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PR회사들의 ‘두 얼굴’
잘 나가는 PR회사들의 ‘두 얼굴’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8.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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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서비스엮기, 네거티브전략이 주특기?…기업 고객사 불만 가중

[더피알=강미혜 기자] PR업계에 ‘착한’ 수주전은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매출 30% 감소’ ‘마이너스 성장’ ‘20% 인원 감축’…. 최근 PR업계에 이같은 살벌한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 예산이 동결 혹은 감소하면서 그 여파가 고스란히 PR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몇몇 PR회사들은 불황과 상관없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어 업계 부러움을 사고 있다. 회사 자체의 경쟁력이 어필된 결과이지만, 그 이면에는 개별 회사는 물론 PR업계 전체의 평판까지 갉아먹을 수 있는 ‘꼼수’도 서려 있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몇몇 회사는 정도(正道)에 맞지 않는 PR활동을 한다고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 보면 주로 인맥을 활용한 네거티브 전략, 뻥튀기 제안, 부가서비스 엮기 등 세 가지 ‘수법’(?)으로 압축된다.

우선 짱짱한 언론사 인맥을 자랑하며 네거티브 전략에 능한 케이스다. N사가 대표적인데, 이 회사 대표와 유력지 특정부서 부장들 간의 탄탄한 네트워크 덕분에 회사가 컸다는 게 업계에선 ‘정설’로 통한다.

이와 관련 모 PR회사 대표는 “예전부터 워낙에 (신문사) 부장들한테 잘 하니까 N사 대표 말이라면 거진 기사화가 다 됐다. 오죽 친했으면 부장들이 N사에 기업 클라이언트를 직접 꽂아주는 일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최근엔 N사 대표와 친분을 유지해오던 신문사 부장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대언론 홍보 결과물이 신통치 않아졌다는 설명이다.

언론사 맨파워가 시들해지자 N사 대표가 꺼내든 카드는 다름아닌 ‘네거티브 전략’. N사가 PR대행을 하는 회사의 경쟁업체들과 관련, 나쁜 얘기를 언론에 흘리는 식이다. 예전만큼은 아니더라 하더라도 여전히 N사가 꽤 두터운 언론 인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사화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위기관리에 능하다는 N사, 알고보니 네거티브 전략의 달인

이런 N사의 행태를 알게 된 경쟁업체 홍보 담당자들은 “홍보 대행을 하라고 했지 이간질시키라고 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N사의 이같은 네거티브 전략에 당한(?) 적 있는 모 기업 홍보임원은 “우리회사에 뭐 이런 안 좋은 기사가 나나 해서 뒷조사를 좀 해봤더니 경쟁업체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N사의 작품이었다”며 “언론사 부장에게 직접적으로 접촉하거나 친분모임이나 지인인맥 등 간접적 루트를 통해서도 어떻게든 (기사) 목적을 달성하더라”는 말을 들려줬다.

이 임원은 “게다가 N사는 언론과의 친분을 이용한 미디어플레이로 종합PR을 대행하지만 특히 위기관리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낸다고도 이름을 떨친다”며 “로비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대로 된 PR서비스도 아닌, 오로지 언론 인맥으로만 그같은 명성을 쌓는 것을 보면 N사 대표도 참 대단한 사람은 사람이다”며 그의 남다른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입찰 제안서를 뻥튀기 하는 PR회사도 있다. 업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P사가 그러한데, 주로 공공PR 경쟁 비딩 과정에서 귀가 솔깃한 안(案)을 제시, 입찰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공공 캠페인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유명 연예인을 얼굴로 내세우겠다고 공언했으면서도 막상 실행에 들어가면 여러 이유를 대면서 관철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같은 이상적인 안들이 실제 PR대행 과정에선 실현되지 않고 그대로 묻혀버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P사가 애시당초 실현성 여부는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질러놓고 보자’식으로 입찰을 가져가는 것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P사를 잘 아는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 입찰에 들어가보면 ‘저게 될까?’ 하는 말들을 P사가 하는데, 심사위원들은 그 점을 높이 평가해 PR대행사로 선정하곤 한다”면서 “그런데 혹시나 했던 게 역시나더라. 나중에 못해서 딴소리 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식으로 뻥튀기 해서 가져가면 당장이야 (PR대행) 물량은 확보하겠지만, 멀리 봤을 땐 오히려 독이다”며 “P사의 그런 행위가 다른 PR사들의 신뢰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M사는 낮은 서비스 단가를 무기로 클라이언트(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하지만 전체 PR대행 결과를 놓고 따져 보면, 그 단가가 당초 제시했던 단가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일이 빈번하다. 중간중간 추가로 다른 PR서비스들을 끼워넣기 때문이다.

PR대행 입찰 따기 위한 일회용 제안서, 업계 신뢰도 하락 부추겨

M사를 에이전시로 택한 적이 있는 한 대기업 홍보 담당자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치면, 이거도 하고 저것도 같이 해야 훨씬 효과를 본다는 식으로 말한다. 담당자 입장에선 큰 돈 들이지 않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대로 하게 된다”면서도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그런 ‘엮기’가 반복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얘기해도 PR효과만 충분히 나오면 억셉트(수용) 할텐데, 나중에야 슬그머니 갖다붙이는 형태로 나오니 불쾌해서 같이 일하기 싫더라”면서 “그런 식으로 하면 업계 내에서도 평판이 별로 좋지 않을텐데, 어쩐 일인지 회사는 자꾸 커지더라”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일부 PR회사들이 상도덕에 맞지 않는 부정 행위로 회사 명성을 쌓는 데 대해 PR업계는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장은 그런 PR사과 경쟁하는 다른 PR사들이 손해를 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PR업계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한다.

한 PR회사 대표는 “그런 꼼수들도 회사의 경쟁력이 CEO의 실력이라고 한다면야 할 말이 없지만, 그런 (부정한) 식으로 PR대행 물량을 가져가는 걸 보면 솔직히 화도 난다”고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20여년간 PR업계에서 한우물을 파온 한 중견 PR인은 “그런 회사들이 이래저래 얕은 수를 써서 하다보면 결국 피해는 대행을 맡은 고객사(기업)가 입게 된다. 더욱이 비교적 잘나가는 회사들이 그런 식으로 한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실망감은 더 커지게 되고, 결국 PR회사 전체에 대한 인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PR업계 전체의 물을 흐리는 그같은 행위들이 근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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