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홍보대사 뒤 빛바랜 ‘정책홍보’
빛나는 홍보대사 뒤 빛바랜 ‘정책홍보’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3.11.2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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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다퉈 위촉, 가치 전달은 ‘글쎄?’

[더피알=조성미 기자] 정부기관에서부터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저마다의 이미지를 만들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홍보활동 가운데 가장 보편화된 것은 바로 홍보대사. 유명인의 이미지에 편승해 조금은 손쉬운 방법으로 브랜딩과 PR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보대사가 정말 제일의 홍보수단이어서인지, 남들이 하니 우리도 하나쯤 있어야한다는 생각에서인지 봇물을 이루는 홍보대사 위촉 소식에 대한민국은 홍보대사 천국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부기관으로부터 고액의 모델료를 받는 홍보대사에 대해 혈세 낭비란 지적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같은 문제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는 게 또 우리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관의 홍보대사라 하더라도 모델료가 차등 지급되는 등 홍보대사 위촉 및 모델료와 관련해 일관성 있는 기준이 부재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각 지자체, 공기관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식 장면 삽입.

모델료 받는 홍보대사, 광고모델과 뭐가 달라?

상업적인 광고가 아니라고 하지만 모델료를 받고 자신의 이미지를 판매하는 이들을 광고모델이 아닌 홍보대사로 칭하는 것이 맞는 걸일까? 이종혁 광운대 교수는 “홍보대사는 계약에 의한 유료 활동이 아닌 순수한 봉사자 입장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활동하는 주체에게 부여하는 명칭”이라고 구분해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홍보대사와 광고모델을 단순히 공익적인 성격과 상업적인 성격으로 구분하는 정도의 단순 이분법적 구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여기에 최근에는 사기업에서도 앞 다투어 홍보대사를 위촉했다는 소식을 전해 광고모델과 홍보대사의 개념을 더욱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홍보대사의 활동이 정책과 어우러진 통합적 측면이 아닌 유명세만으로 홍보대사를 선정하는 것이 반복되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인을 통한 홍보의 파급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유명인 홍보대사를 활용해 위촉식 등의 행사로 언론보도를 진행하면 커버리지도 높아지고 공중들은 홍보대사의 이미지를 통해 정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정책 및 공공캠페인을 공중들에게 인지시킬 때 홍보대사가 매우 유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명인을 내세운 활동의 경우 즉각적이고 빠르게 대중들에게 퍼져 반응 또한 격렬하기에 유명인 홍보대사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110여개 기관서 홍보대사 200여명 위촉

▲ 모범적인 병영생활로 병무홍보대사로 위촉됐던 가수 상추는 3개월만에 불성실한 복무태도가 드러나, 연예병사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보대사의 역할과 모델료를 두고 반복되는 논란에 연예인 중심의 홍보대사를 지양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축제, NGO 등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거나 활동을 펼친 숫자는 110여개 기관에서 200여명(팀)에 달한다.

또한 반짝 떠오른 유명인을 서로 모셔가려는 경쟁도 치열해 홍보대사 겸직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올해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들 가운데는 2개 이상의 홍보대사를 겸직하는 유명인도 다수 있다.

반면 유명인들은 자신이 맡게 되는 홍보대사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한 공공PR 전문가는 “최근에 너도나도 홍보대사를 위촉하다보니, 종류도 많고 유명인도 많아졌다. 또한 홍보대사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위촉식, 초상권 사용이 허락한 선에서 광고 및 인쇄물과 라디오 광고 등 그 폭이 매우 좁다”며 “유명인들도 홍보대사 위촉하고 초상권 사용만 허락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홍보대사 스캔들 발생시 대응 매뉴얼 부재

이처럼 홍보대사를 기용하고 또한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이들도 단순히 유명세 확인의 척도 정도로만 생각해 무분별하게 수용하기 때문에 때로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발생한다. 아무런 기준과 검증 없이 인물에 대한 유명세만을 이용, 홍보대사로 위촉된 경우 유명인의 구설수 등 위기상황에 대응방안도 없다.

홍보대사의 활동과 관련해 가장 크게 지적 받고 있는 것이 홍보대사는 단순히 사진 한 장 찍고 고액의 모델료를 챙겨간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은 홍보대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단순히 ‘얼굴마담’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올해 위촉된 대다수의 홍보대사들은 위촉됐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이후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소식은 전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는 스토리가 있는 홍보대사 위촉과 홍보대사의 성격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홍보고문으로 위촉된 이외수 작가가 엑스포 주행사장인 동의보감촌에서 기체험을 하는 모습.

이와 반대로 최근에는 이름뿐인 홍보대사가 아닌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대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도 등장했다.

지난 9월 개막했던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는 저마다 행사를 알릴 수 있는 스토리를 지닌 이들을 홍보대사로 위촉, 홍보대사 각기의 책임과 역할을 맡아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성공적인 홍보활동으로 45일간 목표관람객 170만명을 훌쩍 넘긴 215만명이 찾아와 지역축제로는 드물게 10억 원의 흑자를 기록, 성공적인 홍보대사 캠페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홍보대사 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기관에서 홍보대사를 선정할 때 캠페인의 적합성, 인지도, 이미지, 향후 홍보활동가능성 등 두루두루 살펴야 하며 특히 공공기관의 이미지 또는 정책과 홍보대사의 적합성을 따져봐야 한다.

또한 유명인들도 홍보대사 활동에 위촉될 때는 자신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 홍보인은 “방송인 박수홍 씨가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이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의 홍보대사라고 밝히며 그 취지 등을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상적인 홍보대사라고 평가했다.

이종혁 교수도 “홍보대사가 되었기 때문에 어떤 활동을 하는가 보다 어떤 활동을 계기로 홍보대사가 되어야 한다는 본래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세한 내용은 <더피알> 매거진 11월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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