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실패로 혼란 가중
시리아 사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실패로 혼란 가중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9.20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 “오바마, 이라크-아프간 과도하게 의식한 연설 역효과”

[더피알=강미혜 기자] 시리아 사태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포기를 제안한 합의안을 내놓고도, 여전히 시리아 사태와 관련돼 상반된 시각을 드러내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혼란이 국제사회를 이끌어가는 영-미 두 지도자들의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 시리아 사태와 관련 미-영 지도자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실패가 국제사회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전문가 지적이다. 사진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의 당위성을 강조한 대국민 tv연설 장면. ⓒ뉴시스

김병주 김리앤드파트너스 대표(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고문)는 최근 플레시먼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시리아 사태 개입과 관련된 전략은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국민 설득을 우선적으로 전제해야 하는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영국 캐머런 수상이 모두 이 과정에서 실패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 대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국민들에 대해 직접 설득에 나섰으나, 국민들의 우려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사례를 너무 많이 언급해 역효과를 초래했다고 봤다.

실제로 지난 9월 10일 대국민TV연설에서 오바마는 총 15분 연설 중 반 이상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이야기와 미국이 모든 국제문제에 개입할 수는 없다는 원칙에 할애했다.

김 대표는 “사실 오바마는 대국민 설득에 있어서 시리아 화학무기 응징은 내전개입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지켜야 할 약속을 위반하고 인도적인 가치를 져버리는 것에 대한 처벌이며,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정확한 목표에 공군이 진행하는 타격임을 강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 피해자들의 인간적 비극을 보다 감성적으로 부각하고, 화학무기의 비인도성과 이를 제한할 수밖에 없는 국제사회의 당위성 등을 피력해야 했는데, 오바마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악몽 달래기에 필요 이상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캐머런 영국 수상, 대국민 직접 설득에 소홀했다”

데이비드 캐러런 영국 수상 역시 효율적으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펼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캐머런 수상은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 안을) 의회에 들고 가서 승인을 요청하면 야당도 협조할 것으로 믿고 대국민 직접 설득에 소홀했다”면서 “시리아 응징이 어떻게 이라크-아프가니스탄과 다른지에 대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번 시리아 사태와 관련된 각국 정부의 빗나간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우리 기업과 정부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정 이슈와 관련돼 누가 가장 중요한 설득 대상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강조할 메시지를 명확히 하며,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정해 확실한 서포터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전략적으로 진행하려는 단계별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설득하고자 하는 내용과 목적을 사전에 스스로 분명하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방안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은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대규모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된 결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