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잡으려다 망신만…노르웨이 총리의 ‘무리수 이벤트’
민심 잡으려다 망신만…노르웨이 총리의 ‘무리수 이벤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8.14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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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포커스] 택시기사 깜짝 변신, 알고보니 짜고친 고스톱?

[더피알=강미혜 기자] 노르웨이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깜짝 이벤트를 벌였다가 오히려 망신만 톡톡히 당했습니다. 깜짝 이벤트가 깜짝이 아닌, ‘짜고친’ 이벤트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지난 6월 수도 오슬로에서 택시기사로 변신, 국민들과 직접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의 현장 모습은 몰래카메라 형태로 담겼고요. 촬영된 영상을 보면, 승객들은 운전기사가 선글라스를 벗자 아연실색하며 웃음을 터뜨립니다. 택시기사가 택시기사가 아닌 총리였음을 알게 된 것이죠.

▲ 노르웨이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지난 6월 택시기사로 깜짝 변신해 국민들과 직접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이날 승객들 중 5명이 이벤트회사로부터 고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이벤트 영상 캡처.

스톨텐베르그 총리의 이같은 깜짝 이벤트는 그가 8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면서 뒤늦게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해당 영상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관련 영상: 스톨텐베르그 택시)에도 업로드 됐으며, 국내 언론 역시 택시기사로서 민심을 돌아본 총리의 행보에 주목했습니다.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되는가 싶던 총리의 이벤트가 난 데 없는 ‘폭로’로 도마에 올랐네요. 이날 택시를 탔던 승객중 5명이 이벤트 회사로부터 보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노르웨이 언론은 어제(13일) “이들 5명이 이벤트 회사로부터 각각 우리돈으로 10만원을 받고 총리가 모는 택시에 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 집권노동당 대변인은 “이들이 총선 캠페인용 비디오 촬영임을 설명듣고 택시에 탄 것 뿐”이라면서 “다른 아무런 지침도 전달받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총리 또한 “나중에야 그들이 돈을 받은 것을 알았다”며 “그것은 프로덕션 회사의 결정이고 나는 그들이 보통 승객이라고 생각하고 대화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고요.

하지만 총리의 민생 현장 체험이 ‘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야당은 즉각 반발에 나섰습니다. 진보당 대변인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면서 “속은 유권자의 기분을 이해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다음달 9일로 다가온 노르웨이 총선에서 필승 의지를 다지는 중요한 시점에 스톨텐베르그 총리의 ‘무리수 이벤트’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아무쪼록 민심은 ‘쇼’가 아닌 ‘진심’에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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