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위기관리, ‘호랑이그림’은 필요없다
기업 위기관리, ‘호랑이그림’은 필요없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11.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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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주최 ‘제2회 굿모닝PR토크’ 성황리 개최

[더피알=강미혜 기자] ‘마을에 호랑이가 내려와 사람을 해쳤다. 마을사람들은 이장을 중심으로 호랑이가 오지 못하게 누가 담을 쌓을 것인지, 어떤 식으로 순찰할 것인지, 만약 호랑이가 다시 온다면 어떻게 대응하고 싸울 것인지를 선제적으로 논의해야 하는데 웬일인지 호랑이그림을 갖다 놓고 정신 훈육만 한다. 결국 호랑이한테 물리는 일이 계속 생긴다.’

▲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더피알> 주최 ‘제2회 굿모닝PR토크’에서 국내 기업들의 위기관리 현황을 이같이 비유했다.

많은 기업이 크고 작은 위기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략적 시스템 구축과 대응, 관리에는 소극적이라는 의미다.

정 대표는 “위기관리에 대한 교육과 강의만으로는 실제 위기상황에서 대처해 나갈 수 없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위기를 면밀히 검토해 각 유형에 따라 가용한 대응 가이드라인과 R&R(역할과 책임)을 지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굿모닝PR토크는 일선 홍보 실무자들의 정보교류 및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마련한 월례 조찬 행사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최신 동향 및 선도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기업 위기시 홍보팀이 관리 코디네이터가 돼야 

지난달에 이어 2회를 맞은 이날 행사는 ‘국내 기업 위기관리의 최근 트렌드와 실무적 변화’를 주제로, 정 대표가 토크 연사로 나서 대·중견 기업 및 PR회사에 속한 50여명의 홍보인들과 기업 위기상황에서의 애로점을 공유하고 고민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대표는 “위기 매뉴얼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기관리 시스템 가동이 어려운 것은 대개 위기관리 리드부서가 모호하기 때문인 경우”라고 진단하며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홍보팀이 코디네이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최근의 기업 위기에서 특히 소셜미디어가 갖는 파급력에 주목하면서 “소셜미디어상 위기가 홍보 실무자들에게 까다로운 것은 윗분들이 트위터 등에 관심을 갖고 보고나 분석, 해결의 프레스(압력)를 가하기 때문이다. 핵심 키(key)는 회장님이, 최고의사결정자가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분위기냐를 물었을 때 답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소셜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는 ‘관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셜미디어가 기업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자리 잡히면서 사과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 대표는 “소셜미디어가 확산되면서 기업 위기관리에서 사과가 유일한 전략인 것처럼 포지셔닝돼 가고 있다”며 “하지만 사과는 위기관리의 수백가지 방법론 중 하나일 뿐”이라는 말로 지나친 사과남발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소셜, 소셜 때문에…

기업 위기관리에선 무엇보다 내부(부서) 협업이 전제돼야 한다. 정치적·사회적 이슈와 맞물리는 기업 위기가 계속 나타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홍보팀이 리드하고, 홍보팀만으로 해결 가능한 위기 케이스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홍보팀이 위기 과제에 대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만들더라도, 실제 위기 발생시엔 이슈에 대한 핵심 유관부서와 협업체계를 갖춰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상적 얘기지만 평소에 위기관리 시스템과 상황을 각 부서(장)에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주고 정보를 공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실무에서 직접 써먹을 수 있는 살아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마련, 숙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현장 참석자들이 질문을 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기업이 위기관리에 대한 니즈는 있는데 아직도 절실함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정말 잘 된 위기관리는 위기시 회사가 꼭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마인드 및 행동 변화를 주문했다.

한편 강연 이후 현장 Q&A 시간에선 실무자들이 각 기업에서 직접 겪은, 혹은 예상되는 이슈와 관련해 갑작스러운 위기, 오너(CEO)발 위기, 정부기관에 얽힌 위기, 내재된 위기, 위기관리 타이밍과 완결성 등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이 오갔다.

자세한 토크 내용과 현장 분위기는 <더피알> 12월호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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