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태에도 ‘휴가삼매경’ 오바마, 백악관 복귀
이집트 사태에도 ‘휴가삼매경’ 오바마, 백악관 복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8.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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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포커스] 외교 전문가들 “오바마 어물거리다 타이밍 놓쳤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이집트 유혈 사태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독이 되고 있습니다. 오바마의 중동 외교 실패라는 비판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휴가지에서 이집트 진압 비난 성명을 낸 당일에도 골프장으로 향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여러 구설을 낳고 있습니다.

이집트 당국은 지난 닷새 간 무르시 전 대통령과 무슬림 형제단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를 초강경 진압하면서 최소 800명이 죽고 1만여명이 다치는 끔찍한 유혈사태를 빚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 군부의 헬기가 시위대에게 무차별 사격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오늘 새벽엔 무슬림 형제단을 지지하는 수형자 38명이 감옥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또다른 불씨를 낳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집트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세계 각국에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이집트 원조 중단을 긴급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늘(19일) 아침 “EU가 이집트에 대한 50억 유로의 원조를 중단하는 방안을 긴급 검토하고 있다”고 EU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아랍권에선 터키와 이란 등이 이집트 당국의 시위대 유혈 진압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터키는 이집트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등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으며, 이란은 무슬림 형제단에 대한 연대를 연일 강조하는 실정입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이집트 사태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력에도 적잖은 상처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과 외교 전문가들은 “오바마가 어물거리다 타이밍을 놓쳤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미국의 중동 외교 실패라는 비난도 빗발치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휴가지에서 특별 성명을 내고 이집트 군부의 유혈 진압을 강력히 경고하면서 2년마다 해온 미-이집트 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한 바 있죠. 하지만 정작 핵심 정책인 이집트 지원 문제에 대해선 함구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EU가 이집트 원조를 중단할 경우 오바마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데도 오바마는 휴가 마지막날에도 김용 세계은행 총재 및 한국계 변호사 등과 골프를 치며 여유로움을 만끽했다고 하죠. 8일 간의 휴가를 마치고 18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복귀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이집트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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