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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소통정원’ 가꾸는 꽃처녀들 이야기
초록의 ‘소통정원’ 가꾸는 꽃처녀들 이야기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8.27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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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라이브러리] 독립매거진 <그린마인드> 공동대표 김현정·장혜영·전지민씨

소통라이브러리는 우리 사회의 소통문화를 새롭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유롭게 협력하는 코너로, 이종혁 광운대 교수와 함께 진행합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통문화를 창출하고 이끌어가는 숨겨진 인물들이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스물여덟의 꽃다운 처자들이 초록의 정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씨앗 심고 물주며 꽃이나 나무를 가꾸는 일반적인 정원이 아닌,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담아 한땀 한땀 콘텐츠로 엮은 이른바 ‘소통 정원’이다. 에코라이프 잡지 ‘그린마인드’(www.green-mind.co.kr)가 그 특별한 정원의 실체.

아직은 잡지 제작비 대기도 빠듯한 가난한 현실이지만, 콘텐츠로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싶다는 그들의 비전만큼은 누구보다도 풍요롭다. 그래서인지 그린마인드의 공동대표 김현정·장혜영·전지민씨와의 만남은 “젊은 것 빼면 시체지만 난 꿈이 있어”라고 호기롭게 외치는 90년대 어느 가요의 노랫말을 생각나게 했다.

▲ (왼쪽부터) 장혜영, 전지민, 김현정씨.

그린마인드는 사람과 자연을 테마로 한 환경잡지다. 2012년 7월에 창간해 지금까지 총 12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표면적으론 환경을 표방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보다는 마인드, 즉 사람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린마인드는 기존 잡지 시스템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우선 대표 3인의 이력부터가 남다르다. 환경원예디자인을 전공하고 페인트회사에서 컬러리스트로 활동한 김현정씨, 언론정보문화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영상제작 PD로 일한 장혜영씨, 소설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해 현대문학을 전공한 글쟁이 전지민씨 등 각기 다른 개성들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콘텐츠 기획에서부터 제작,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도맡아 하고 있다. 철저히 ‘아마추어’로 잡지계에 발을 들였지만, 지난 1년간 결코 아마추어스럽지 않은 잡지로 그린마인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는 그린마인드에만 ‘올인’하기 위해 생업까지 과감히 접은 상태다.

잡지 제작 과정이 다양한 사람들의 무보수 참여로 진행된다는 점도 그린마인드만의 특색이다. 글과 사진, 일러스트, 표지디자인, 편집 등 제작의 요소요소에 많은 이들의 재능기부가 녹아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으로 한 권의 책이 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이종혁 광운대 교수는 이 점에 주목하며 “20대의 젊은이들이 잡지를 통해 사회적 소통을 과감히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가치를 부여했다.

▲ 그린마인드 7월호 표지.
이종혁
몇 년 새 개인출판, 1인출판, 독립출판 등으로 일컬어지는 형태의 잡지들이 많이 등장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린마인드는 잡지 안에 사회적 소통을 담았다는 점에서 색깔을 달리하고 있다고 보이는데요, 콘텐츠의 범위를 어디까지 두고 있나요?
장혜영 그린마인드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자’ 입니다. 우리와 같은 보통사람들이 직접적으로 환경운동에 뛰어들진 않더라도, 잡지를 통해 조금이라도 환경에 마음을 쓸 수 있었으면 합니다. 드러나진 않지만 환경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싶은 이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잡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죠. 통상 일반 매체들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면 지면에 실릴 수가 없는데, 그린마인드는 각자 자기자리에서 스스로를 자랑하고 드러내고 싶어 하는 ‘작은 사람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종혁 건강한 마음을 나눈다는 측면에서 환경에 포커스를 맞춘 것인지?
전지민 그린마인드라는 조합을 굳이 쪼개어 따져보자면, 그린(환경)보다는 마인드에 더 초점을 두고 있어요. 흔히 저희 잡지를 보고 환경잡지나 감성잡지 등으로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희 스스론 사람의 마음이 바뀌어야 환경이든 사회든 삶이든 모든 게 바뀐다고 생각해서 마인드에 더 충실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창간 때부터 마인드를 스토리텔링 하는 데에 역점을 기울였고요. 쉽게 말해 ‘마인드 잡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이종혁 책을 보면 광고가 많지 않은데 상업성을 걷어내기 위해 일부러 싣지 않는 건가요? 그렇지 않으면 아직 광고가 들어오지 않는지? 혹은 선별해서 게재하고 있는 것인지요?
장혜영 말씀하신 세 가지 모두가 이유가 될 듯해요.(웃음) 광고가 들어오면 받는데, 우선적으로 그린마인드 콘셉트와 맞는 것들이어야 합니다. 기업의 이익추구활동이 사회적으로 다소 배치되는 면이 있는 기업 광고는 지양하는 편이에요. 대신 저희 잡지와 닮은 그린 콘셉트를 갖춘 업체를 찾아서 먼저 광고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전지민 그린마인드에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들도 어떻게 보면 ‘마음기부’를 한다고 할 수 있어요. 굳이 돈을 들여 상업광고를 하지 않아도 이미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업체들이 많은데, 저희 잡지의 성격과 취지를 알고 도움을 준다는 취지에서 일부러 광고를 집행하는 곳이 많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신념 있는 기업과 계속해서 광고의 연을 맺고 싶습니다.

이종혁 표지에서부터 편집, 글 등 콘텐츠의 상당 부분이 재능기부로 이뤄집니다. 참여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누구이고, 그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김현정 일반 대학생, 주부 프리랜서 작가, 취업준비생, 일선에서 활동하는 사진가 등 아주 다양한 분들이 함께하고 계세요. 주로 20~30대 젊은층이 많은데 저희 잡지를 접한 후 참여하고 싶다고 연락 오는 분들이 꽤 있어요. 현재 9월호를 준비하면서 재능기부 하고자 하는 또다른 사람들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는데, 여러 분들이 각자 본업이 있는 와중에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고 싶다며 저희에게 뜻을 전해오셨어요. 참 감사한 일이지요.

이종혁
전문 기자가 아닌 세 사람이 매달 100페이지에 가까운 콘텐츠를 자체 생산해 내려면 결코 만만치 않을 텐데 말이죠. 그 점에서 그린마인드는 바깥 참여를 통한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전지민 말씀하신 대로 여러 사람의 참여가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가 자체적으로 취재해서 만드는 콘텐츠도 많아요. 여느 잡지사 에디터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인터뷰하고 취재소스 발굴하고, 때론 기고 받은 글을 수정하면서 바삐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다른 것이라면, 재능기부를 통해 글을 주신 분들이 전문 필진이 아니다보니 서로가 마음에 드는 완성도 높은 글을 최종적으로 끄집어내기 위해선 다른 잡지사보다 갑절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에요. 때문에 하나의 글에 대해서도 해당 필자와 이메일이나 유선을 통해 끊임없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죠.


두둑한 배짱으로 잡지 창간에 뛰어들었지만 지난 1년간 어려움도 많았다. 잡지 제작의 노하우나 시스템이 없었기에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기’로 무작정 시도했다.

“초창기엔 진짜 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명함 한 장 없이 무작정 찾아가서 인터뷰를 요청할 정도였으니까요. 현장에서 직접 손으로 써서 명함을 드린 일도 여러 번이에요. 참 감사한 건 그리 ‘무대포’로 들이밀어도(?) 여러 분들이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셨고, 재능기부로 참여해주셨다는 점이에요. 그 힘으로 지금껏 그린마인드를 만들어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재정적 어려움도 빼놓을 수 없는 현실적 문제다. 특별한 지원이나 자본금 없이 시작한 일이기에 지금껏 세 사람의 비상금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창간 이후부턴 판매금으로 인쇄비 정도는 충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은 ‘제로’에 가깝다. 인건비는 고사하고 교통비 등의 취재실비도 아직 개인이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사무실이란 공간도 없어 각자의 집에서, 카페에서, 때론 거리에서 노트 하나로 회의하는 일도 다반사다.

“생활은 아르바이트로 벌어서 해요. 저(전지민)는 전공을 살려 학원 강의 등을 나가고요, 이 친구(장혜영)는 간간히 카메라촬영을, 저 친구(김현정)는 디자인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장혜영씨를 가리키며) 사실 저 친구 부모님은 잡지 만든다고 멀쩡히 다니던 학교까지 관뒀다는 사실은 모르시는데…. 남들이 봤을 땐 돈 안 되는 일을 왜 하냐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희가 원해서 하는 일이니까요. 그저 팔자려니 생각해요.(웃음)”

이종혁
잡지 제작 과정에서 여러 모양으로 재능을 기부하는 많은 참여자들은 어떻게 알게 됐나요? 그런 관계들을 확대해 나갈 수 있었던 나름의 노하우가 있는 것인지?

장혜영 창간 때는 저희 세 사람의 글이나 사진이 젤 많았어요. 그러다가 저희 주변에 자랑하고 싶은 지인들, 재능 넘치고 생각이 바른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알고 2~3호부터는 그런 분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이후엔 잡지가 알음알음 알려져 모르는 분들의 재능기부 제안들이 많아졌고요.

이종혁 지인에서부터 출발해 점점 넓혀지는 그런 관계의 확장성이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축해나가는 과정과도 같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네트워크,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해요. 또 앞으로 롱런하는 진짜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해나가려는 노력도 뒷받침돼야 할테고요.
장혜영 그렇지 않아도 요즘 잡지를 함께 만들 수 있는 이들을 공격적으로 찾아 나서는 중이에요.(웃음)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고 싶지만 방법을 잘 몰라서 못하는 사람들, 그러한 루트를 잘 못 찾는 사람들을 최대한 끌어내 우리만의 그린마인드가 아닌, 모두의 그린마인드가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종혁 그린마인드는 발행 취지나 제작 과정이나 여러 가지로 요즘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청년들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부분이 높은 연봉에 안정된 직장을 추구하는데, 여러분들은 그런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젊음의 시간을 남들과는 다른, 의미 있는 무언가에 투자해 새로운 미래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어떤 계획들을 갖고 있나요?
김현정 우선 책 만들기에 집중, 또 집중하려고요.(웃음) 통권 12호를 마지막으로 몇 개월을 숨 고르는 기간으로 두고 있는데, 8월부터는 또 열심히 준비해서 9월에 13호를 발간할 예정이에요.
전지민 당장은 정기구독자에게 어떤 선물을 줄 수 있을까 등등의 현실적 고민을 하는 게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론 어떻게 독자들과 나눌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려고요. 저희가 현재는 재정적 여유가 없어서 정기구독자에 대한 혜택이 없는데요, 대신 지금까지 그분들의 이름으로 유기동물단체 등에 소액기부를 하는 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도 어떤 형태로든 이런 식의 나눔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장혜영 무엇보다 앞으로의 1년을 또 잘 버텨야겠지요? ‘당신의 그린마인드’ ‘당신의 목소리 낼 수 있는 마인드’라는 목표를 계속해서 실천해 나가려면 일단은 생존이 급선무이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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