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영앤딥’ 전략으로 종편에 ‘맞불’
KBS, ‘영앤딥’ 전략으로 종편에 ‘맞불’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10.1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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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앵커에 ‘젊은 피’ 대대적 수혈…승부수 통할까?

[더피알=강미혜 기자] KBS가 가을개편을 맞아 뉴스 프로그램에 있어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개편의 핵심은 ‘영앤딥(Yong&Deep·젊고 깊게)’으로 요약된다. 뉴스 진행자를 ‘젊은 피’로 교체하고, 뉴스 프로그램에 깊이를 더하겠다는 뜻이다.

우선 겉모양으론 주요 뉴스 앵커의 연령대가 확 낮아졌다. KBS측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파격적으로’ 젊어졌다.

<KBS 뉴스9>은 입사 14년차인 최영철 기자(39)가 간판 앵커로 나선다. 기존 민경욱 앵커(50)가 입사 23년차임을 감안하면 10년 가량 젊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주말 앵커 역시 입사 10년차인 최문종 기자(40)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 kbs는 가을 개편에서 뉴스 진행자를 ‘젊은 피’로 교체했다. (왼쪽부터) 의 간판 앵커 최영철 기자(39)와 주말 앵커 최문종 기자(40).

안으로는 뉴스의 깊이를 더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확대개편 혹은 신설한다.

<KBS 뉴스9>는 기존 ‘이슈앤뉴스’외 ‘9시 포커스’(가제) 등 5분 안팎의 심층코너를 강화하고, 내용 전달 방식도 ‘read&report(읽고 보고)’에서 ‘talk&story(말하기 이야기)’로 달리 가져간다.

오후 3시에 신설되는 <KBS 뉴스토크>의 경우 KBS가 최초로 선보이는 대담 중심 뉴스 프로그램이다. 낮 시간대 취재현장을 연결해 그날의 주요 이슈를 생상하게 전달하고, 쟁점 사안에 대해선 정면으로 토크 대결을 펼치는 포멧이다. 진행은 김원장 기자(42)가 맡는다.

<KBS 뉴스라인>은 한 시간짜리 심야 종합 뉴스 매거진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매거진 기사답게 깊이 있는 뉴스를 전달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취재부서별로 기자가 출연해 앵커와 쌍방향 질의 응답식으로 그날 뉴스를 짚어준다.

KBS의 이같은 변신은 뉴스 프로그램에 있어 심층보도와 해설, 대담식 형태로 차별화해 새로운 시청자층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전략과 닮아 있어 주목된다.

실제 JTBC를 제외한 나머지 종편 채널은 ‘종합편성채널’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뉴스 보도 비중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2년 종편 프로그램 편성 현황’에 따르면 TV조선은 35.9%, 채널A는 34.1%, MBN은 51.5%를 뉴스보도로 편성하고 있다.

종편의 이같은 뉴스 치중 현상은 종편 정착에 있어 독인 동시에 득이 되고 있다. 종편이란 타이틀에 맞지 않는 편성이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깊이 있는 뉴스를 원하는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이다.

▲ 손석희 jtbc 사장은 지난 9월 16일부터 jtbc 메인뉴스 <뉴스9>의 메인앵커로 나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정치적 쟁점과 이슈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면서 종편의 심층보도, 대담 편중이 오히려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KBS의 이번 가을개편은 무엇보다 JTBC의 ‘파격 변신’에 더욱 자극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JTBC는 지난 5월 손석희 전 MBC 아나운서를 사장으로 영입한 후 보수성향을 벗고 새로운 ‘뉴스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손 사장이 지난 9월 16일부터 JTBC 메인뉴스 <뉴스9>의 메인앵커로 나선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뉴스9>은 손 사장 앵커 등장과 함께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 관행적으로 해온 백화점식 뉴스 나열을 자제하고 사회이슈에 대한 심층취재, 쟁점에 얽힌 당사자나 전문가와의 인터뷰 및 대담을 통해 ‘한 걸음 더 들어간 뉴스’를 지향하고 있다.

KBS의 변신, 손석희표 JTBC 뉴스에 자극받았나

시청자 반응도 대체로 좋다. “손석희의 등장만으로 그레이드업” “이제야 제대로 된 뉴스를 보는 것 같다” “앞으로 더 공정하고 진실된 언론보도를 기대한다” 등 호평이 줄을 잇는다.

더욱이 최근 지상파방송 뉴스들이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이면서부터는 “진짜 믿을 만한 뉴스는 이제 JTBC에서만 볼 수 있다”는 댓글들도 온라인상에서 심심찮게 발견된다.

이런 상황에서 KBS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자존심을 살릴 만한 ‘새로운 뉴스’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KBS의 이번 가을개편은 일단 화제성 면에선 합격점이다. 온라인상에서 수십개에 달하는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고, 네티즌들 역시 KBS의 새로운 변화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실행이다. 젊고 깊이 있는 뉴스를 표방한 만큼, 진짜 젊고 깊이 있는 뉴스다운 뉴스를 선보여야 할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

KBS의 변신이 단순히 구호로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선 시청자들이 궁금해하고, 또 시청자들이 알아야 할 ‘좋은뉴스’를 생산해 내는 데에 전적으로 달렸다. 그만큼 새로운 뉴스의 전면에 선 ‘젊은 피’들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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