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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못된 짓’도 논리가 있어야”
오너리스크, “‘못된 짓’도 논리가 있어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9.25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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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특별좌담 ③] 오너프리미엄을 활용한 홍보기법은?

[더피알=강미혜 기자] 오너리스크를 주제로 한 이번 좌담회에는 실제 오너리스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분야별 전문가 5인이 참석했습니다. 다소 민감한 문제인 만큼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고자 참석자들을 익명 처리합니다.

 좌담회 참석자 

오너리스크를 경험한 전직 대기업 홍보임원(이하 홍보임원)
오너리스크를 경험한 전직 대기업 법무팀장(이하 법무팀장)
재계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이하 재계소식통)
십수년간 오너리스크를 지켜봐온 언론사 중견기자(이하 중견기자)
오너리스크 기업을 직접 카운슬링한 전문 컨설턴트(이하 컨설턴트)

전문가 특별좌담ⓛ 오너리스크 특징 해부
전문가 특별좌담② 홍보팀의 딜레마

오너리스크시 홍보팀 입장에선 형량을 줄이든 여론을 완화하든 논리를 만들든 어찌됐든 무슨 일이든 해야만 한다. 그래서 광고나 CSR, 캠페인, 우호적 홍보기사 내기 등등 여러 활동을 하는데 개중에는 과도한 정권 눈치보기로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홍보활동들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뭔가.

총수 재판 과정에서 휠체어 탄 모습이나 병원복 차림이 자주 등장한다. 사진은 지난 2011년 10월 5일, 이윤재 피죤 회장이 이은욱 전 피죤 사장 폭행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위해 서울 강남경찰성 출석하는 장면. ⓒ뉴시스
총수 재판 과정에서 휠체어 탄 모습이나 병원복 차림이 자주 등장한다. 사진은 지난 2011년 10월 5일, 이윤재 피죤 회장이 이은욱 전 피죤 사장 폭행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위해 서울 강남경찰성 출석하는 장면. (자료사진)뉴시스

재계소식통  오너가 원하시니깐. 그리고 안하는 것보다는 일단 뭐라도 하는 게 나으니까. 또 실제 오너리스크에 크게 관심 없는 대중이나 일반인들은 그런 걸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도 한다.

중견기자  맞는 말이다. 언론이나 홍보나 하는 업이 그런 사람들이야 오너리스크 기업 활동들을 디테일하게 보고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지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별로 손해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홍보임원  한 번씩 너무 안일하다는 느낌도 드는 게 사실인데, 그건 단순히 홍보나 전략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오너 이슈에선 오너가 할 일이 최소 반은 되는데, 오너는 일체 할 일이 없다하고 그걸 스텝 조직한테만 맡기기 때문에 이상한 모양새로 비춰진다. 아무리 완벽한 대책이라 하더라도 핵심 당사자가 빠지면 반쪽짜리 밖에 되질 않는다. 오너 리딩 하에 조직을 끌고 가는 시스템이 돼야 위기관리도 제대로 산다.

컨설턴트  모 그룹사는 총수 관련 캠페인 진행하면서 광고대행사 사람들 생고생시킨 걸로 유명하다.
실무진들이 홍보팀장 오케이 받고 광고카피 하나를 올려 보내면 그 윗라인인 상무가 뒤집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서 보고라인 통해 올라가면 이번엔 상무 위 부사장이 엎었단다. 그러고 나서 낙점됐던 건 회장이나 부회장이 찍은 전혀 다른 광고였다고. 광고대행사 사람들 말이 차라리 회장한테 직접 PT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지, 중간에 홍보팀장이나 임원은 왜 있는 건지 도대체가 모르겠다고 하더라. 결국 뭘 하든 오너 입맛에 맞추는 거다.

홍보임원  총수 위기 땐 홍보팀이 이런 메시지가 들어가면 오히려 여론이 더 이상하게 굴러간다, 마이너스 된다 판단해도 바깥으로 절대 말은 못한다. 여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권을 겨냥한 정책성 광고의 성격이 짙으니까. 오너 입장에 맞춰 조금이라도 도움되겠다 생각 들면 그대로 진행하는 거다.

총수 재판에서 꼭 등장하는 게 휠체어나 병원행이다. 대중은 이제 그런 장면을 제스처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분위기인데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재계소식통  그런 건 오너 가족들만 원한다. 다른 사람들도 다 휠체어 타서 선처 받았으니 우리도 그렇게 하자는 식이다.

법무팀장  휠체어 퍼포먼스는 과거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국회증인으로 출두하면서 휠체어와 마스크를 쓰고 들어간 게 시발이 됐다. 실제 재미를 보기도 했고. 판사도 인간인데 이러다 사람 죽는 거 아닌가 싶어 풀어주는 거다. 근데 이런 패턴들이 재탕삼탕되다 보니깐 이젠 잘 안 먹힌다. 개인적으론 총수가 위기상황이라 하더라도 이젠 아픈 모습 보다는 회사의 대표로써 책임지겠다는 당당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

자료사진=KBS 뉴스 방송 화면 캡처.
KBS 뉴스 방송 화면 캡처. (자료사진)

오너리스크를 맞은 혹은, 대비하려는 기업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씩 해 달라.

중견기자  여론이 안 좋으면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법적 문제가 터질 때마다 센 변호사 기용하면 무조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착각이다. 아무리 훌륭한 변호사도 여론이 안 좋으면 말짱 꽝이다.

여론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결국 평소 평판에 달렸다. 검사나 판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게 자기들이 리걸마인드(Legal Mind), 법 논리로만 재단하다가 판단을 잘못할까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부터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 가령 총수 구속 문제가 걸려 있을 때 검사장이 법조 출입기자들에게 거꾸로 되묻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기자들 입에서 그 사람 진짜 나쁜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면 십중팔구 일주일 뒤 소환조사가 이뤄지더라. 반면 괜찮은 사람인데 이번에 이상하게 걸렸다 하면 보름쯤 뒤에 기소유예 등으로 가볍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평판이 음으로 양으로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조선시대 임금 곁엔 왕명 출납을 관장하던 승정원이 있었지만, 임금께 직언을 하는 기구인 사간원도 있었다. 사간원은 승정원에 비해 한참 낮은 관직이었지만, 임금이 항상 독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구애 없이 바깥의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어서였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을 보면 내부논리보다는 바깥논리를 전하는 홍보팀이 바로 사간원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너들도 평소 승정원 도승지(기획실장)만 찾지 말고, 사간원 관리(홍보실장)를 더 자주 찾길 당부드린다.

검사나 판사들도 여론을 의식해 법조 출입기자들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박정식 제3차장 검사가 CJ그룹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뉴시스
검사나 판사들도 여론을 의식해 법조 출입기자들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박정식 제3차장 검사가 CJ그룹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자료사진)뉴시스

법무팀장  위기를 막진 못하더라도 사전에 위기에 대비하는 논리는 만들어야 한다. 예전부터 터진 오너리스크들을 쭉 보면 해외투자나 배임, 횡령, 비자금 조성 등 돈 문제가 많이 걸려있다.
안타까운 점은 과연 오너나 기업이 어느 정도 논리는 만들어 놓고 일을 진행할까 하는 부분이다. 투자를 할 때 의사결정은 최측근 한 두 사람과 하더라도, 리스크에 대비해 믿을 수 있는 전문가들과 내부 논리는 세워놔야 한다. 그래야 만에 하나라도 잘못된 방향으로 이슈가 불거져도 검찰이나 판사한테 갖다 댈 근거나 데이터가 있다.

실제 검찰도 논리를 갖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에겐 함부로 칼자루를 못 댄다. 막말로 못된 짓을 하더라도 거기에 대한 논리가 있어야 오너도 살고 기업도 산다.

컨설턴트  오너리스크를 겪은 기업들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런 케이스들을 통해 전략적 부분을 스터디하고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준비를 잘 한다 해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실행이 어려운데 준비가 안되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10대 기업들은 대부분 한 번씩이라도 오너 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지만 나머지 30대, 50대 기업들은 그렇지 않다. 이들 기업들은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 한 번 터지면 엉망진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미리 준비하려는 노력과 자세를 갖춰야 한다.

홍보임원  홍보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홍보인이 먼저 다른 부서나 다른 임원 관점으로 뒤집어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홍보 논리만 갖고 주장하다 보면 결국 싸움 밖에 안된다. 다른 부서 입장을 이해하는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평소 다른 부서 임원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찾아와서 고민상담을 할 정도로 친밀감을 형성해놔야 한다.

홍보임원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사내행사에 많이 빠지고, 외부약속이 많다는 점을 들어 사내회의에 잘 안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 사내회의에서도 바깥의 얘기만 하는 전달자 입장이 돼버린다. 홍보임원은 외부 기자 만나는 일이 60%라면 40%는 사내 논리를 이해하고 이 논리를 어떻게 펼칠까에 대해 고민하는 것에 투입해야 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오너리스크를 논한다고 해서 오너프리미엄까지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오너 체제의 문제가 있지만 다른 부분에선 여러 장점도 많다. 한 때 리스크라고 해서 시스템 자체를 없애려고만 하지 말고, 오너프리미엄의 팩트를 잘 발굴해 좋은 홍보기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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