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라넷 성공하려면… ‘듣고 이해하고 반응하라’
인트라넷 성공하려면… ‘듣고 이해하고 반응하라’
  • 조성은 (admin@the-pr.co.kr)
  • 승인 2013.11.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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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의 사내컴 속으로

[더피알=조성은]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창의적이고 열린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 기업의 화두인 ‘소통경영’의 과제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인트라넷, 소셜미디어는 소통경영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임직원들 간 수직·수평적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회사의 비전과 가치,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하며, 직원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끌어내려는 목적에서 인트라넷, 사내 소셜미디어는 사내컴의 핵심 채널이 돼가고 있다.


인트라넷, 소셜미디어가 소통경영을 이룰 수 있는 꿈의 채널인 것은 분명하지만, 새로운 사내소통 채널에 대한 직원들의 양적·질적 참여가 활발하지 않고서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 소수의 부서, 직급, 직무 등의 일부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전 부서, 직급, 직무 등에서 최대한 많은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기업의 비전과 목표 달성하는 데에 개선 또는 장려해야 하는 의견과 아이디어들을 활발하게 논의해 한다.

하지만 회사의 희망과는 달리, 기존 일방적·위계적인 조직문화에서 과묵해지고 무관심해진 직원들을 인트라넷이나 사내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갖게 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게시판에 적극적으로 올리고 댓글을 달게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IBM은 혁신에 지친 냉소적이고 불만에 찬 전 세계 직원들을 인트라넷을 통해 새로운 기업 가치를 만드는 데에 동참시켰다. 전 세계 IBM 사업장에서 인트라넷 ‘밸류 잼(Value Jam)’을 이용해 72시간 동안 새로운 기업 가치를 만들기 위한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고, 이를 위해 세계 각지 IBM 직원 5만명이 사이트에 접속했다.

또 새로운 기업 가치가 발표된 후에는 20여만명의 직원들이 이를 읽었으며, 1만 이상의 직원들이 게시판에 의견을 올렸다. 많은 기업들이 IBM과 같은 성공을 꿈꾸며 사내소통을 위해 인트라넷을 도입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참여를 이끄는 데 적지 않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IBM의 ‘밸류 잼’ 성공요인

IBM이 성공할 수 있었던 점은 무엇인가. 첫째, 경영진 관점이 아닌 직원 관점의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했다. 밸류 잼의 토론 과제를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고, 어느 직급·직무·지역의 직원들의 니즈도 소외되지 않도록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결정했다.

임직원 300명의 의견을 취합하고, 회사의 각 부분을 대표할 수 있는 1000여명 이상의 직원을 포커스 그룹으로 지정·토론하고, 다양한 계층, 직무, 지역들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후 4개의 주제를 선정했다. 새로운 회사 가치를 만드는 데 전사적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직원들이 인트라넷을 통한 벨류 잼 토론에 주목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주제는 직원들을 토론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동인이 됐다.

둘째, 시간을 둔 철저한 사전 준비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 전 세계 사업장에 있는 직원들이 참여하는 72시간의 인트라넷 벨류 잼은 한 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시작되기까지 시간을 두고 전 직원들에게 그것에 주목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했다. 오프라인상에서 전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토론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직원 참여를 이끄는 계획된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었다.

셋째, CEO가 직원들을 신뢰했다. 초창기 인트라넷을 운영하면서 “지금 IBM에서 유일하게 가치 있는 것은 주가뿐이다” “IBM에서는 신뢰, 위험 감수를 말하지만 실수가 발견되면 벌칙이 부과된다” “상사에게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등 회사에 대한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직원 의견이 폭주했고, 이를 우려해 경영진들은 중단할 것을 요청했지만 당시 CEO인 팔미사노(Palmisano)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들의 비판과 울분은 점차 가라 않기 시작했고, 인트라넷 토론은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환됐다. 팔미사노 CEO는 불만에 가득 찬 직원들의 비판을 두려워하거나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직원들이 회사를 염려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경영진이 직원들이 쏟아내는 조직에 대한 쓴소리를 듣고 수용할 수 있는 용기와 그들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갖지 않고서는 인트라넷을 통한 사내소통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CEO의 신뢰는 직원들을 춤추게 한다

넷째, 직원들의 소리에 공감할 수 있는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IBM은 벨류 잼에 올라온 100만개이상의 단어들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CEO가 그 모든 것을 읽고 반영했다. 인트라넷, 소셜미디어가 가진 파워는 경청이 이뤄질 때 발휘된다.

인트라넷은 단순히 직원들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곳이 아니다. 경영진이 직원들과 함께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때로는 불만과 비판들, 그리고 창의적인 의견과 아이디어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 듣고, 이해하고, 이해한 것을 토대로 반응하는 것이다.
 
경영진의 메시지에만 초점을 둔 솔직하고 진실된 커뮤니케이션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인트라넷에서 쏟아내는 직원들의 소리들이 경영 활동에 반영하는 피드백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직원들이 인트라넷 공간에 적은 그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들이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인식할 때, 그리고 그 결과들을 전 직원이 공유할 때, 무관심해지고 과묵해지고 냉소적인 된 직원들이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온라인 기반의 새로운 사내컴 매체가 성공적 사내소통을 실현하는 혁명적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에서 무관심해지고 냉소적이고 과묵하게 된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인트라넷을 통한 사내소통이 성공하는 길은 직원 관점의 콘텐츠, 참여를 유도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직원에 대한 신뢰, 그리고 진실한 커뮤니케이션과 주의 깊게 듣고, 이해하고, 반응하는 경청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조성은

코콤포터노벨리 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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