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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은 것처럼~ ‘발칙한’ 소셜 通
약 먹은 것처럼~ ‘발칙한’ 소셜 通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10.24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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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빤 SNS’로 유명세…친밀도 업그레이드

[더피알=이동익 기자] 최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개성있고 참신한 콘텐츠로 이용자들과 독특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SNS채널이 늘고 있다. 이들 페이지를 들여다보면 재치 있는 입담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이용자들은 일명 ‘쩌는 드립력’을 소유한 이 페이지 운영자들에게“약 빨았다”“미쳤다”등의 과격한(?) 댓글을 달며 ‘칭찬 드립’을 날리고 있다.


이른바 ‘약 빤 SNS’를 운영하며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고양시청, 부산경찰청, 한국민속촌 등이다. 오죽하면 해당 지자체 및 기관 페이지 운영자를 따르는 팬클럽까지 생겨날 정도다.

고양시청은 페이스북에서 단연 ‘인기스타’다. 고양시 페이스북은 ‘고양시’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고양이’ 캐릭터가 대화하는 방식으로 2000명에 지나지 않던 팬 수가 5만2500여명을 넘어섰다. 사실 고양시의 SNS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고양시 페이스북은 어느 지자체 SNS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방적인 공지와 시정 소식만 줄줄이 게재된 수준이었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선 모은 ‘고양시·부산경찰·한국민속촌’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를 담당하고 있는 고양시 디지털홍보팀 최서영 주무관은 “지난해부터 페이스북을 운영했는데 단조로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고양시의 앞 두 글자를 따서 고양이 콘셉트로 운영해보자고 해서 프로필을 고양이 캐릭터로 바꿨고 점차 인기를 얻게 됐다. ‘~옹’으로 끝나는 일명 ‘고양이체’는 프로필로 인기를 얻다보니 그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아이디어였다”고 전했다.

트위터에서는 대검찰청과 한국민속촌 계정이 인기다. 평소 대검찰청은 국민들에게 권력의 철옹성으로 비쳐지지만 트위터에서는 친근하고도 재치있는 입담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매번 “기체후일향만강하셨나이까”(기력과 신체는 한결같이 건강하신가요), “점심 맛있게 드시옵소서” 등의 사극톤으로 팔로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한국민속촌은 ‘속촌 아씨’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검찰청과 민속촌 트위터를 의인화해 이 둘의 로맨스를 다룬 웹툰과 소설, 라디오드라마 등을 제작하기 위해 팬클럽 형태의 소셜드라마 지원본부도 결성했다. 이들은 ‘구글 독스’를 활용해 각자 임무를 분담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 운영자의 독특한 화법은 이용자들에 의해 또 다른 콘텐츠로 만들어지고 한다. 사진은 일부 트위터리안들이 검찰청과 민속촌 트위터를 의인화해 웹툰을 제작한 것.
한국민속촌 마케팅팀 관계자는 “SNS 운영은 담당자가 따로 있지는 않고 마케팅 팀원들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한국민속촌이니까 가장 민속다운 말투를 쓰자는 의견에서 ‘아씨’ 캐릭터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도 일방적인 홍보가 아닌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소통으로 공감을 얻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딱딱한 형식으로 전달하던 사건·사고 소식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바꿔 전하고 있다.

위트있는 메시지 덕분에 많아야 10회 정도 리트윗(재전송)되던 트윗글이 이젠 100회를 거뜬히 넘는다. 페이스북에서도 이젠 ‘좋아요(Like)’와 공유 500회를 넘기는 것은 예삿일이 됐다.

이처럼 부산경찰청 트위터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당구장에서 휴대전화를 절도한 사건을 소개하면서부터다. 지난 7월까지 트위터 운영을 해왔던 부산남부경찰청 권효진 경장은 “제가 실제로 당구를 치면서 느꼈던 것을 약간 스토리텔링 식으로 해서 소개를 했다. 이런 식으로 전한 것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SNS 내에서 ‘인격화’된 페이지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슈나 위기 대응, 마케팅 홍보에도 효과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 개인의 역량으로 운영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용자들에게 ‘약 빤’ 페이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페이지들이 매뉴얼이나 전략에 의해 운영되기 보다는 운영자의 개인 능력에 의존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경찰청 SNS 담당자인 권효진 경장이 지난 7월부로 부산남부경찰서 수사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누리꾼들은 그의 개성 있는 멘트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어깨 힘 빼고 이용자 눈높이에서 커뮤니케이션

김형택 마켓케스트 대표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SNS 페이지를 운영할 때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캐릭터를 부여하는 것인데 최근의 모습을 보면 캐릭터 자체가 메인이 되는 경우를 본다”며 “캐릭터를 부여하는 것은 소통의 방법일 뿐이다. 초반에 페이지를 알라기 위해선 적합하지만 캐릭터를 장기간 가져가며 메시지와 동일시하기 보다는 메시지에 녹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석 이노버즈미디어 대표도 “커뮤니티형 페이지의 최대 위기는 담당자가 퇴사했을 때”라며 “커뮤니티에 집중하면 담당자들도 매너리즘에 빠져 나중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고민을 한다. SNS 운영에도 시작과 끝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친근한 소통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은 좋지만 자칫 메시지 전달의 힘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양시청 최 주무관은 “고양이를 중심으로 이뤄진 홍보가 인기를 얻으면서 그같은 지적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드립이나 가볍게 보여지는 메시지 전달에 대한 호흡조절도 하고 있다. 또 고양이에만 치우치지 않고 SNS 민원 콘서트 등 새로운 운영 페이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들이 그동안 SNS에 관심을 가지고 홍보에 적극 활용하려고 있지만 성공 사례가 드문 것에 대해선 ‘어깨 힘을 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LG경제연구원 장승희 책임연구원은 “기업 실무자들이 SNS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해야한다는 압박감”이라며 “그러나 (공공기관들의 사례를 보듯이) 콘텐츠는 멀리 있지 않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조금만 시각을 바꿔 일상에 주위를 기울이면 이용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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