개한 적이 있다. 연매출 700억, 브랜드 24개, 국내매장 426개라는 숫자만 보더라도 가히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마이더스 손이라 칭할 만하다. 그가 소개한 성공비결 중 특히 필자의 눈을 끈 것은 매장을 개업하는 첫날 잊지 말아야 할 조언들이었다.

통상적으로 식당을 개업하는 날에는 지인들을 초대하며 식당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개업을 알리기 마련이다. 또 주변 상가 점주들에게 떡을 돌리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당연한 절차들을 무시해야 식당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아무리 완벽히 준비한 식당이라고 해도 개업 당일에는 100% 실력발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홍보보다는 질 높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프랜차이즈 성공비결로 불필요한 홍보보다는 질 높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은 해당 프로그램 방송 내용 화면 캡처.

심지어 식당의 테이블이 10개라면 개업 당일에는 오히려 2개를 치워버리고 8명의 손님을 만족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음식과 서비스에 불만족한 고객은 돌아오지 않지만 자리가 없어서 떠난 손님은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또한 만족한 8명의 고객들이 해당 식당을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홍보할 경우, 당장 놓친 2명의 고객보다 훨씬 더 많은 잠재고객들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요컨대 백종원 대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홍보보다는 식당에 처음 방문한 고객들에게 강력한 긍정적 이미지 즉,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데 집중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러한 전략이 소비자의 브랜드 기억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장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특정 브랜드를 접한 소비자는 초기의 일정기간 동안에는 브랜드와 관련해 새롭게 유입되는 정보들을 독립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브랜드와 관련된 정보들에 대한 평가결과가 축적돼 통합된 평가결과(overall evaluation)가 브랜드에 대한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게 되면, 소비자는 이후에 유입되는 새로운 정보들을 그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왜곡해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카네만(Kahneman) 교수가 주장한 확인편향(confirmation bias)의 개념으로 설명된다. 즉, 불확실성 하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소비자는 특정 대상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를 접하게 되면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믿음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정보를 편향되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만약 당신이 A라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고 하자. A와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의 따뜻한 가족애, 타인에 대한 배려, 겸손함,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 등을 느낄 수 있었고 이후 여러 경험들을 통해 당신의 판단이 옳았음이 확인될 경우 당신은 ‘A=좋은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게 된다.

일단 강력한 긍정적 고정관념이 생성되면 이후 A의 다소 좋지 못한 말과 행동을 보거나 주위 사람들의 A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듣더라도 자신이 A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의 긍정적 믿음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A의 행동을 재해석하고 그를 보호해주려 할 것이다.

첫인상이 브랜드 성공여부 좌우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 ‘브랜드와 관련된 긍정적 고정관념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브랜드에 관한 강력한 긍정적 고정관념은 경쟁사들의 비교 광고와 불만족한 소비자들이 생성하는 부정적인 정보들을 막아주는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긍정적 고정관념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브랜드의 첫만남에서 소비자의 기억 속에 좋은 첫인상을 남기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첫인상은 불과 0.1초만에 결정되며 이후 행동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데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브랜드와의 첫 만남에서 얻게 되는 경험들은 이후에 얻게 되는 경험들의 몇 배가 넘는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브랜드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때론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버릴 필요가 있다. 그 자만함이 때로는 나쁜 인상을 남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개업 당일 불필요한 홍보를 자제하고 10개의 테이블 중 2개를 과감히 제거함으로써 오직 음식의 맛과 서비스의 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백종한 대표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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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성공하고 싶다 2013-05-10 15:11:03
소유진 같은 젊음 여자랑... 후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