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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선서 거부, ‘제2, 제3의 김용판’이 계속...
증인선서 거부, ‘제2, 제3의 김용판’이 계속...
  • 명재곤 국장 (sunmoon@the-pr.co.kr)
  • 승인 2013.11.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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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곤 세상토크] 2013 국정감사 물음표 하나

[더피알=명재곤 국장] ‘국정원 댓글사건’을 단초로,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11개월이 다 된 지금도 ‘대선 불복’과 ‘대선 불공정’프레임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격돌중이다. 급기야 지난 4일에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의혹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 임명을 여야에 제안했다.

국무총리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 수석회의를 통해 “국정원 댓글사건과 박근혜 정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 및 진보세력측은 공세고삐를 늦추지 않는 형국이다.

내년 지방자치제선거는 물론 차후 대선을 염두에 둔 명분축적과 고지선점의 성격이 강한 만큼 어느 쪽도 선뜻 출구전략을 먼저 제시하는 게 쉽지 않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자진사임 등 근래 검찰 조직 내 기류변화도 연결선상에 있는 까닭에 더욱 난맥상이다.

▲ 지난 10월15일 국정감사에서 김용판 전 경찰청장은 “법률에 의해서 거부사유를 소명하겠습니다”며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2013년 국정감사가 끝났다. 국감에서 국정원 댓글사건은 핵심쟁점 중 쟁점이었지만 여야 의원 간 공방 속에 진실은 오히려 안개 속으로 더욱 묻혀 버린 것 같다.

이런 국면에서 국감과 또 앞선 국정조사에서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증인선서 거부’를 한 행위가 뒤늦게나마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김 전 청장은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국가정보원 ‘댓글사건’을 축소 은폐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현재 재판중이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사법당국의 최종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김 전 청장과 대선 불공정간의 인과관계를 자의적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증인선서 거부의 속사정이 국정원 댓글사건 진실과 연결됐을 것이라는 개연성 때문에 김 전 청장의 태도를 다시 짚어보는 것도 유의미하다는 생각이다.

“내가 국정원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하느냐”는 박근혜 대통령의 반문에서 이 사건의 정치적 심각성이 읽혀지듯 댓글사건은 판도라 상자이다.

국정원이 판도라 상자를 만들었다면 김용판 전 청장은 이 판도라 상자를 어느 정도 들쳐보고, 필요한 만큼 연 인물이다.

김 전 청장의 증인선서 거부 장면으로 다시 되돌아가 보자.

증인선서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증인이 증인석에 떡 버티고 앉아서 눈을 감으면서 나몰라라식으로 선서를 거부하리라고는 특히 일반 국민들은 상상도 못했을 게다. 여야 국회의원들도 강도는 다르겠지만 김 전 청장에게 뒤늦게 일갈하는 모습을 볼때 내심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 10월15일 국정감사에서의 김 전 청장.

“저는 헌법과 법률에서 준 국민의 기본권적인 방어권 차원에서 선서를 거부하며 법률에 의해서 거부사유를 소명하겠습니다” 그는 너무 당당히(?) 선서거부 소명서를 제출했다.

소명서 주요 내용은 이렇다.

“증인 김용판은 소위 ‘국가정보원의 댓글의혹사건’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소환돼 이 자리에 섰다. 증인은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 사건에 관해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해 본 국정조사와 동시에 본인에 대한 형사재판이 동시에 진행중에 있다. 만약 증인의 증언이 외부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그 진의가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될 경우, 형사재판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이를 감안해 증인은 국회에서의 ‘증인감정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및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라 선서를 거부한다”

김 전 청장은 청문회에서 자리만 지켰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협조가 있었기에 김 전 청장이 증인선서 거부를 했다는 말도 나돈다.

이같은 작태는 두달여 뒤인 국정감사 때도 재연됐다. 이미 청문회 때 ‘학습효과’가 있었기에 그로서는 달리 주저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변에서는 본다.

여야가 한 목소리로 “국회의 권위를 모독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했다”며 맹비난했지만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 보내는 듯한 표정으로 버텼다.

▲ 김용판 전 경찰청장은 지난 8월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증인으로 나와 증인선서를 거부한 바 있다.

“김용판 전 청장이 형법을 거론하면서 증인서서를 거부했는데 결국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거짓으로 말할 수 있다고 들릴수 있다”며 “김 전 청장의 선서거부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새누리당 황영철 의원)

여당 의원들도 나섰지만 김 전 청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원들 질책과 비난에 소명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증인선서 거부로 김용판 전 청장은 ‘김철판’이란 별칭도 붙었다.

증인 선서 이후 국회에서 위증을 할 경우에는 1년이상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할수 있다.

현행법상 증인출석 거부에 대해서는 제재를 할 수 있지만, 출석하고 나서 증인선서를 거부했을 때에는 어떤 제재도 할 수가 없다.

선서행위는 증언에 거짓이 있으면 처벌을 받겠다는 것. 때문에 증인선서 거부는 결국 자신이 허위로 답변한 게 들통나더라도 위증죄로 처벌을 받지 않겠다는 김 전 청장의 노림수라고 풀이가능하다.

위증에 대한 처벌가능성을 김 전 청장은 국회법과 형사소송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방어권을 앞세워 지능적으로 피해간 셈이다.

지난 1990년 고시특채(행정고시30회)로 경찰에 입문한 그는 승진가도를 달리면서 지난해 5월 경찰의 최고봉격인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올랐다. 하지만 만1년도 안된 지난 4월1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스스로 퇴임의 사유는 잘 알 게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10개월이 훌쩍 지났지만 진보-보수세력간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광폭의 후폭풍이 일고 있다.

그 한 복판에 김 전 청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함께 서있다. ‘증인선서 거부’는 이래저래 우리 의회(정치)사에 많은 시사점과 숙제를 남겼다.

질문을 해보자. “‘제2, 제3의 김용판’이 선거정국마다 나온다면 어찌할 것인가?” “앞으로도 기본권을 앞세워 ‘증인선서 거부’를 하는 ‘제2, 제3의 김용판’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는 게 법 취지와 국민 정서에 맞는 것일까?”

제19대 국회에서 답을 찾아내 어떤 선거정국에서도 같은 잣대로 활용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명재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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