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카카오, 포털 지각변동하나
몸집 불린 카카오, 포털 지각변동하나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5.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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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잇따른 공격적 행보에 '떨떠름'한 네이버

[더피알=이동익 기자]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급성장한 카카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카카오의 '몸집불리기'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톡 PC 버전 공개로 온라인 시장까지 넘보는가 싶더니 콘텐츠 마켓인 ‘카카오페이지’에 이어 스마트폰 첫화면인 ‘카카오홈’까지 출시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홈의 최대 강점인 카카오 서비스를 한데 모은 ‘모아보기’ 기능으로 ‘모바일은 카카오’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스마트폰 첫 화면을 우측으로 밀면 나타나는 모아보기 공간은 사용자가 별도의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새 메시지와 카카오스토리 새 소식, 친구들의 생일 알림, 카카오 게임 소식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일종의 스마트폰 메인 출입문인 셈이다.

▲ 국내 카카오톡 가입자 3500만명을 보유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카카오는 지난 13일 카카오홈을 출시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홈을 통해 스마트폰 첫화면도 장식하며 기존 포털업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카카오 모바일 포털화…긴장하는 포털들

NHN·다음·페이스북 등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론처를 내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카카오까지 가세함으로써 모바일 포털 주도권 싸움은 더욱 거세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아직은 기존 포털들이 PC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카카오와의 한판 승부가 그리 녹녹치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다음 등이 PC 시장을 지배했지만 SNS를 기반으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노리는 카카오와의 경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털 관계자도 “이용자들의 이용 패턴이 웹에서 모바일로 변화하고 있어, 기존 사업구조 역시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모바일 중심으로의 변화가 절대적이라는 판단아래 이에 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공격적인 행보에 포털업계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미 카카오톡으로 패배를 맛본 포털업계 입장에선 스마트폰 이용자의 대부분인 3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가 PC 영역에 이어 멀티미디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갖추고 스마트폰 론처까지 나선다는 게 달가울 리 없다. 또한, 포털의 무료화 정책에 불만을 품은 기존 콘텐츠 사업자들이 카카오페이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 포털들을 더욱 옥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환경에서 카카오톡이 사실상의 포털 역할을 하면서 기존 포털들이 적잖은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NHN 관계자도 “사실 모바일에선 (카카오의 행보에) 긴장하고 있다”고 인정하며 “카카오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내부적으로 모두 고민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은 치열한 경쟁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무료화에 발끈한 업계, 카카오로 속속 이동중

카카오는 일전에 스마트폰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 하나로 거대 통신사의 간담을 서늘케 한 전력이 있다. 한 때 통신사들은 카카오톡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문제삼으며 서비스를 제한할 움직임도 보이고, 지난해 말엔 공동으로 비슷한 서비스인 ‘조인’을 내놓았지만, 카카오의 위상에 결국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처럼 앱 하나로 문자를 사라지게 한 카카오의 화살은 이제 포털로 쏠리고 있다. 모바일에서 힘을 키워온 카카오가 포털의 콘텐츠 무료 정책에 맞서 지난 4월초 오픈한 유료 콘텐츠 장터인 카카오페이지가 조금씩 탄력을 받고 있는 것.

▲ 카카오는 기존 포털이 콘텐츠 무료 인식을 키웠다며, 새로운 유료 콘텐츠 장터인 카카오페지를 출시했다. 업계의 큰 기대 속에 출시된 카카오페이지는 기존 포털에서 활동하던 허영만 화백이 합류하는 등 현재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현재까지 1만 3천여편의 콘텐츠가 추가되며 기존 포털의 무료화 정책에 불만을 품은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실 출시 초기는 프리챌의 전처를 밟지 않을까 우려 섞인 시선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최근 타짜로 유명한 만화가 허영만 화백이 포털의 무료화 정책에 반발하며 카카오에 합류하는 등 큰 반향을 보이고 있다.

허영만 화백은 기존 포털의 무료화 정책에 ‘반기’를 들며 지난 9일부터 카카오 모바일 콘텐츠 판매장터를 열기 시작했다. 그는 콘텐츠를 공짜 내지는 싸구려 취급하는 포털의 생태계에서 더 이상 생계를 이어갈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허영만 화백의 카카오페이지 합류로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된 NHN은 기존 웹툰 작가 달래기에 나서며 카카오의 행보에 맞불을 놨다. NHN은 지난 3월 콘텐츠에 수익모델을 적용하는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120여개 웹툰에 수익모델을 붙였다.

NHN은 막강한 트래픽과 마케팅을 활용해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는 모델로 상생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완결된 작품이나 미리보기를 유료로 판매하거나 웹툰 하단에 텍스트 광고를 붙여 생기는 수익을 작가들과 나누는 방식이다. 해당 웹툰의 클릭수가 높아지면 광고단가도 높아진다. 발생 수익은 작가에게 최소한 절반 이상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포털들, 카카오 경계령…카카오측 우린 포털 아니다

한편, 카카오가 업계의 기대를 등에 업고 새 유통시장의 판을 짜려고 하자, 기존 포털들은 카카오의 ‘포털화’ 움직임에 잔뜩 경계했다.

다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가 (우리와 다르게) 유료다보니 예의주시하고는 있지만, 현재까지는 사람들의 관심만 높아졌지 영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애써 의연해했다.

카카오가 비판한 포털의 콘텐츠 무료화 정책에 대해선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콘텐츠를 공짜로 탈취한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오히려 기회가 없던 장을 포털들이 마련해줬고, 분명한 수익 분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포털이 공짜라는 인식을 키웠다고 하지만,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했기 때문에 (콘텐츠가) 좀 더 확산될 수 있었다는 것도 간과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콘텐츠 시장을 포털들이 키워놨기 때문에 카카오가 유료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익명을 요구한 포털 관계자도 “지금까지 포털은 인터넷이 생긴 이후 국내외를 불문하고 지금껏 유지돼 온 모델로, 이용자들의 편리한 콘텐츠 소비를 위해 관문을 제공해왔다”며 “포털 역시 그간 콘텐츠 유통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오히려 염려할 부분은 지배적 사업자 중심으로 한 비정상적 시장 구조로 인한 트래픽 독점현상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존 포털들의 따가운 경계를 받고 있는 카카오는 기존 포털과의 경쟁구도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카카오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시는데, 우린 웹시대의 포털과 모델이 다른 단순한 유통 플랫폼”이라며 “기존 포털이 콘텐츠로 트래픽을 모아서 광고 수익을 얻는 반면, 우리는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트래픽을 나눠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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