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 ‘열정’ 팍팍!
디자인에 ‘열정’ 팍팍!
  • 홍익대 최영롱 학생 (admin@the-pr.co.kr)
  • 승인 2013.09.18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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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웹 에이전시 ‘디자인피버’를 가다

[더피알=최영롱] 열정 넘치는 세 명의 청년 노진영, 최동현, 박재형 씨가 조그마한 작업실에서부터 시작해 일군 회사. 13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는 에이전트와 크리에이티브를 오가며 독창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세 명의 청년은 나란히 공동대표로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이다. 스스로를 “디지털 에이전트 1세대는 아니지만 1.5세대”라고 칭하는 디지털 웹 에이전시 ‘디자인피버(Designfever)’. 디자인에 대한 어떤 뜨거운 열정(fever)이 녹아 있는지 이 회사 노진영 공동대표에게서 들어봤다.

▲ 노진영 공동대표(사진=홍익대 김고은 학생)
웹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의 영역이 점점 더 광범위해지면서 초기의 디자인보다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피버가 바라보는 요즘 웹 디자인 혹은 디자인계의 트렌드는 어떤가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점점 더 편리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간략한 공정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쓰이도록 하겠다는 것처럼, 디자인도 사람들의 생활을 이롭게 하고, 삶 속에 접목이 된 좋은 디자인을 많은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좋은 디자인은 사람들이 스스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편리하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는 디자인’이라면 꼭 쓰지 않아도, 이해가 되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피버에서는 사업부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각각 어떤 일을 하나요?
크게 디자인실, 디지털 익스피리언스실, 디지털마케팅실 이렇게  세 가지로 사업부가 분류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웹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과 같은 사용성과 관련한 서비스 업무를 진행하고요. 그 다음으로 마케팅과 관련된 광고, 브랜딩, 소셜마케팅 같은 일을 하는 마케팅 사업부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쇼잉(showing). 전시라고도 하죠. 전시영상, 전시 인터렉티브 영상과 같은 제작 업무를 담당합니다. 디지털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는 거의 다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얼마 전 디자인피버는 프랑스 웹 매거진 ‘퓌비즈’에도 소개됐을 정도로 업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영향력을 넓히고 계신데요. 그간 진행했던 여러 프로젝트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모든 프로젝트가 다 중요했고 매 순간순간이 다 기억에 남기 때문에 하나만 뽑기는 영 어렵네요.(웃음) 개인적으로 저에게 또 다른 계기를 만들어준 프로젝트가 더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비록 프로젝트 규모가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을 수 있지만 또 하나의 가지를 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일이니까요. 
예를 들어 웹사이트만 만들다 또다른 디바이스에 사용자환경(UI)을 처음 도입했던 프로젝트 같은 거겠죠. 광고를 집행할 때도 새로운 디바이스에서 시도했다면 그것 또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프로젝트일 거고요. 앞으로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런 프로젝트들이 기억에 많이 남고 특별할 것 같아요.

현재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소셜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깊이 들여다보면 소셜미디어에 대한 발전적 고민 보다는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에 급급한 느낌입니다. 어떻게 하면 정형화 되지 않고, 독특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혹시 남다른 비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좋은 지적입니다. 제가 직원들에게 항상 이야기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요즘 디지털 분야는 디지털을 위한 디지털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 브랜드에서 소셜마케팅을 하려고 하는데요, 소셜마케팅 기획 좀 해주세요.” 이건 출발부터가 잘못된 것입니다. 소셜마케팅은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명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마케팅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소셜이 사용돼야지 소셜 자체를 목적으로 둬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나라의 소셜마케팅을 보면 카피, 플로우들이 해외에서 히트친 것들과 거의 같은 방식이에요.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가 없다는 거죠.
디지털 크리에이티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크리에이티브에 있어서 제작자, 고객, 스탭, 유저 등 모든 사람과 크리에이티브 공유가 돼야 합니다. 그리고 디지털 소셜마케팅이 필요한 곳에 소셜마케팅을 수단으로 쓴다면 그에 맞는 크리에이티브가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하려면 무엇보다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할텐데요. 디자인피버는 어떤 방식으로 ‘의기충천한’ 사내 분위기를 만드나요? 젊은 조직다운 독특한 문화가 있는지?
의기충천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자체적으로 ‘베스트 플레이어, 베스트 팀, 얼리버드’라는 상을 만들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또 ‘TEYPO’라는 이름으로 작은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13년 전에 회사를 처음 만들 때, ‘내가 정말 배우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여기서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모인 친구들에게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마련한 행사들이지요.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도록 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이 시장의 현실이기 때문에, 조금 덜 딱딱하고 형식적이지 않게 회사를 이끌어 나가려고 나름 노력한답니다.(웃음)

현재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 비주얼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는데요. 업계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이 ‘디자이너와 대화하는 법’이 정말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표님만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습니다.(웃음)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이 디자이너와 원활한 소통을 원한다면, 우선적으로 디자이너와 이야기하기 위한 기본적인 뼈대가 준비돼야 합니다. 음악을 예로 들어볼게요. 여러분에게 ‘힙합’이라고 하면, 이게 힙합이구나 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겁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그 톤앤매너를 느끼도록 생각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디자인에도 그러한 장르와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즉, 기본적인 것들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티브를 공유할 땐 비주얼라이징(vis­ualizing)이나 이미지네이션(imagenation)이 돼야 합니다. 글을 읽거나 이야기를 들을 때 머리 속에서 뭔가 그려지는 것이 있을거예요. 이런 이미지네이션이 학습돼 있지 않으면 아무런 감흥 없이 그냥 글을 읽는 것이고, 그냥 이야기를 듣는 것뿐입니다. 같은 먹구름을 이야기해도 내가 생각하는 먹구름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먹구름은 생긴 것이 다르겠죠. 하지만 이미지네이션으로 먹구름을 듣는다면 굉장히 디테일하고 최고의 먹구름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가지고 있는 리소스가 많아야 하고 기본적인 정보에 대한 학습이 돼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 디자인피버의 사무실 내부(사진=홍익대 김고은 학생)
크리에이티브 회사이기 때문에 일에도 밤낮이 없을 듯합니다. 팀 작업 중 의견충돌 등 크고작은 문제들도 있을 것 같고요. 서로 예민할 땐 어떤 식으로 의견을 조율 해 나가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술을 마십니다.(웃음) 회사 차원에서 조율이라기 보다는 각각의 조직에 ‘장군님’들께서 그 조직을 담당하고 있으시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밤을 새고 의견충돌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좋은 결과가 나오고 좋은 소리를 들으면 그간의 스트레스나 잡음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아요. 실제 그런 과정을 거쳐 계속 작업을 해오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힘들게 일했는데 욕만 먹는다면 다음부터는 일하기가 싫겠죠. 그렇기 때문에 저의 역할은 일은 밤을 새서 하고 의견 충돌이 있더라도 좋은 아웃풋이 나올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입니다. 유저(사용자)건 고객이건 훌륭하다는 칭찬을 들어야 힘을 내잖아요? 술 마시는 것보다 이게 우선이죠.(웃음)

디자인피버는 직원 채용시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보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헝그리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헝그리하다는 것은 뛰어나다기보다는 이 일에 절실함이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디자인이나 광고를 해야 나의 목표가 이뤄지고 행복하겠구나’라는 절실함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 있고, ‘이거 하다가 잘 안되면 다른 일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른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피버와 맞는 사람은 일에 대한 절실함이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성공해야 한다는 그런 목표와 절실함.

마지막으로 디지털 마케터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헝그리하고 절실한 친구들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원천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그 일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전 후배들에게 항상 재미없으면 하지 말라고 합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헝그리하고 절박한 것이지만, 그 속에서 모든 힘든 일을 견딜 수 있는 버팀목이 바로 일에 대한 재미이기 때문이에요. 괜한 망상을 갖지 말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가장 잘 알아야 하고, 어떤 일들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에도 내가 정말 미쳐서 이 일을 해보겠다고 한다면 모든 것을 던지고 때로는 헝그리 해도, 모든 것들을 견뎌내면서 할 수 있어야 하겠죠. 이런 것들을 견디고 해낸다면 성공은 필수요건이 되는 것이고, 그런 정신상태라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일을 하면서 행복해서 배고프면서도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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