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인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진다?
홍보인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진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5.23 09: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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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맞은 PR인 모임, ‘피알커뮤니케이션’

“홍보업계에 소소한 모임 하나 조차 없다뇨? 저희 한 번 취재해 보시죠?” <더피알>의 지난 4월호에 실린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홍보맨들’이란 칼럼을 보고 편집국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이렇게 눈 떡하니 뜨고 10년 넘게 PR모임을 갖고 있는데 무슨 섭한 말씀이냐는 것이었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자기PR에 나선 이들, ‘피알커뮤니케이션(PR Communication. 이하 피알컴)’ 멤버들이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도대체 무슨 모임이길래 취재를 요청해 왔을까. 마음 한 켠 궁금증을 안고 피알컴 멤버들을 만나러 최근 인사동에 위치한 한 음식점을 찾았다. 반갑게 맞는 세 얼굴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피알컴 운영진들. 커뮤니케이션신화의 전형우·안태균 대리와 INR 최수영 대리다. 기자와 홍보인의 만남에서 술이 빠질쏘냐. 막걸리 한 잔 두 잔 걸치며 서로 간 말문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웃음) 피알컴이 뭐하는 데에요?

전형우 이름대로 PR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에요. 인하우스와 에이전시를 막론하고 PR 하나로 뭉쳤습니다. 회원수는 200여명 정도 되고요. 그런데 조금 다른 점이 하나 있어요. 현업에 있는 PR인들뿐만 아니라, 대학생들 즉 예비 PR인들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마케터와 광고인들도 있고요. 모임 자체도 굉장히 젊습니다. 기업으로 치면 과장급 정도가 피알컴에선 시니어에 속합니다. 최근엔 1세대를 중심으로 세대차를 느끼고 방황하는(?) 분들도 더러 계신데요(웃음), 조만간 피알컴 내에서 OB멤버들 모임도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피알컴 정모 현장.

피알컴 사람들은 주로 언제 모이나요? 만나선 또 무슨 일들을 하고요?

안태균 두 달에 한 번씩 정모를 열고 있는데요. 친목모임이라서 절대 심각하지 않습니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그러면서 자연스레 서로간 업계 소식이나 정보를 공유하고요. 몇 년 전까진 세미나를 열어서 스터디 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그렇잖아도 피곤한 사람들이 공부까지 하는 건 너무한다 싶어 접었습니다. 

최수영 아, 만나면 매번 경품 추첨을 해요. 주로 각자 새로 홍보를 맡은 제품의 샘플들을 가져오는데요, 주는 사람 입장에선 PR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PR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받는 사람들은 공짜로 얻을 수 있으니 서로가 윈윈하는 셈이죠. 모임 중 이때 분위기가 가장 핫한 것 같아요. 경품 앞에선 어찌나 쟁탈전들이 치열하신지….(웃음) 

속한 멤버 자체가 굉장히 광범위한데요, 어떻게들 모이게 됐는지?

전형우 2001년도 광고연구센터에서 PR과정을 듣던 사람들이 주축이 돼서 만들어졌어요. 모임 창설자라고 할 수 있는 김정훈 미스터피자 과장께서 가장 잘 아실 듯해요. 오늘 같이 나오려고 했는데 급한 일이 생겨서 못 오셨어요.

피알컴 운영진들과 만난 바로 다음날 김정훈 과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모임과 관련된 얘기를 들었다. 

“당시 광고 분야는 여러 모임들이 있었는데 홍보쪽은 전혀 없었거든요. 우리도 PR이 중심이 된 커뮤니티 하나 만들자 해서 모임을 결성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모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 과장은 피알컴의 발자취가 인터넷 문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했다. 과거 프리챌에서부터 싸이월드, 최근엔 페이스북까지 한 시대를 대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 모임 자체가 강제성이나 의무감 없이 순전히 자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상의 네트워크가 하나의 구심점이 됐던 탓.

“프리챌 시절엔 피알컴 멤버가 1500여명에 육박하기도 했는데요, 점차 줄어들어 지금은 200명 정도 됩니다. 한창 싸이월드가 인기였을 땐 오프라인 정기 모임이 온라인 생활에 묻히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온라인 채널에 노출된 사람들이 점차 오프라인으로 회귀해 면대면 만남이 주는 즐거움을 찾는다고나 할까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오랜 세월 모임을 가지면서 변화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전형우 일단 저 자신부터가 변했어요. 5년 전 피알컴에 처음 들어왔을 땐 대학생 신분이었는데 지금은 3년차 현역 PR인이니까요. 초창기엔 홍보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선배들이 하시는 말씀 하나하나에 귀를 쫑긋 세우고 뭐든 배우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되려 제가 대학생 친구들에게 기를 받는 입장입니다.(웃음) 

최수영 PR인 하면 예전엔 신방과나 국문과가 많았는데, 지금은 이공계와 디자인 등 여러 분야의 전공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피알컴 모임만 가봐도 정말 다양해요. 

PR분야에서 감초 같은 모임 되고파
 
인하우스와 에이전시가 섞여 있다보면 업무상 하지 못했던 속얘기들을 모임에서 풀어낼 수 있을 듯한데요. 같은 PR인이지만 서로간 시각차는 없나요?  

전형우 에이전시쪽에선 간혹 왜 이렇게 대행사를 못살게 구느냐는 원망(?)의 말이 나오고요, 인하우스는 제발 홍보를 수박 겉핥기처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다 입장 차잖아요. 에이전시에선 인하우스가 정보를 제대로 공유해주지 않는다 생각하고, 인하우스는 또 나름의 이유가 있고…. 

최수영 모임 안에서나 밖에서나 사실 몇 다리 건너면 다들 아는 관계잖아요. 그래서 조심조심해야 하는 측면도 있어요.(웃음) 

요즘 홍보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뭔가요?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각자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나 애로사항도 다를 것 같은데….

전형우 에이전시의 경우 기업(인하우스) 홍보 예산이 너무 많이 감소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슈입니다. 성과급이 줄어드는 것은 둘째치고, 회사에 소속돼 있지만 딱히 담당하는 업무가 없는 불상사를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최수영 인하우스 쪽에서 일하는 분들의 얘길 들어보면 요즘은 언론사의 과도한 광고협찬비 요구가 제일 큰 골칫거리라고 합니다. 어떤 분은 기자 만나기도 무섭다고 그러더라고요.  

말 많고 정 많은 홍보인들의 모임인 만큼 피알컴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경쟁업체 홍보 담당자들끼리 벌이는 묘한 신경전은 지켜보는 이들에 쏠쏠한 재미를 주기에 충분. 또 모임 내에서 이직 상담이나 스카웃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3년새 명함이 5번이나 바뀐 분도 계세요. 어떤 분들은 이직하려는 곳이 겹쳐 머슥해 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피알컴의 가장 큰 매력은 PR인이기 때문에 겪는 일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명절에 친척 어른들을 만나면 ‘넌 도대체 하는 일이 뭐니?’ 하는 질문들을 자주 받아요. 그래서 열심히 PR업무를 설명해주면, ‘그럼 기자니?’ 하다가 ‘그럼 광고야? 아님 영업?’하는 얘기들을 듣곤 해요. 인하우스는 몰라도 에이전시쪽 PR업무를 이해하기가 힘드신가봐요. 그도 그럴 것이 다양한 일들을 종합적으로 하기 때문에 직접 해보지 않으면 잘 모를 수밖에 없죠. 이런 애로점들을 같은 일들을 하는 사람들끼리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희한텐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아닐까요?”

들어보면 피알컴은 느슨하면서도 꾸준하게, 또 약하면서도 강하게 이어져오는 느낌인데요. 앞으로 어떤 모임이 되었으면 합니까?

최수영 PR분야에서 감초 같은 모임? PR인이라면 꼭 한 번 들르는 곳이 되었으면 해요.
전형우 저 역시 대한민국에서 홍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는 너른 공간이길 기대해요. 그러면서 세대와 세대, 홍보 선후배를 연결하고 얼굴 한 번씩은 다 볼 수 있는, 그런 모임이 되길 바랍니다. 

안태균 피알컴에 속하는 이유는 다들 제각각이겠지만, 무엇을 바라던 간에 충족할 수 있는 알찬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정훈 과장은 “피알컴이 PR이란 주제 하에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편한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보인들은 대개 현업중심의 업종별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틀에서 벗어나 PR인 누구에게나 열린 모임이 되길 원한다. 10여년 전 처음 만들 때에도 그랬고, 앞으로의 10년도 PR인의 쉼터이자 수다장으로 자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10년차 홍보 담당자가 대학 1~2년생들과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피알컴에선 가능해요. 홍보에 관심 있으시다고요? 누구든 주저말고 지금 피알컴으로 오세요!”

*피알컴이 궁금하다면 페이스북 검색창에 ‘PR communication’을 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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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2013-06-04 10:39:55
관리자입니다. 페이스북 검색창에 'PR communication'을 쳐보시면 됩니다~^^

빠바 2013-05-23 12:49:54
피알컴에는 어떻게 참가할 수 있나요? 그 정보를 알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