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창조경제 응원, “과도한 ‘덧칠’로 역효과”
CJ의 창조경제 응원, “과도한 ‘덧칠’로 역효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7.3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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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 영합 홍보전략 vs. 오너리스크 감소 효과…평가 엇갈려

[더피알=강미혜 기자]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탈세·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엔 세무조사 로비 의혹이 불거지는 등 그룹 차원에서 CJ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잇따른 대형 악재로 CJ 계열사들의 ‘창조경제 응원’도 허공의 메아리처럼 별 소득을 얻지 못하게 되는 형세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이 불거지던 6월 무렵부터 계열사인 CJ E&M 케이블채널을 통해 창조경제를 홍보하는 영상을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같은 시기 CJ제일제당 역시 ‘더 살맛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백설이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는 카피의 지면광고를 집행했다.

▲ cj e&m의 창조경제 광고 스틸컷.

CJ측은 “이재현 회장의 수사와는 무관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다소 뜬금없는 창조경제 응원을 두고 오너리스크에 대한 부담으로 CJ가 ‘정권 비위맞추기’에 나선 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CJ의 창조경제 응원은 기업PR 관점에서도 여러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 핵심 메시지에서 차별화를 찾기 어렵다. CJ E&M측 설명대로 이번 창조경제 응원이 순수하게 창조경제의 문화 선두기업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정부가 창조경제를 국정 운영의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시류에 영합하는 홍보전략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한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PR이라고 한다면 CJ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CJ의 메시지가 들어가야 하는데, 창조경제 응원의 경우 상대방(정부)의 생각에 CJ가 얹혀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이밍 자체도 이재현 회장의 법정 구속이 임박한 시점부터라, CJ의 그런 큰 목소리(창조경제 응원 캠페인)가 외부에서 봤을 땐 자기(CJ)가 좌불안석이라는 점을 오히려 티나게 한, 역효과를 준 측면도 없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 cj리턴십 프로그램 지면광고.
CJ의 창조경제, 정중동의 모드로 내실 갖춰야

과도한 포장 때문에 본질이 묻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CJ는 최근 경력단절 여성들의 직장복귀를 위해 마련한 맞춤형 인턴제도인 ‘CJ리턴십 프로그램’을 진행중인데, 여기에 ‘창조경제’가 들어가 불필요하게 부담스러움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의 광고는 원래 그 취지가 리턴십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창조경제’라는 용어가 훨씬 더 부각된다는 의견이 많다. 

이종혁 광운대 교수도 “CJ가 주창하는 창조경제, 리턴십 프로그램 등은 모두 좋은 의도, 좋은 정책임은 분명한데 원래의 순수한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덧칠’이 된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면광고는 그렇다 해도, 굳이 사람들이 많은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대중적 프렌차이즈 카페에 ‘창조경제를 응원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프로모션 안내물을 설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요란한 포장보다는 정중동의 모드로 내실을 기하면서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CJ가 창조경제 응원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재현 회장의 법적 처벌이 당초 예상보다 약해졌다는 다소 긍정적(?) 평가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법적 문제가 얽혀 있는 오너리스크는 무슨 수단과 방법을 써도 피해가기는 사실상 힘들다. 결국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면서 “CJ가 창조경제를 부쩍 강조한 덕분에 오너발 이슈가 그나마 이 정도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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