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복수와 치열한 용서, 결국 사랑
화려한 복수와 치열한 용서, 결국 사랑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3.07.0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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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더피알=이슬기 기자]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 선장으로 임명받고 사랑스러운 메르세데스와 약혼식을 올리던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체포된다. 유배 중인 나폴레옹의 비밀편지를 전달했다는 누명을 쓴 것. 심문과정에서 그의 무죄는 밝혀졌지만 서로의 이기가 맞는 당글라스, 몬데고, 빌포트의 모함으로 그는 악명 높은 감옥 섬에 투옥되고 만다. 감옥에서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던 단테스는 파리아 신부를 만나 탈옥에 성공하고 신부가 가르쳐 준 보물섬 몬테크리스토를 찾아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복수를 준비한다.

▲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한 장면.

2010년 초연되며 유럽 뮤지컬의 흥행을 이끈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돌아왔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주변인들의 탐욕으로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사랑과 복수, 그리고 용서를 그리고 있다.

계획대로 하나하나 복수를 해나가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어느 날 증오는 더 큰 증오를 낳고,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부른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그가 지키려했던 정의도 복수로 수렴한다면 결국 구할 수 없는 것, 용서할 수 없다면 그곳이 또 다른 감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따라서 극은 한 남자의 열정적인 복수극이자, 치열한 용서의 여정이다. 극 중 여인들이 노래하는 “사랑은 베푸는 사람들에게 이루어지죠”라는 어쩌면 명약관화한 하나의 문장을 건지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원작이 고전소설인 만큼 고전적이지만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들을, 인간이 살면서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희노애락을 한 남자의 삶에 응축적으로 담았다.

▲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한 장면.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는 무대에 맞는 대작 드라마로 재편성됐고 3D영상을 비롯한 한층 보강된 비주얼, 다양한 음악은 뮤지컬 작품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과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 젊은 감각의 박인선 연출 등 최고의 스태프들은 극의 완성도를 책임진다. 배우들의 실력도 탄탄해 전체적으로 ‘구멍 없는’ 가창력과 연기를 선보인다. 류정한, 임태경, 엄기준, 김승대가 몬테크리스토 백작 역을, 윤공주, 정재은이 그의 연인 메르세데스 역을 맡았다. 8월 4일까지 충무아트홀, 5만원 ~ 13만원.

 

증오 버리고 용서로 한걸음

연출자로서 작품의 어떤 면이 가장 매력적이었는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비뚤어진 욕망과 증오, 타오르는 사랑과 열망, 가증스러운 음모와 배신, 간절히 갈망하는 정의와 복수, 그리고 아름다운 용서와 화해 등 세상을 살면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들어있는 작품이다. 다이내믹한 스토리와 비주얼, 음악으로 ‘증오’를 버리고 ‘용서’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담아냈다.

시각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보강했다 들었다. 몇 가지 짚어준다면?

우선, 초연보다 세련된 영상미를 위해 영상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또 작품 초반 두 주인공의 약혼식 장면을 더 밝고 아름답게 연출하고자 신경을 썼다. 보물섬 장면 또한 막대한 보물을 발견하고 세상의 정의를 사버리겠다고 다짐하는 주인공의 의지가 돋보일 수 있도록 세트 전체를 새로 제작했다. 처음으로 파리 사교계에 등장하는 파티장면도 더 큰 임팩트를 위해 재구성했는데, 공연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셨으면 좋겠다.

극단으로 치닫는 감정들이 많이 등장하는 극으로 보인다. 극중 인물의 효과적인 감정표현을 위해 신경을 쓴 부분은?

주인공인 에드몬드 단테스와 메르세데스의 서로에 대한 오랜 그리움과 이끌림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1막 후반에 지난 시즌에는 없던 ‘온 세상 내 것이었을 때’ 장면에서 에드몬드의 반지를 소중히 끼고 있는 메르세데스의 모습을 강조했다. 이후 두 사람이 재회했을 때 복수심에 사로잡힌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그 반지를 발견하며 충격과 고뇌에 사로잡히는 순간을 부각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 시즌까지 유지됐던 ‘아름다운 거짓말’이라는 넘버는 원작자들과 협의 후 삭제했다. 그 대신 복수심에 사로잡힌 알버트가 리드하는 곡을 추가했는데,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복수로 인해 다시 복수와 증오에 사로잡히는 인물로 몬데고 뿐만 아니라 알버트로까지 확장하기 위함이다. 궁극적으로는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더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엘리자벳> <햄릿> 등의 작업도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함께 했다. 그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 줄줄이 흥행하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라이센스 작품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는 대부분 대본과 음악만을 가지고 들어온다. 로버트 요한슨은 이 재료들을 가지고 무대화시키는 과정에서 새롭게 재구성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정확한 판단력도 그의 장점이다. 또 그는 한번 결정한 내용을 스텝, 배우들에게서 끌어내는 추진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이런 요소들이 훌륭한 캐스팅, 프로덕션과 조화를 이뤄 흥행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보러올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희노애락이 모두 있는 강렬한 이야기, 프랭크 와일드혼의 아름다운 음악, 최고의 팀웍을 자랑하는 배우진을 갖췄다. 꼭 극장에 오셔서 올 여름, 오래 간직할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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