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 혼외...’ 혼외보도 찻잔밖 태풍으로 커지나
‘혼외, 혼외...’ 혼외보도 찻잔밖 태풍으로 커지나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9.12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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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조선일보 사주 혼외자 이슈 정면제기

[더피알=강미혜 기자] <조선일보>에 이어 <미디어오늘>이 ‘혼외자식’ 이슈를 지면 앞머리에 내걸었다. 언론사 혼외자식 보도전이 급작스럽게 사회적 초 관심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의혹을 다룬 <조선일보>를 직접 겨냥해 <미디어오늘>이 조선일보 사주의 혼외자식 이슈를 터뜨렸기 때문이다. 언론사 간 물고 물리는듯한 야릇한 ‘혼외’ 보도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 <미디어오늘>은 11일 지면 및 인터넷 톱기사로 방일영 전 조선일보 회장의 혼외자식 이슈를 보도했다. 사진은 미디어오늘 인터넷 메인 화면 캡처.

<조선일보>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하자,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 사주의 혼외자식 이슈를 정면으로 들고 나왔다. ‘혼외 보도 공방전’을 방불케 하는 양 언론사간 미묘한 구도가 언론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중이다.

<미디어오늘>은 11일자 지면 및 인터넷 톱기사로 방일영 전 조선일보 회장의 개인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언론사 사주인 방 전 회장이 혼외자식으로만 4남 2녀를 뒀다는 일종의 고발성 탐사기획 기사다.

이 신문은 기사 서두에 “우리나라 족벌신문사와 사주들은 ‘권력 그 자체’가 된 지 이미 오래다”고 운을 뗀 뒤, “한국의 지배세력이 우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지배하는지 그들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혼맥으로 얽히고설킨 지배세력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족벌언론 사주들부터 살펴본다”며 취지를 밝혔다.

시리즈 형태의 기사로 신문사 사주들의 비상식적 권력화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보도 타이밍이나 기사 소재(혼외자식) 선정이 너무도 절묘해 세간의 화젯거리다.

최근 조선일보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끈질기게 보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꾸로 조선일보 사주의 혼외자식을 거론한 것이기 때문.

조선일보가 혼외자식으로 채 총장을 몰아세우고, 그런 조선일보를 미디어오늘이 사주의 혼외자식 이슈로 똑같이 몰아세우는 형국이다.

이같은 대결구도를 증명(?)이라도 하듯, 미디어오늘의 방 회장 기사가 나간 날 공교롭게도 조선일보 인터넷판 톱기사는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보도와 관련,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의 아들과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들 “걔네 아버지(채 총장)는 부인이 두 명이라고 하더라”’는 타이틀의 후속기사로 채워졌다.

언론사 간 팽팽한 기싸움…“똥으로 똥을 제압한다?”

두 언론사의 ‘진짜 속내’가 무엇이든 간에, 미디어오늘의 ‘맞불기사’로 촉발된 팽팽한 기싸움을 지켜보는 독자(네티즌)들 반응은 다양하다.

한 트위터리안(@jhoh****)은 “(미디어오늘이 조선일보에게) 제대로 한 방 날렸군요”라는 견해를 밝혔으며, 또다른 트위터리안들도 “조선일보에게 빅X을 날린 오늘자 미디어오늘 기사”(@FugioEr*****) “이거 대박이다!!!”(@Angeli*****) “요즘 신문을 보면 한국사회가 정말 재미있다. 특히 인터넷 덕분에는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걸 많이 알게 된다” 등 다양한 관점에서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특정 이슈를 겨냥해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일으키려고 하는 듯한 언론 보도가 불쾌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저널리즘 본연의 감시·비판 기능이나 독자의 알권리 보호 차원이 아닌, 의도성 짙은 ‘사심’이 앞서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독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 ‘펜 싸움’에 피로도가 가중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dogsul)를 통해 “<미디어오늘>의 ‘이분제분’ 전략... 똥으로써 똥을 제압한다? 하수구저널리즘에 하수구저널리즘으로 응수하는... ‘이분제분’ 전략인가?”라며 이들 언론사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일반 네티즌들도 “너가 하니 나도 한다는 황색저널리즘, 안타깝군요” “너무 과도하게 나간 것 같다” “똥에는 똥으로 맞서겠다는 맞똥 정신인가?” “쩝” 등의 댓글로 불편한 심경을 대신했다.

언론사의 유례 없는 ‘혼외 보도 공방’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결국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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