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맥이 만들어가는 소셜 세상
내 인맥이 만들어가는 소셜 세상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5.13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형 소셜문화 꿈꾸는 정성택 휴먼베스트 대표

 

“혹시 아는 사람 있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우린 물건을 살 때나, 병원을 갈 때나, 어디 여행을 갈 때도 으레 지인을 통해 소개받길 원한다. 그래야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사거나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같은 한국의 인맥 문화를 소셜에 절묘하게 접목시킨 SNS 솔루션이 나왔다. 전세계 내로라하는 IT기업이 밀집해 있는 실리콘 밸리에서 제2의 페이스북 신화를 쓰고 있는 정성택 휴먼베스트(Humanvest) 대표를 만나봤다.

 

 

 

[더피알=이동익 기자] 전세계 1200만명이 사용하는 웹브라우저인 ‘돌핀브라우저’를 개발하기도 했던 정성택 대표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1995년 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하고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 등을 거쳐 퀄컴, 매킨지, 도이치텔레콤 등 유수의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기도 했다. 이처럼 IT업계에서 안정적인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그가 ‘인맥 솔루션’이라는 독특한 서비스를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소셜 인맥’의 힘을 물어봤다.

휴먼베스트(Humanvest)라는 기업과 인맥 솔루션이라는 서비스가 다소 생소한데요.

휴먼베스트는 스탠퍼드대 출신 5명이 모여 지난해 2월에 설립한 기업인데요. 인맥 솔루션이라고 말씀해주신 이 서비스는 아직은 딱히 이름이 없어 기업명과 같이 쓰고 있어요. 조만간에 이름을 붙여야겠죠. 저희 서비스는 쉽게 말해 소셜 관계를 활용해 고객의 주의와 관심을 사는 것입니다. 한 고객이 기업의 홈페이지나 SNS를 들어갔을 때 개인의 SNS 정보를 이용해 해당 기업 페이지와 관련있는 사람이나 정보를 바로 보여주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고객의 인게이지먼트(참여)를 높여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어 적극적인 활동이 일어납니다. 쉽게 말하면 실시간 추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해당 솔루션이 구체적으로 인게이지먼트를 어떻게 올려줄 수 있나요. 기업의 홍보와 마케팅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죠?

한마디로 말해 홈페이지에서 소비자가 필요한 정보들을 빠르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해당 제품을 추천하는 사람이 직접 말을 하거나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행동들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솔루션이 직접 이용자에게 ‘너 혹시 이거 먹어봤어? 이거 써봤어? 너와 같이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도, 이웃도 이걸 써봤는 걸’ 하고 말해주는 이치죠. 해당 기업페이지를 갔을 때 소셜 친구들이 이미 다녀갔다고 실시간으로 알려줘 자연스럽게 의사결정을 도와줄 수 있어요.
특히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이 주로 이메일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데,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상품정보에 주위 사람이 해당상품을 보거나 샀다고 알려주면 좀 더 믿음을 갖고 구매하지 않겠어요?

말씀을 들어보니, 흔히 사람들이 “나 물건 좀 사려고 하는데, 아는 사람 있어?”를 구현한 것 같은데요. 이같은 솔루션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게 되신 거죠?

사실 저희 회사가 처음 시작한 서비스는 한국에서 소셜 펀딩이라고 말하는 크라우트 펀딩 서비스였는데요. 미국에서는 보편화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저희는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고민한 게 프로젝트를 올린 사람과의 관계를 보여줘 좀 더 믿음을 갖고 투자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프로젝트 하나만을 믿고 투자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법이니까요. 6개월 고민하며 결국 만들었는데 단순히 클라우트 펀딩 뿐 아니라 여러 곳에 쓰일 수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습니다.

기업 페이지를 운영하는 데는 어떤 장점이 있나요?

기업들이 사이트나 어플을 새롭게 오픈했을 때 새로운 사용자(유저)를 확보하고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사실 기업에서 새로운 홈페이지나 앱을 만들고 나서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는 쉽지가 않아요. 포털에서 배너광고하고,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광고해서 트래픽을 올리지만,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것 만큼 인게이지먼트가 쉽게 올라가지는 않거든요.
지난 몇 년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적극적인 소통·참여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자, 기업들은 우후죽순 기업 소셜 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나 최근 이용자들의 이용 행태를 보면, 해당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멘션을 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요. 사실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기업에 대해 멘트를 하고,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확산하겠어요. 대부분 단지 ‘좋아요’ 정도만 클릭하고 말죠. 그래서 저희는 기존 멘트 쓰는 행위보다는 소극적인 참여로 ‘클릭’ 행위에 더 집중한거죠. 

 

▲ 정성택 휴먼베스트 대표가 만든 sns 인맥 솔루션. 특정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sns 로그인 정보를 활용해 내 주위의 인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SNS에서도 이용자에게 추천 서비스나 친구들의 행동에 대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나요?

물론, 페이스북이 이메일이나 뉴스피드를 통해 현재에도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해당 페이지에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것은 저희만 가능해요. 또 저희의 큰 매력은 SNS가 아니고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솔루션이기 때문에, 어떤 SNS나 가능하다는 겁니다. 현재는 개인별 친목 성격이 강한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정도 끝나있고, 구글플러스와 카톡도 가능합니다. 트위터는 사실 모르는 사람과도 팔로우를 맺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성격이 달라요. 보험사처럼 자체적인 회원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SNS 없이도 가능해요.

미국에서 먼저 시험해보셨는데,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미국에는 리드 제너레이션이라는 산업이 있는데요. 보험세일즈나, 변호사 등을 소개해주고 찾아주는 서비스죠. 그쪽 서비스에서 많이들 좋아해요. 기존에는 이들을 찾으려면 이름이나, 전화번호, 주소 등의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통해 찾았다면, 저희는 주변 인맥을 동원해 실시간으로 찾아준다는 장점이 있죠. 최근엔 박스나 펩시에서도 좋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박스같은 경우 홈페이지를 방문했을 때 내 주변사람들이 본 영화를 자동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를 선택하는 데 크게 작용합니다. 

회원 정보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문제가 가장 큰 관건일 것 같은데요?

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요. 개인정보 문제는 유저가 모른 상태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게 문제인데, 저희는 로그인을 통해 유저의 검증을 받는 솔루션이거든요. 사실 저희가 걱정하는 부분은 유저들이 이 솔루션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겁니다.
기존 시스템에 비해 개인정보 관련해서 안전한 이유는 저희가 페이스북처럼 임의로 개인유저의 담벼락에 글을 안 쓰고, 메일로도 보내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실시간으로 SNS 로그인을 했을 때 화면을 통해 그 안에서만 보여주는 시스템이죠. 무슨 얘기인가 하면, 극단적으로 만약 어떤 사람이 성인사이트에 방문했다면, 그 사람이 사이트안에서 페이스북 로그인을 해야만 아는 사람중에 누가 그 사이트를 방문했는지 사이트 안에서만 볼 수 있는 거죠. 담벼락에 공개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해당유저에게만 보여주니까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얘기에요.

 

 

 

 

홍보조직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엔 특별한 전략 없이 SNS를 개설하고 운영하기도 하는데요. 기업 홈페이지나 SNS 페이지를 담당하고 있는 분들에게 개발자 입장에서 조언해주신다면?

제가 돌핀브라우저를 만들고 홍보를 하면서 느낀 점은 돌핀브라우저 다운로드 숫자에 페이스북 페이지가 도움은 크게 되진 않지만, 없는 것은 문제가 됐다는 점이에요. SNS를 다수 운영하는 것은 이런 맥락인 것 같아요. 소비자에 대한 배려이고 예의라고 볼 수 있어요.
사실 다수의 SNS 운영이 유저 인게이지먼트를 올리는데 도움은 안되죠. 관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웹사이트에서, SNS 페이지에서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트래픽을 모으려고만 하지, 해당 페이지에서 우리 메시지를 어떻게 보여줄지는 고민하지 않아요. 유저들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말이죠.

한국은 IT 인프라는 잘 되어 있지만, 애플이나 구글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미래부 장관으로 미국에 계시는 분을 모시기도 했는데요.

저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볼 때 기업가 정신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행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만 가능한 것 같아요. 미국도 LA나 동부는 나오기 힘들어요. 그 원인은 문화인 것 같아요. 제가 한국에서 대기업과 일하면서 느낀 건 새로운 기술에 대해 다 검증해보고 쓰려고 한다는 거죠. 근데 그건 근본적으로 말이 되지 않아요. 새로운 것이니까 검증할 수 없잖아요.
한국에서 쉽게 창조경제를 말하며 몇 명의 스타로 바꿔보려고 하는데, 단지 몇 명이 나온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사회 전체적인 문화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보팀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홍보팀에 있다 보면 창의적으로 움직이기가 의외로 쉽지 않거든요. 새로운 기발한 아이디어로 홍보전략을 계획하다가도 위에서 보고할 때면, 사실 “삼성도 합니다”라고 보고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너무 구글스럽긴 한데, 전 기업에서 일주일에 20%는 실패해도 되는 일에 시간을 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너무 ‘보고’에 집착하는 문화는 오히려 창조경제에 더 마이너스인 것 같아요. 제가 있는 곳엔 한국처럼 보고서 쓴다고 밤새는 일은 없었거든요. 이 얘기는 홍보팀보다는 경영자가 봐야겠는데요.(웃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