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 잘하면 득(得) 못하면 독(毒)
‘위키백과’ 잘하면 득(得) 못하면 독(毒)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5.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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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보임원들, “위키백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더피알=이동익 기자] 온라인상에서 누구나 편집이 가능한 ‘열린 백과사전’인 위키백과(위키피디아)를 기업내 홍보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각종 검색포털을 통해 노출된 잘못된 오류들이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PR전문지 <PR위크>는 홍보임원들의 말을 빌려 “종종 많은 기업들이 위키백과 페이지를 그대로 둔다”며 “온라인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심지어 페이지에 잘못된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어도 ‘민주적’이지 않다는 생각에 편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힐샤이어 브랜즈(Hillshire Brands)의 CCO인 존 해리스(Jon Harris)는 “(위키백과의) 페이지를 그대로 띄우고,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은 디지털 자원에서 가장 큰 함정이다”면서 “많은 회사들이 위키백과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소비자 참여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언어와 편집방향이 위키백과의 언어와 맞는지 이해하고 고려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이같은 일은 마치 PR담당자가 기자들이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 석유회사 액슨모빌(exxon Mobil)의 미디어 담당 매니저인 앨런 제퍼스(Alan Jeffers)는 “그곳의 정보들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 많다”면서도 “기업이 엄격하게 위키백과의 페이지를 직접 관리하고 편집하기보다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적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더 어렵다”며 “편집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객관적인 정보에 밝혀진 오류들만 수정해줄 것을 요청하고, 더 이상 큰 요청들은 주관적으로 보일 수 있기에 조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관리 or 방치…양자택일의 위험성 인지해야

실제로 지난 3월 말엔 영국의 석유회사 BP가 적극적인 위키백과 편집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휴스턴에 위치한 BP의 커뮤니케이션팀 직원이 위키백과의 친환경 섹션을 포함하는 메인페이지 약 44% 가량을 수정해 몇몇 위키백과 편집자들에 의해 고소당한 것. 이와 관련해 BP의 직원 아르투로 실바(Arturo Silva)는 “BP 직원으로서 위키백과를 편집했다”고 시인하면서도 “직접적으로 글을 편집하지 않았고 위키백과의 가이드라인을 따랐다”고 해명했다.

BP의 대변인 스콧 딘(Scott Dean)도 “BP는 어떻게 편집자들과 소통해야만 하는지 위키백과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운용되고 있다”며 “절대로 어떤 기사나 페이지를 직접 편집하지 않고, 위키백과 편집자들에게 BP의 공식적인 입장과 제안을 투명하게 밝히며 요청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누구나 와서 편집이 가능한 위키백과는 사실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가 검색 포털을 통해 기업이나 제품 등을 검색할 때 위키백과 정보는 상당히 빈번하게 상위권에 노출되는 까닭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GE)의 본사 해외 고객 담당자인 마이클 트레스카(Michael Tresca)는 “만약 중소기업이나 새로운 브랜드일 경우, 위키백과가 좋은 홍보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GE 또한 (위키백과를 통해) 많은 일들을 바라고 있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위키백과 페이지로 덕을 봤다. 이 회사는 직접 페이지를 편집하지 않고, 위키백과 항공 페이지를 주로 편집하는 편집자들과의 관계 형성에 더 초점을 뒀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커뮤니케이션 팀장인 크리스티 맥네일(Christi Mcneill)은 “우리 경험상, 위키백과 편집자들이 올린 항공 관련 정보는 사우스웨스트 브랜드와 매우 연관돼 있다”며 “편집자들이 항공사에 대한 가장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한 결과, 그들은 우리의 정보를 정확하고, 중립적으로 꽤 시의적절하게 편집했다”고 밝혔다.

매력적인 홍보 수단…PR회사의 활용 방안은?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도 위키백과 페이지에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하는 것만큼 공을 들였다. 특히 GM은 자동차에 관한 소식을 발표할 때, 위키백과를 적극 활용했다. GM의 소셜미디어 및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임원인 메리 헨지(Mary Henige)는 “우리는 자동차 관련 새 소식을 발표한지 5분 혹은 그보다 적은 시간에 관련정보가 게시되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온라인커뮤니케이션팀 송욱진 차장도 “많은 사람들이 위키백과를 찾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들이 편집될 수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홍보팀내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키백과에서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의 제이 월쉬(Jay Walsh)도 “사실 중소기업인 경우는 온라인에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위키백과가 (온라인 홍보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PR회사도 위키백과를 홍보창구로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PR회사 에델만(Edelman)의 디지털 담당 상무인 필 고메스(Phil Gomes)는 “PR회사도 위키피디아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다. 특히 회사가 사실을 직접 말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라며 “편집자들이 다소 모호하고 오해를 살 만한 사실을 언제든지 올릴 수 있다는 부분이 있지만, PR회사가 직접 철자, 문법 등 문맥적인 오류나 웹상에서 떠도는 심각한 오류를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밴티지 커뮤니케이션즈(Vantage Communi cations) 상무인 롭 아들러(Rob Adler)는 “지나친 홍보는 자칫 비참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만약 너무 홍보성 자료를 올린다면, (위키백과 편집자에 의해) 모든 페이지가 삭제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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