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유혹해 달라, 광고는 유혹이다
나를 유혹해 달라, 광고는 유혹이다
  • 명재곤 기자 (sunmoon@the-pr.co.kr)
  • 승인 2013.10.3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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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곤 세상토크] 유혹자가 성공하는 시대

[더피알=명재곤 국장] 최근 ‘유혹’을 핵심 카피로 삼은 외국의 한 속옷광고가 화제를 모았다. 스웨덴 한 회사가 ‘거대한 유혹의 무기(Weapons of Mass Seduction)’로 명칭된 속옷을 공중에서 450벌 투하하겠다는 광고다.

광고로서 눈길을 끈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다. 먼저 동영상 광고내용이다. 군용 비행기에서 남녀모델들이 속옷만 입고 낙하산 강하를 한다. ‘성적 유혹’을 담고 있다.

▲ 스웨덴 한 속옷회사가 ‘거대한 유혹의 무기(weapons of mass seduction)’로 명칭된 속옷을 공중에서 450벌 투하하겠다는 광고로 크게 화제를 모았다. 사진은 해당 이벤트 홍보 동영상 화면 캡처.

두 번째로는 속옷 투하지점을 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곳으로 하겠다면서 소비자와 양방향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네티즌들 참여도가 뜨거웠다.

마지막은 속옷투하지점 1순위로 북한 평양이 네티즌 낙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한국 네티즌들의 ‘광클공세’ 때문으로 해석한다.

평양이 선정됐을 때 이 속옷회사가 과연 어떻게 평양상공에서 ‘유혹의 무기’를 투하 할런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예정된 속옷투하 시기는 10월31일.

평양투하여부와 상관없이 이 유혹 광고는 성공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다양한 유혹의 장치를 담았기 때문이다. 성(性)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호기심(평양)이 어울려졌다.

유혹의 사전적 의미는 다소 부정적이다. ‘상대방을 꾀어서 정신을 혼미하게 하거나 좋지 아니한 길로 이끎’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이성을 꾐’등의 설명만 놓고 보면 유혹자는 나쁜 남자(여자)이다. 

‘유혹’은 ‘꾀는 것’이고 ‘꾀다’는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끄는 것’이다. 대체로 유혹이란 단어는 한낮보다는 밤중에 어울리는 것으로 많은 이들은 생각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이제 그 유혹은 우리 실생활에서 긍정적이며 생산적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앞서 속옷광고의 사례가 상기시키듯이 단적으로 유혹은 생산과 판매를 촉진하는 윤활제 작용을 할 수 있다. 자석의 N극이 S극을 끌어당기는 그것처럼 유혹은 흡인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유혹자는 상대방이 개인이든, 군중이든 자신의 바라는 바를 얻기 위해 ‘꾀는(유혹)’설계에 능통해야 한다. 어찌 보면 강력한 유혹은 성공 비즈니스의 전제조건이다.

“‘유혹’은 현대사회를 읽는 키워드이다” 대중과 대중문화, 미디어와 소비사회 이론으로 유명한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말이다.

유혹은 고전적 영역인 남녀관계를 넘어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움직이는 도구로 우리 주변에 자리 잡았다는 의미일 게다.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를 소비사회로 지칭하면서 소비의 한 복판에 ‘유혹’을 심어 놨다.


유혹의 기술은 사회 제반 분야에서 활용되고 진화중이다. 필요로 하는 모든 곳에서.

광고분야는 더욱 그렇다. PR업계 종사자들은 단적으로 “광고는 유혹이다”고 말한다.

“길을 가다가 광고 포스터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1초도 안돼요. 짧은 시간에 사람들 눈을 사로잡는 게 중요합니다.” 단 1초의 순간적 상황에서 시선을 ‘꾀는’ 유혹의 메시지가 광고인에게 요구된다. 몇년 전 ‘악마의 유혹’이라는 한 커피류 제품의 광고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유혹의 기술은 따로 있는 것인가. 유혹은 창조적 발상에서 기인하기에 딱히 공식에 따른 답이 있을 리가 없다.

참고로 ‘유혹의 기술( The Art of Seduction)’저자인 로버트 그린은 유혹자의 자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엇보다도 유혹자는 자신을 뒤에 감추고 상대를 관심의 주제로 내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대방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기 위해서는 그의 속마음을 읽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대의 불평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그 불평을 잊을 수 있게끔 즐거움을 제공하고 상대가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 등이 유혹의 기술이라고 얘기한다. 정치인들도 귀담아 들을 충고이다.

궁극적으로 유혹의 목표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다. 로버트 그린의 주장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유혹으로 통하며 우리는 유혹의 기술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광고는 유혹이다, 설득이다, 생산적 소통이다.

연말로 다가가면서 많은 매체에서 ‘광고 대상’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유혹의 기술을 갖춘 광고인들이 다시 주목받는 시기이다.

‘나’를 유혹해 달라. 유혹자가 성공하는 시대이다.




명재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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