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쌓는 인부의 웃음 속 가치
벽돌 쌓는 인부의 웃음 속 가치
  • 조성은 (admin@the-pr.co.kr)
  • 승인 2013.05.1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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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의 사내컴 속으로

[더피알=조성은]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세 명의 인부에게 지나가는 사람이 물었다.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나요?” 첫 번째 인부는 “보면 모르쇼? 벽돌을 쌓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대답했다. 두 번째 인부는 “돈을 벌고 있지요.”,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인부는 “하나님께 바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높은 임금, 쾌적한 근무환경, 안정된 근로조건, 최고의 근로 복지 환경…’, 이러한 신이 내린 직장이다 싶은 조건들이야말로 직원들이 높은 업무 성과를 내는 동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우리는 신이 내린 직장의 ‘경영부실’에 대한 기사들을 심심치 않게 접한다.

‘임프로이 인게이지먼트(employee engagement)’는 사내커뮤니케이션이 해결해야 하는 핵심 과제다. 임프로이 인게이지먼트는 직원들이 그들의 업무와 조직에 열정을 가지고 몰두하는 것으로 개인적 업무 성과 및 생산성, 재무적 성과 등 높은 조직 성과를 가져온다. 공사장에서 벽돌 쌓는 세 명의 인부 이야기는 임프로이 인게이지먼트의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세 명의 인부 중 가장 잘 열심히 벽돌을 쌓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세 번째 인부다. 그가 처한 업무 상황은 신이 내린 직장의 조건들과는 꽤 거리가 멀다. 반복되는 단순 업무이며, 덥거나 추운 날씨 속에서 일하면서도 높지 않은 임금을 받는 등 좋지 않은 근무 환경이지만, 그가 누구보다 벽돌을 정성껏 잘 쌓을 것이며 고객이 원하는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장 멋진 성당을 짓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성과주의, 동료 및 상하 간의 친밀한 관계 조성, 다양한 복지 제도와 근무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성과와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 노력한다. 그러나 인간의 동기부여를 연구한 산업심리학자 허즈버그(F. Herzberg)는 임금, 근무환경,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 충족은 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족을 줄이기는 하지만, 업무 성과를 높이는 데는 그리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는 직원들이 업무와 조직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려면 조직은 성취감, 사회적 존경, 책임감, 도전성 등 직원들의 정신적·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해야 함을 강조한다.

직원 동기 부여, 복리 아닌 성취감에서 비롯

연봉이 높고 동호회, 회식 등 대인관계가 활발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직원들이 돈을 버는 곳이라는 것 외에 자신의 업무 및 조직에 대해 어떤 의미도 느끼지 못하는 직장이라면, 열정을 가지고 일에 매진하는 직원들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철저한 성과주의 실천, 친밀한 분위기 조성 등에 앞서, 직원들이 그들이 속한 기업과 자신의 업무에 대해 몰입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전사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IBM이 만드는 똑똑한 세상, 스마터 플래닛(Building a Smarter Planet)은 임프로이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사내커뮤니케이션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IBM은 최근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도는 2012년 실적을 발표했다. 핵심은 스마터 플래닛 전략에 있다. 지난 2008년 IBM이 공공안전, 교육, 교통, 유통, 금융, 자원, 식품, 의료, 통신, 도시 등의 분야에서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는 스마터 플래닛 전략은 세계적 불경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윤이 확대되는 견고한 이윤창출을 일으키고 있다.

스마터 플래닛은 직원들에게 IBM이 하는 일은 단순히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교통 혼잡으로 고민하는 도시에 실질적으로 교통 혼잡을 줄여 주고, 에너지 부족으로 고민하는 나라에 직접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 주며, 노동자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제조현장에서는 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범죄를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IBM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를 직원들과 공유해야 

스마터 플래닛은 구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지속적인 사내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통해 어떻게 IBM과 그의 직원들이 그들의 업무를 통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그 과정과 결과물들을 전 직원들이 공유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포털운영은 물론 비디오 등의 동영상, 인쇄물, SNS, 연설, 자료집 등 다양한 매체별로, 그리고 실제 사례를 가지고 각 산업별 활용사례를 알기 쉽게 정리해 IBM이 하는 일, 곧 직원들이 하는 업무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얼마나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인지를 직원이 실질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하고 있다.

오늘날 기업의 최대 화두인 임프로이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기 위해서 기업은 임금, 보상, 안정된 고용조건, 쾌적한 근무환경, 협력적 분위기 등 직원들의 다양한 욕구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벽돌 쌓는 세 번째 인부와 같은 직원들을 원한다면 기업이 하는 일, 그리고 그 속에서 직원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금전적 욕구 외 자신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어떤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서적 감정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조성은

코콤포터노벨리 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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