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선·후배 5人의 방담속으로
홍보 선·후배 5人의 방담속으로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3.05.20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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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중심의 홍보에서 지금은 전략적·논리적 홍보로

허심탄會-PR인 ‘속 푸는’ 이야기 지난호에 이어 계속됩니다.

참석자(가나다순)
김지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브랜드팀 팀장(이하 김팀장)
심선애 샘표식품 홍보팀 차장(이하 심차장)
이승기 한국야쿠르트 홍보부문 대리(이하 이대리)
최두진 포스코 홍보실 소셜미디어추진반 반장(이하 최반장)
최영택 더피알 대표(이하 최대표)

▲ 사진 왼쪽부터 이승기 대리, 최두진 반장, 서영길 기자, 최영택 대표, 김지은 팀장, 심선애 차장, 김현희 더피알 사장(김 사장은 개인사정으로 기사에서 누락됐음을 밝힙니다).

[더피알=서영길 기자] 너무 적나라하게 말씀해 주시면 여러분 일신상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이쯤 듣고요.(웃음) 혹시 홍보인으로 살면서 바뀐 자신의 성격이라든지, 장·단점 같은 것이 있나요?

심차장 글쎄요. 홍보인을 하면서 성격이 바뀐다기 보다는 원래 내 안에 홍보와 맞는 DNA가 있기 때문에 이쪽으로 온 거라고 생각해요. 이쪽 일이 성격에 안 맞으면 계속 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한 3년 안에 다 나가지 않을까 싶은데…. 제 경우는 전에 기자생활 할 때보다 홍보하면서 보람이나 즐거움을 더 많이 느꼈어요. 근데 그런 참맛을 한 2~3년 쯤 경험해 봐야 그때 홍보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고 봐요.

김팀장 저도 성격이 변하거나 뭐 그런 건 없어요. 기본적으로 저 뿐 아니라 여기 계신 분들도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홍보하는 사람들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식만 약간 다를 뿐 사람 만나는거나 알아가는 것,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이들이 대부분일 거예요. 그런데서 성취감도 얻고요. 사람과의 관계성, 사회성이 없으면 홍보인으로 살아가기 힘들죠.

▲ 김지은 팀장.

이대리 저 또한 홍보일을 하면서 성격이 변한 부분은 없고, 기본적으로 기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볼 때가 많아요. 제가 홍보를 처음 할 때 기자들 만나고, 외부활동하면서 기자 몇 명과 막역한 친구가 됐습니다. 제겐 그런 게 보람이죠. 그러면서 기사 헤드라인만 봐도 기사 내용을 거의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이 쌓였어요. 헤드라인 하나로 ‘어떻게 기사가 작성 됐겠다’하는 감 있잖아요. 남들에겐 지나가거나 사소한 부분일 수 있는데, 홍보를 하다보니 세심하게 보고 거기서 꼭 뭔가를 찾아내는 성격이 됐죠. 그래서 사실 친구들이 저한테 홍보보다 기자했으면 더 잘 했을거라고 말하곤 해요.

심차장 맞아요. 네트워킹도 중요하지만 이대리님 말씀처럼 홍보인들에겐 될만한 콘텐츠를 구분해내고 만들어내는 능력이 정말 필요하죠. 홍보인이 곧 콘텐츠가 돼야하는 지금시대에 이런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대표 전 홍보하면서 지금까지 자부심을 가졌던 게, ‘홍보인은 사내기자다’라는 생각이었어요. 사내에 있는 뉴스를 발굴해서 언론과 연결하는 역할을 해 주는 일이 홍보인의 중요한 일이라는 거죠. 제 일화를 하나 들려드리면, 제가 처음 맡은 홍보가 금성반도체 홍보였어요. 이 일 때문에 사내에서 취재하며 돌아다니다가 금성반도체가 경쟁업체인 삼성반도체와 조인해서 공동연구를 하는 게 있더라고요. 그걸 취재해서 보도자료로 만들어 한 경제지에 줬죠. 그랬더니 다음날 그 내용이 해당 경제지 1면 톱으로 나왔더라고요. 그 사건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홍보인으로서 느낀 보람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최반장 사실 진짜 홍보를 잘하는 분들은 회사의 부정적인 기사와 긍정적인 기사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를 너무 조지는(?) 게 아니라면 기자들에게 업계나 산업 전반에 대한 얘기를 주거나, 가끔은 이슈를 만들어 주는 것들이 필요해요. 그러려면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하죠.

최대표 맞습니다. 홍보인은 정치나 사회 전반에 대해 정보를 잘 꿰고 있어야 하죠. 옛날에 LG 기조실 사장은 매주 토요일 홍보과장하고 회의를 했습니다. 회사 외부에 관련된 얘기들을 듣느라고 홍보과장들에게 리포트를 하게 한거죠. 그것 때문에 홍보과장들은 일주일 내내 사장에게 들려줄 정보를 모으느라 정신이 없었죠. 그러다 그게 증권가 뉴스, 즉 ‘증권가 찌라시’로 바뀌었죠.

심차장 그래서 홍보인들이 요즘엔 찌라시를 만드는 업자들에게도 홍보를 하고 다닐 정도에요.(모두 웃음)

최반장 제 경우는 원래 말도 별로 없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요. 그래서 홍보실로 처음 왔을 때는 팀장이 되기 전까지 업무를 대체로 수동적으로 했고요. 하지만 팀장이 되고 나니 능동적으로 바꿨어요. 왜냐면 그 전엔 위에서 시키는 일 위주로 하고, 또 내가 잘못 말해서 기사가 나가면 깨지니까 굳이 안해도 될 얘기는 안하고, 누굴 만나야 하는 자리가 있으면 그제야 나가곤 했는데… 홍보팀장이 되니까 ‘이러면 안되겠다’ 싶더라고요. 성과가 있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때부터 가정과는 반비례 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아시죠? 맨날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모두 웃음) 아무튼 홍보하면서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한 건 맞아요. 보세요. 지금도 폭풍 스피치 하고 있잖아요.(모두 웃음)

좋은 콘텐츠 있어도 사람관계 없으면 말짱 ‘꽝’

그럼 오늘 방담의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홍보 선·후배가 한 자리에 이렇게 모여 계신데요. 시니어 혹은 주니어 홍보인들 간에 있을 수밖에 없는 세대차에 대해 좀 들려 주세요.

최반장 아직 ‘시니어’가 되고 싶진 않지만,(웃음) 시니어로서 후배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요즘 젊은이들은 스킬은 출중한데, 회사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로 회사에서 홍보 전문가가 되려면 자신의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한 점이자 기본이잖아요. 근데 그런 면이 좀 부족해요. 또 기자들 만나기를 꺼려하는 거, 이 부분이 좀 안타까워요. 자칭 ‘세련된 홍보’를 추구한다면서 정보 제공만으로 인맥을 쌓겠다고 하죠. 하지만 제 생각으론 홍보는 기자들과의 스킨십이 70%, 나머지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사람과의 관계 형성과 유지를 무시하면 돌아오는 결과물이 훌륭하진 않겠죠.

▲ 최두진 반장.

이대리 최반장님 말씀에 저부터 반성을 하게 되는데요. 사실 주니어 홍보인들이 현장으로 과감하게 뛰어드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최반장님 지적, 저도 100% 동감합니다. 저도 좋은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있어도 사람관계가 안되면 말짱 ‘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홍보 업무는 정성적인 면이 큰 특성 때문에 데이터베이스 축적이 잘 안되는 어려움이 있어요. 홍보 선배님들도 이런 부분을 경험하셨을거라 생각하지만, 오랫동안 도제식으로 지식을 전수해 온 점은 개선해야 할 문제죠.

최대표 저도 최반장님과 비슷한 의견이에요. 홍보 선배로서 후배 홍보인들을 아끼는 마음에 쓴 소리 좀 하자면, 시니어 홍보인들은 대부분 어려운 성장기를 거쳤죠. 그래서 입사 후 어떤 힘든 일을 맡겨도 마다하지 않고 해냈고, 생계형 샐러리맨으로 회사에 충성을 다하려는 마음이 컸어요. ‘우리 때는 이런 것도 했다. 너희는 왜 못하냐’ 이렇게 구시대적으로 질책하고 싶지는 않지만, 요즘 젊은 홍보인들이 홍보에 조금 더 열정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김팀장님은 이곳에 계신 멤버 중 연배나 연차가 중간 정도 되실 듯 한데요. 그런 입장에서 한 말씀 주신다면요?

김팀장 음… 우선 시니어 홍보인들은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고,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그 시절의 시대 상황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구세대와 신세대의 차이점을 굳이 지적한다면 과거에는 릴레이션십(관계) 중심의 홍보를 했다면, 현재는 좀 더 전략적이고 로직을 앞세운 커뮤니케이션 홍보 활동이 주가 됐죠. 이런 점은 홍보 선·후배들이 서로 존중하고 이해했으면 하는 부분이고요. 우리 후배들에게 한 말씀드리면, 후배 홍보인들 중에 소셜미디어의 발달 때문인지 기본적인 맞춤법 지식조차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홍보의 기본이 바른 ‘국어’ 사용인데 말이죠. 젊은 홍보인들은 영어를 잘하는 데 반해, 한국어를 오히려 못하는 경우를 왕왕 보는데요. 홍보의 기본인 ‘국어’를, 꼭! 조금 더 세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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