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 보호는 흡연자의 의무… 흡연 에티켓 캠페인 활동 박차”
“비흡연자 보호는 흡연자의 의무… 흡연 에티켓 캠페인 활동 박차”
  • 이문종 (roy@the-pr.co.kr)
  • 승인 2010.04.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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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박사 학위 받은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상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지속가능 경영, 윤리경영 등과 맞물리면서 경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단순히 기업의 인지도를 위해 아무런 방향성 없이 예산을 책정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세계적인 담배 브랜드인 필립모리스 본사에서 사회공헌 총책임자로 활동한데 이어 최근 동국대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홍보담당 상무를 사무실(서울 중구 태평로 1가 서울파이낸스빌딩 24층)에서 만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자 흡연률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담배가 중독성이 강하며 심각한 질병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담배꽁초가 타들어가고 있다. 단순히 시장논리로만 생각해 보면 담배회사에 있어 지금보다 더 좋은 마케팅 기회는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 김병철 상무는 “담배는 암과 기타 심각한 질병들을 유발하며 담배 제품의 판매와 사용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강력하고 효과적인 담배 규제를 지지한다”“담배와 같이 위험하지만 널리 소비되는 제품에 대해 규제 환경을 조성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효과적인 규제를 위해 정부, 규제기관, 공중보건 당국, 기업이 손잡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마케팅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자발적 규제를 만들어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김 상무는 “기호식품으로 받아들여지는 담배이기에 소비자들의 선택은 막을 수 없지만,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고 담배에 대해 가능한 많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담배 회사는 흡연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을 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세계 최초로 한국서 흡연 에티켓 캠페인 전개

 

한국필립모리스는 2년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이때 나온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캠페인이나 사회공헌활동을 계획한다. 최근 한국필립모리스의 눈에 띄는 활동은 ‘흡연 에티켓 공모전’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캠페인은 참가자들에게 흡연 문화에 대해 진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발적인 흡연 에티켓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김병철 상무는 “필립모리스는 160개국에 담배를 수출하는 회사이지만, 흡연 에티켓에 관한 캠페인은 한국에서 처음”이라며 “비흡연자를 보호하는 것이 결국 흡연자의 의무로 연결되기 때문에 지정된 장소에서의 흡연이나 흡연에 대한 양해 구하기 등은 꼭 필요한 에티켓”이라고 말했다. 내가 대접받기 위해선 남부터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또 “대학은 다른 장소에 비해 무질서한 공간이다. 미성년자를 갓 벗어난 이들에게 올바른 에티켓을 알려주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08년부터 매년 전국 대학생 광고 공모전을 열고 ‘흡연 에티켓 서포터즈’를 선발한다. 자발적으로 지원한 대학생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서포터즈들은 올바른 흡연문화와 쾌적한 캠퍼스 환경 조성을 위한 흡연 에티켓 활동을 전국 대학 캠퍼스에서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서포터즈들은 대학생 흡연 에티켓 광고공모전 최우수 수상작을 스티커로 제작해 전국 대학 캠퍼스에 부착하고, 캠퍼스 내 흡연구역에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등 비흡연자를 배려하기 위한 다양한 흡연 에티켓 캠페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흡연 에티켓 서포터즈들의 캠페인 활동은 캠퍼스를 넘어 군부대, 국제여객선에까지 확대돼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성숙한 흡연 문화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 상무는 “흡연 에티켓 서포터즈가 활동하고 있는 대학은 확실히 에티켓이 나아졌음을 알 수 있기에 전국 대학들의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올해는 해변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변에는 아직도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꽁초들이 많아 서포터즈와 함께 흡연 에티켓 설파와 함께 쓰레기 청소 등을 계획 중이다.

■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투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기업의 전략적인 사회공헌활동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회공헌활동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평가와 이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히 인지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거나 전략적 인식 없이 사회공헌 예산이 집행되기 마련이다. 또 경영주나 그 가족, 일부 임원의 개인적 관심사나 취미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이라는 명목으로 회사 예산이 지출되기도 한다.

 

김병철 상무는 원래 기자 출신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매일경제신문 기자로 입사해 19**년까지 활동한 뒤 한국필립모리스 홍보담당 임원으로 스카웃됐다. 이어 1999년 대외협력 투자기획본부장, 2004년 스위스 본사 글로벌 사회책임전략담당 상무를 거쳐 2005년 한국필립모리스 상무로 복귀했다. 김 상무는 “본사 근무 당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다양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 매경 기자 출신…대학서 ‘PR 전략론’ 강의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서 생계를 위해 담배잎을 재배한다. 하지만 일손이 모자라 초중학교에 다녀야 할 아이들은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밭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 비용을 더 지불해주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무료급식이나 학용품 등을 지원해 열악한 면학환경을 개선해 준다. 또 도보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 아이들을 위해 교통수단도 지원해 준다.

 

김 상무는 “아프리카에서 지원활동을 할 때 옆 마을에 한국 기업이 전동모터를 지원해준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전동모터가 고장나자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그냥 방치된 상태로 놔둘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단순히 가격이 비싸고 좋은 물품이라고 해서 그들에게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실효성과 지속성”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단순히 마을을 풍요롭게 하는 것뿐 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학문적으로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2002년부터 동국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PR 전략론’을 강의해온 김병철 상무는 본사에서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이듬해인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박사학위 논문 준비를 시작했다. 그 동안 필립모리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3월 ‘제품특성에 따른 사회공헌PR의 소비자 설득효과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가 동료 PR인들과 ‘The PR’에 조언 한 마디를 건넸다. “PR 분야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높아지는 현 시점에 PR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입니다. 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홍보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PR 역사가 짧지 않은데도 전문매체가 없기 때문이었는지 정보공유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이 현실입니다. 앞으로 ‘The PR’이 PR인들간 정보교류의 장이 될 수 있길 기원합니다.”

 

 

김병철 상무


1981년 경동고 졸업

1987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97년 UC버클리 공공정책학 석사

1987년 매일경제신문사 기자

1999년 한국필립모리스 대외협력 투자기획 본부장

2004년 본사 글로벌 사회책임전략담당 상무

2005년 한국필립모리스 상무

 

 

 

 

● 한국필립모리스 주요 사회공헌활동

* 냉동탑차 기증 : 1999년부터 전국 주요 도시 사회복지시설에 음식물을 신선하게 운반할 수 있는 냉동탑차 총 31대 기증
* 펄벅재단 후원 : 한국, 필리핀,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등 세계 12개국에서 고아와 혼혈아, 장애아 등의 인권 보호와 복지 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펄벅재단 후원
* 가정폭력 피해자 및 노숙인들을 위한 행사 후원
* 행복지킴이 복지 차량 전달
* 자연재해 기금 모금
* 담배 재배 농민에 건강 검진 무료 제공
* 서울발레시어터/서울팝스오케스트라 후원
* 한국 전통 예술 페스티벌 및 지방 전통 문화 단체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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