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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어 더 즐거운 ‘책놀이’ 함께 하실래요?
같이 읽어 더 즐거운 ‘책놀이’ 함께 하실래요?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3.11.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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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지하철’ 플래시몹 현장

[더피알=이슬기 기자] 언제부턴가 지하철에서 책읽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졌다. 우리 신체의 일부나 다름없어진 스마트폰 덕분에 우리는 심심할 틈이 없어졌다. 물론 책 읽을 여유도 함께 사라진지 오래다. 미하엘 엔데의 동화 <모모>에 나오는 시간도둑은 더 이상 가상의 이야기가 아닐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이 시대의 ‘모모’들이 더불어 책 읽는 세상을 꿈꾸며 지하철에서 책읽기를 재현하기 시작했다. 한 달에 한번, 발칙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책읽는 지하철’ 현장에 가봤다.

▲ 책읽는 지하철 플래시몹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책을 읽고 있다.<사진제공=책읽는 지하철>

토요일 오전 10시경, ‘책읽는 지하철’ 플래시몹이 예정된 신도림역 출발열차 승강장이 분주하다. 그들은 함께 모여 책을 읽으며 신도림역에서 출발하는 2호선을 타고 홍대입구역으로 향할 계획이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인사를 나누며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나눔나우(NanumNow)’에서 소식을 듣고 모인 사람들이다. 중간 중간 해사한 표정의 스탭들이 배지와 책갈피 등을 나눠주느라 분주하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잠시, 탑승할 열차가 도착하자 서너 칸에 나눠 탄 스탭들과 참가자들은 자리를 잡고 책을 꺼내 읽기 시작한다. 이달에는 시를 읽자는 주최 측의 제안에 많은 이들이 시집을, 혹은 딱히 장르에 구애받지 않은 책들을 자유롭게 읽고 있었다. 역을 지나칠 때마다 뭔가를 눈치 챈 듯한 승객들의 표정이 이채롭다. 알쏭달쏭해하는 이들에게 스탭들이 다가가 설명을 하기도 하고 궁금증을 참지 못한 승객이 먼저 배지로 멋을 낸 참가자들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 책읽는 지하철 플래시몹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책을 읽고 있다.<사진제공=책읽는 지하철>

한 시간 반가량, 신도림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2호선 라인을 크게 돌아 강남을 거쳐 홍대입구역에 닿았다. 이들의 아지트에서 본격적인 책모임이 시작됐다. 서로 바꿔 읽을 책을 준비한 이들, 스탭과의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이들 등 여럿이 책을 바꾸거나 상품으로 받아가며 분위기를 올렸다. 이날은 플래시몹에 참가한 인디뮤지션 서예린밴드의 무대도 이어졌다.

이내 스탭을 포함에 10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7~8명씩 조를 짜 인사를 나누고 그날 읽은 책에 대해 소개하고 감상을 나누기 시작했다. 다소 낯설고 부산스러울 법도 한데 책을 매개로 한 만남이란 생각에서일까 얼굴을 찌푸린 참가자는 없었다. 오히려 상기된 목소리와 경쾌한 웃음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들의 책수다는 1시간가량 이어졌고 2시 반경 공식적인 행사는 마무리됐다. 몇몇 아쉬운 이들은 자유롭게 못 다한 수다를 위해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11월의 책읽는 지하철은 23일 오전 10시 40분에 신도림역에서 출발한다. 김수영, 알베르 카뮈, 미하엘 엔데 등 11월에 태어난 국내외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함께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자세한 내용은 책읽는 지하철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BookMetr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승객 양지원(22, 대학생)

처음에 탔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다들 배지를 달고 책을 읽고 있어서 좀 이상한 느낌이었어요.(웃음) 평소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확 드니까 뭔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낯설고 어색하기도 하고…

평소 책을 자주 읽으시나요?
책은 집에서 시간 날 때마다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책을 가지고 다니기는 하는데 오늘만 놓고 왔네요.(웃음) 사실 평소에 지하철을 타면 대체로 서있는데 책읽기는 좀 번거로워서 책을 가지고 다녀도 스마트폰을 더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가까운 거리라면 더 그렇고요.

책읽는 지하철’ 플래시몹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원래부터 책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핸드폰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지식은 얕은 것들이잖아요. 책을 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들더라고요. 요즘엔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있는데요. 저도 외출할 때 책을 챙겨갖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참가자 정고은(36, 주부)

‘책읽는 지하철’ 행사는 언제부터 참여하셨나요?
저는 올 초 첫 행사 때부터 참가했어요.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한 꼬박꼬박 참여했고요. 행사가 진행되고 참가자들이 늘어나는 과정을 지켜봐서 애착도 있죠. 책은 원래 좋아했는데 6살, 2살 두 아이 키우다보니 시간이 없어서 이 시간이 더 소중하거든요. 집에서도 틈틈이 챙겨 읽으려고 하지만 마음만큼 쉽지는 않더라고요.

지하철에서 독서를 즐겨하시는 편인가요?
전 원래 지하철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적지 않은 시간을 이동하면서 쓰는데 허송세월할 수도 있는 시간을 기분 좋게 쓸 수 있죠. 지하철에서 읽었던 책을 다시 읽게 될 때는 아, 어디 갔다 오는 길에 어떤 역에서 읽었던 부분인데, 뭐 이런 것도 떠오르잖아요. 읽다보면 장소의 기억도 같이 나니까요. 제 언니가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데 언니도 지하철에서 읽는 책이 독서량의 절반가량 된다고 말하더라고요. 지하철은 책읽기 참 좋은 공간이라고 늘 말하죠.(웃음)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면 또 좋은 점이, 바쁘고 쫓기다가도 여행하다 온 기분이 들기도 하거든요.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책읽는 지하철’의 어떤 면이 매력적인가요?
사실 한 달에 한번, 여기 참가하는 건 낮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해요. 아이들이 비교적 순한 편이라서 같이 오는데 함께 오는 건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을까 싶은 기대도 있고요.(웃음) 책 읽으라고 잔소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책 읽는 환경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제가 본보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또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홍대입구에서 이어지는 모임도 좋아하는데요. 각자 읽은 책을 서로 얘기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즐거워요. 주말을 의미 있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스탭 최미지(29, 고등학교 국어 강사)

‘책읽는 지하철’과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요?
제가 학교에서 아이들과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아이들과 좀 재미있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책모임을 찾아다녔어요. 그러다가 ‘책읽는 지하철’도 알게 됐는데, 처음 왔을 때 신경숙 작가님 북콘서트가 있었거든요. 제가 고등학교 때 신경숙 작가님 ‘외딴방’을 읽고 일주일도 넘게 잠을 못 잤어요. 결국 국문과에 진학한 것도 그 영향이 큰데, 그날의 기억이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송화준 대표님이랑 얘기해본 결과 굉장히 순수한 동기로 행사를 끌어나가시는 부분이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 것 같아요. 제가 워낙 사람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기도 했고요.

책 읽는 게 좋아서 참여했지만 막상 스탭으로 참여하시면 책을 못 읽지 않나요?
그렇지 않아요. 물론 출발 전에는 참가자분들 안내해드리고 이런 일이 있긴 하지만, 일단 출발하고 난 다음에는 그냥 책을 읽는 게 다인걸요.(웃음) 참가자분들만큼은 아니지만 스탭을 하는 게 책을 읽는데 크게 방해되지는 않아요. 오히려 양쪽에 책을 다 펴고 읽고 있는 플래시몹을 보면서 감동이랄까, 전율 같은 게 있어서 주말을 풍성하게 보내죠.

‘책읽는 지하철’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제가 친구들한테 오라고 하면 싫어해요. 뭘 일부러 거기까지 가서 책을 읽느냐고.(웃음) 근데 막상 오면 재미있다는 반응들이에요. 경험해봐야 하는 거거든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칫 자기만의 세상에 갇힐 수 있는데, 이런 곳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색다른 경험이 될 거예요. 혼자 읽지 말고 함께 읽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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