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법정’에서 승리하려면?
‘여론법정’에서 승리하려면?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8.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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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사건을 통해 살펴본 효과적인 여론 대응 전략

[더피알=이동익 기자] 최근 ‘경제민주화’와 함께 ‘갑-을 관계’ 이슈로 인해 기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오너’발 위기는 그 법률적 사안에 비해 공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큰 타격을 입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언론 보도를 활용하는 방법과 유리한 방향으로 공중의 주목을 끄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 나와 주목된다.

오늘날 기업들은 또 하나의 법정에서도 대결해야 한다. 바로 ‘여론(Public Opinion)의 법정’이다. 경제 전문 매체, 24시간 뉴스 채널, 인터넷의 성장으로 인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소송만이 공중의 주목을 받는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과 같이 정보화 시대에는 재판 진행 과정이 낱낱이 공개돼 여론 법정의 위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법조인, 의뢰인,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당면한 법률적 사안이 공중의 스포트라이트를 갑자기 받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미디어 시대, 여론법정을 이끌 변호사 역할 필요

여론의 법정에서는 증거원칙이 통하지 않고, 소송 절차에 대한 규정도 없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배하는 법정과 달리 유죄추정의 원칙이 지배한다. 법정에서는 한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하나지만, 여론의 법정에서는 ‘복수의 배심원단’이 존재한다. 사람들의 출렁이는 감정에 따라 유죄와 무죄 사이에 놓인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하는 여론의 법정은 현대사회에서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은이 : 켄들 코피
출판사 : 커뮤니케이션북스
가 격 : 2만3500원
대중의 관점에서는 정치인, 경제계 인사, 연예인들은 물론 때로는 일반인도 법원의 판결만큼이나 여론 재판의 판결이 중요할 수 있다. 여론의 법정에서 기업의 변호를 맡은 홍보팀은 이 법정에서 적용되는 특이한 규칙들을 배우고 여기서 이기는 기술도 익혀야 한다. 홍보팀뿐만 아니라, 기업의 자문 변호사, 로펌 소속 변호사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여론을 관리할 수 있는 기법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미 연방 검사 출신 변호사가 쓴 이 책은 소크라테스에게 독배를 들게 한 고대 그리스 재판부터 도로 추격 장면을 헬기로 생중계한 미식축구 선수 O. J. 심슨 부인 피살 사건, 재선거 결정을 뒤집은 미국 마이애미시 부재자투표 부정 사건 등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친 재판 이야기를 한데 모아 정리했다.

사실 변호사와 검사들이 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법정 밖에서 펼치는 여론전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았던 재판의 처리과정을 법정 드라마를 보듯이 재미있게 풀어내 효율적인 여론 전략을 취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여론 활용에 따라 판결문도 바뀌어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회적으로 이목이 높았던 법정 과정을 열거하며 여론법정이 실제 판결문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서 여론의 법정은 실제 사건의 판결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여론은 소크라테스의 유죄 판결에 영향을 줬고, O. J. 심슨을 살인죄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또 앨버트 고어가 아니라 조지 부시가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도록 했다. 마이클 잭슨, 코비 브라이언트부터 금융 다단계 사기수법에 해당하는 미국의 폰지 사기 사건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법정과 언론, 대중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작용을 세심하게 분석해 나간다.

책에는 변호사들이 어떻게 여론전을 펼쳤는지 효과적인 여론 전략도 제시하고 있다. 검색 엔진을 이용하거나 유튜브를 활용하는 사이버 전략 사례 등은 홍보팀에서 활용하기에도 유용해 보인다. 홍보팀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재판 사례들은 흥미를 끌 만하다.

한 예로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행 재판에서 그가 침대 위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갖고 놀았는가’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읽을 수 있다. 판사 출신인 권오창 변호사가 번역을 해 한국의 법률과 판례 등을 각주에 풍부하게 곁들여 책의 이해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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