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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시 사내 ‘홍보 대 비홍보’로 재편
오너리스크시 사내 ‘홍보 대 비홍보’로 재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9.24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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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특별좌담 ②] 홍보팀의 딜레마

[더피알=강미혜 기자] 오너리스크를 주제로 한 이번 좌담회에는 실제 오너리스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분야별 전문가 5인이 참석했습니다. 다소 민감한 문제인 만큼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고자 참석자들을 익명 처리합니다.

 좌담회 참석자 

오너리스크를 경험한 전직 대기업 홍보임원(이하 홍보임원)
오너리스크를 경험한 전직 대기업 법무팀장(이하 법무팀장)
재계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이하 재계소식통)
십수년간 오너리스크를 지켜봐온 언론사 중견기자(이하 중견기자)
오너리스크 기업을 직접 카운슬링한 전문 컨설턴트(이하 컨설턴트)

▲ 자료사진=전경련 9월 회장단 모습.

▷먼저 보면 좋은 기사: 전문가 특별좌담ⓛ 오너리스크 특징 해부

오너리스크는 워낙에 민감한 기업위기다 보니 과정상에서 사내정치나 부서 간 긴장관계도 상당하다. 이때 조직 내 보이지 않는 경쟁과 알력 다툼도 문제해결에 큰 골칫거리가 될 듯한데.

재계소식통  오너 이슈가 생겼을 땐 어떻게 처신해야 내가, 우리 부서가 다치지 않을까 하는 방어기제부터 발동하기 쉽다. 예전에 경영권 승계 문제가 한창 진행중이던 모 그룹사에 들어간 적이 있다. 가서 보니 내부에 이미 니편 내편 다 갈라져 있더라. 서로 눈치나 보고 하다 보니 내부 움직임은 둔해지고, 이슈대응을 위한 TF(태스크포스) 구성도 한 템포 늦어졌다. TF 자격으로 바깥에 사람 한 명을 만나더라도 어떤 사람은 기존 계열사 명함을 가지고 가고, 다른 사람은 새 명함을 가져가는 등 작은 것 하나에도 손발이 제대로 안 맞았다. 그러다보니 언론들도 내부의 어떤 사람 얘기가 맞는 건지 헷갈려 하고. 각자 자기 방식대로 우왕좌왕하다 보면 실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

컨설턴트  외부 카운슬러로 들어가 보면, 위기시 내부 부서장들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첫째는 회사, 회장님을 살려야 된다는 큰 공감대가 깔려 있고, 둘째는 내가 살아야 한다는 생존에 대한 갈망이다. 이 두 가지 목적이 한 라인을 타고 가면 괜찮은데, 벌어지면서 문제가 생긴다. 회장님은 못 살린다 하더라도 우리 부서는 뭔가 했다는 걸 티라도 내야하니깐 법무나 세일이나 마케팅이나 홍보나 각각이 다들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이다. 외부 시각으로 보면 위기를 맞은 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하나의 방향으로 포커싱해서 가는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법무팀장  통상 오너리스크 혹은 그에 준하는 기업위기가 발생하면 대다수 기업에서 TF가 묵시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때 TF장을 누가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보통은 회장의 최측근인 실세들, 비서실장이나 사장급 인사들이 많이 맡는다. 문제는 리스크 관리 중에 제대로 된 보고체계가 안 이뤄진다는 점이다. 중간에 실세가 떡 버티고 있으니 실무팀장들은 현재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회장에게 직접 보고를 할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결과에 따라 논공행상이 벌어지고, 잘못에 대해선 서로 면피들 하느라 바빠진다.

결국 이 문제는 오너가 직접 나서서 지휘라인에 대한 교통정리를 분명하게 해주는 수밖에 없다.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해서 그걸 근거로 공과를 구분할 수 있게. 근데 말이 쉽지 직접 조직에 들어가 보면 실무진들이 아무리 파닥파닥해도 그게 안된다. 조직 내에서 오래된, 판세를 잘 읽는 사람들이 눈 반쯤 감은 상태로 다 조정하기 때문이다. 홍보나 법무가 별별 회의를 다 해봐도 서로 관점이 다르고 입장 정리가 안돼서 갈등만 생긴다. 위에서 결정을 안 해주니 밑에선 정치게임, 파워게임, 권한싸움 등 이상한 쪽으로만 머리를 쓰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오너가 짊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전경련 9월 회장단 모습. 자료사진

실제 오너리스크시 부서 간 갈등 중 최고의 앙숙관계(?)가 홍보와 법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홍보팀은 나름대로 열심히들 뛰는데 법무쪽에선 그런 활동들을 영 마뜩잖아 하고, 그러다보니 서로 불만이 생기고. 오너위기시 홍보와 법무의 입장차는 왜 이렇게 명확하게 갈리는 것인지.

컨설턴트  오너리스크는 대개 법무에서 리드해서 외부 로펌을 쓰면서 진행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이때 법무는 그런 로드맵을 홍보쪽에다 100% 다 공유해서 계속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해줘야, 홍보팀이 사회적 논리를 세우고 선처를 구하는 여론화 작업을 같이 할 수가 있는데 법무에서 그걸 잘 안한다. 그러다 보니 홍보팀은 자체적으로 뭔가를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법무논리와는 전혀 다른 기사를 내보내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가령 회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정치적으로 핍박을 받는다는 식의 기사를 내 사건을 담당하는 부장검사를 압박하는 식이다. 과거 클라이언트 중에서도 그런 언론플레이를 하다가 오히려 더 크게 데미지를 입은 곳이 있었다. 까놓고 보면 별일이 아닌데 대응을 제대로 못해서 (감옥에) 끌려들어간 케이스였다.

홍보임원  기업이 오너리스크를 맞으면 홍보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대응방법이 거의 홍보 대 비홍보기 때문이다. TF인원은 7~8명으로 구성되지만, 실제 논리싸움은 홍보 대 비홍보다. 그렇기 때문에 홍보실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밖에 나가서 회사 입장과 논리를 전파하는 것 그 이상으로 사내 법무와 재무, HR, 전략, 기획 등 타 부서 임원들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끊임없이 설득작업을 해야 한다. 꼭 닥쳐서만 하지 말고, 평소에 그런 노력들을 하는 게 중요하다.

법무팀장  서로 간 갈등도 문제지만, 지금 법무팀과 홍보팀은 사회적으로 달라진 분위기를 잘 읽어야 한다. 과거엔 총수가 법적문제를 일으킨다고 해도 재판부와 어느 정도 조율이 된 후였다. 보통 배임이나 횡령 등 돈 문제에 대해선 재판부에서 그 돈을 사회에 내놓는 방법을 묵시적으로 알려줬고 그게 집행유예의 조건이 됐다. 그런 묵시적 코드에 맞춰서 법무와 홍보가 전략을 짜서 국민적 여론을 만들면 재판부가 선처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런데 요즘은 법원에선 전혀 선처해줄 생각이 없는데, 홍보팀만 총수 과실을 면피시켜보려고 여러 작업을 하는 듯하다. 그래서 더 역효과가 난다.

▷전문가 특별좌담③ 오너프리미엄 활용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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