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맺은 인연, 끝까지 가는 비법은 …
한번 맺은 인연, 끝까지 가는 비법은 …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7.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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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관리 앱 ‘인사통’ 만든 박상진 지피디월드와이드 이사

[더피알=이동익 기자]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인연을 마주하게 된다. 부모 자식, 형제자매 같은 혈육 간의 끊을 수 없는 인연이나 부부, 친구나 직장동료, 지연이나 학연 등 수많은 연을 맺는다. 심지어 불교의 법망경(梵網經)은 옷깃 한번 스치는 것조차 500겁의 인연이 있다고 한다. 1겁은 보통 범천(梵天)의 하루, 즉 4억3200만년을 말한다. 김현태 시인은 인연을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처럼 새삼스럽게 굳이 불교용어를 꺼내지 않더라도 홍보인들에게 있어서 인맥관리는 특히 중요하다. 홍보업무를 통해 4억 3200만년이 500번이나 돌 정도로 귀한 인연들을 맺었지만, 정작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지인들을 일일이 다 챙기기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인맥관리 앱인 인사통은 자동으로 휴대폰에 등록된 지인들의 동정, 부고 소식등을 알려줘 이런 홍보인들의 수고를 덜어준다. 이 앱을 만든 박상진 지피디월드와이드 이사는 비씨카드 홍보부장으로 재직했던 홍보맨. 동료 홍보인들을 위해 앱을 만들게 됐다는 박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인맥관리 앱인 '인사통'을 개발한 박상진 지피디월드와이드 이사.

어떻게 인사통이라는 인맥관리 앱을 만들게 되셨나요?

20년전 비씨카드에 입사해 홍보업무를 시작하면서 맨 처음 한 일이 팩스 보내는 일이었습니다. 당시엔 직접 보도자료를 챙겨 언론사에 직접 찾아갔죠.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참 많이 편해졌어요. 이메일로 보내면 그만이잖아요. 이렇게 20여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많은 부분이 편리해졌는데 유독 안 변한게 있어요. 바로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인사, 동정, 부고 소식을 확인하는 일이죠. 새벽같이 출근해 기사 모니터링에 일일이 회사와 관련된 언론사, 기업, 단체의 인사와 부고까지 챙겨야했어요.

당시에는 주로 아침에 신문을 보고 스크랩했다면, 지금은 인터넷으로 확인할 뿐 일일이 찾아서 수동으로 작업하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홍보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직원들이 스크랩한 자료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이 일은 20년이 지나도록 변동이 없을까. 참 인력낭비죠. 불현듯 스마트폰으로 이 정보들을 자동으로 받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무 정보나 오면 스팸이지만, 내가 관리하는 언론이나 기관만 선별해서 정보를 받으면 참 유용할 것 같았어요.

홍보인으로서 스마트폰 앱을 만들기는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사실 스마트폰은 사용할 줄 알았지만, 앱을 만드는 기술적인 부분은 하나도 몰랐어요. 그래서 전 아이디어만 구상하고, 앱을 만드는 것은 지인의 도움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앱을 만들기로 한 게 작년 7월쯤 돼요. 당시에 주변 지인들에게 얘기해보니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해서 특허부터 출원했죠. (웃음) 아이디어가 매우 간단하잖아요.

아는 지인이 3개월정도 소요된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지난해 12월초부터 준비했죠. 지금 생각하면 모르는 것이 용감하다고, 앱 만드는 걸 쉽게 생각했어요. 막상 지인의 도움으로 만들기 시작하니 아이폰버전, 안드로이드 버전별로 따로 만들고 전체 디자인을 잡고 테스트 통해 에러 잡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요. 우여곡절 끝에 결국 마켓등록은 지난 5월에나 할 수 있었어요.

인사통 앱은 어떻게 구현되는 건가요?

우리는 보통 정보를 찾을 때 포털을 통해 직접 검색을 하잖아요. 이 앱은 거꾸로 많은 정보들을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에 보내줍니다. 이 정보들을 미리 설정해둔 조건에 맞으면 푸시로 알려주는 원리죠. 각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부 이름과 동일하면 보여주는 식인데, 사실 호불호가 좀 있어요. 휴대폰 번호가 신용정보이다 보니 저희가 수집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동명이인이 나오는 경우도 있죠.

각 인사, 동정 정보들은 주로 어떻게 얻으시나요?

지금은 출시한지 얼마 안되서 언론 뉴스를 참고해서 만들고 있는데, 홈페이지에 접수코너나 전화로 직접 기업이나 개인에게도 받고 있어요. 전담 직원이 실시간으로 정보들을 취합해 입력하는 방식이에요. 하루 오전, 오후, 저녁 3회씩 정보를 보내주면 각 휴대폰에 맞는 이름과 매칭해 푸시로 보여주고 있어요.

홍보인들에게 인맥관리는 매우 중요한데, 홍보인들이 인사통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 앱은 저의 경험을 살려서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인보다는 홍보인들에게 특화된 앱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단 아침마다 신문을 들춰보지 않아도 각 휴대폰에 푸시로 알려주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되는 장점이 있죠. 또, 주말에는 일일이 찾아보기 쉽지 않은데, 주말에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큰 장점은 자기 업무와 관계된 사람들만 따로 관련 정보들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보시면 아시겠지만 간편하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사용해보신 분들이 부가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현재 꽃배달 서비스도 추가 했어요. 사실 수익을 목적으로 만든 앱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꽃배달업체 번호 정도만 나와 있는 상태지만, 추후 카카오스타일로 해서 경조사와 관련된 꽃들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기업별 버전인 인사통2를 계획중이신 것으로 들었는데요. 앞으로 준비중인 인사통2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요.

처음엔 단순히 홍보인들을 위한 앱이 있었으면 싶어 만들었는데, 주위 반응도 좋고 해서 욕심이 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수익화모드로 인사통2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현재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인사통과는 달리 인사통2는 기업별, 종교단체, 지방기관별로 버전을 나눠 출시하려고해요.

특히 기업별 버전은 사내소통이나 위기관리 측면에서 홍보팀이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임직원이 1000명 단위의 대기업들은 기업내에서 일어나는 인사, 부고 소식도 빈번하게 일어나는데요. 인사통2는 이들만을 대상으로 인사, 부고 소식들은 물론 회사별 공지사항, 맞춤뉴스 등을 푸시로 알려주는 기능을 추가하려고 해요. 그룹 홍보팀은 일괄적으로 이 앱을 통해 맞춤 뉴스와 함께 임직원 인사, 부고 소식들을 각 휴대폰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사내컴이나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활용할 여지는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동료 홍보인들을 위해 앱을 만들 정도로 지금도 홍보에 대한 애착이 깊으신 듯 합니다. 현직에 있는 홍보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홍보 후배들을 보면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제가 20년전 홍보업무를 시작할 때 KBS 이광출 기자께서 내신 책을 읽었는데,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필요에 의해 사람을 이용하려고 하지 마라’는 구절을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대부분 현직에 있는 홍보인들을 보면 자기 일과 연관된 언론인들을 위주로 만나게 되는데, 요즘은 자꾸 기자들이 바뀌다보니 실제로 자기가 담당하는 기자만 가까이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일적으로만 관계하지 말고, 한번 맺은 인연은 계속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어요.

시간이 지나고 직책이 올라갈수록 신입 때 읽었던 책의 구절에 더 공감하게 됐어요. 저는 관계 맺었던 기자나 협력사 직원들이 어디 다른 곳에 가도 계속 인연을 유지했죠. 지금의 홍보인들도 당장 눈앞에 있는 것만 보지 말고 예전에 연을 맺었던 분들도 항상 기억하고, 관계를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언제 또 인연이 돼서 만날지 모르거든요. 특히 홍보를 하다보면, 갑과 을의 관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어요. 언론사나 협력사 상관없이 항상 오픈마인드로 사람을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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