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생태계 뒤흔든 ‘종편 2년’
미디어 생태계 뒤흔든 ‘종편 2년’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12.03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편2년] 시청률 1%, 적자 눈덩이…시장평가와 향후전망은?

[더피알=강미혜 기자]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12월1일자로 개국 2주년을 맞았다. ‘종편 2년’에 대한 평가는 ‘여전한 낙제’와 ‘절반의 성공’으로 엇갈린다.

시사·보도프로그램 일변, 막말·선정성 논란 등 ‘종합편성’ 취지에 맞지 않는 채널이란 비판적 시각이 있는 반면, 4사 모두 킬러콘텐츠를 앞세워 시청률 1%대를 넘어선 건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내년 초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살아남기 위한 종편4사의 분주한 움직임도 볼거리다. 출범 2년째인 종편의 현재모습과 시장평가, 채널전략, 향후전망 등을 심층 분석했다.

▲ 2013년 12월1일자로 종편 출범 2년을 맞았다. 사진은 지난 2011년 12월1일 오후 종편 4사가 일제히 첫 전파를 쏘아 올린 장면. ⓒ뉴시스

“여전히 부족하지만 발전했다.”

양윤직 오리콤 미디어전략연구소 소장은 출범 2년을 맞은 종편의 현주소를 이같이 평가했다. 시청률과 콘텐츠를 놓고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많이 발전했다는 설명이다. 양 소장은 “종편 초기엔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도 컸지만 2년째는 점차 현실을 반영한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종편의 성장세는 시청률에서 확인된다. 지난해까지는 0%대의 ‘굴욕’ 시청률을 기록하며 ‘애국가 시청률보다 낮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었지만, 올 들어선 ‘마(魔)’의 1%대를 넘어서며 선전중이다.

최근 5개월간 평균 시청률 역시 4사 모두 1%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7월1일~11월19일까지 닐슨코리아의 월별 시청률(전국 유료방송가입가구 06~25시 기준)을 분석해 본 결과 종편 4개사 중 MBN이 월평균 1.45%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인 가운데 TV조선 1.33%, JTBC 1.15%, 채널A 1.13%가 그 뒤를 이었다. 1년 전 평균 시청률(2011년 12월1일~2012년 11월18일) 0.548%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종편4사 월별 시청률
▲ *기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입가구, 06~25시 평균.

애국가 시청률 넘긴 종편, 가능성 보인다?

종편 시청률 상승은 콘텐츠와 시청습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지상파와 ‘노선’을 달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콘텐츠 차별화에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평가된다. 양 소장은 “종편이 프로그램 제작이나 편성에서 처음엔 지상파랑 똑같이 하다 지금은 달리 가져가고 있다. 4사 모두 토크쇼 프로그램들이 대박 났다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채널별로 서로 다른 킬러콘텐츠가 등장했다”고 저간의 변화를 짚었다.

토크쇼 주제도 지상파와 선을 그었다. 대부분의 종편 토크쇼가 출연진들의 ‘집단토크’라는 비슷한 포맷을 유지하면서도 생활밀착형 주제다.

이에 대해 양 소장은 “고부갈등, 부부문제, 건강, 자녀교육 등 찜질방에서나 할 법한 수다들을 직설적으로 풀어낸다. 연예인 신변잡기 위주인 지상파 토크쇼와 차별된다”고 보면서 “그런 생활밀착 토크주제가 집에서 리모콘 주도권을 갖고 있는 ‘아줌마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상파와 인접한 채널번호도 시청자층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TV 시청습관에서 지상파나 케이블처럼 종편도 점차 자리를 잡게 됐다는 것이다. 양 소장은 “수십수백 개 채널이 있어도 한국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3개 채널만을 보는 것으로 조사된다”며 “이런 좁은 시청습관에서 처음엔 종편을 낯설게 느끼다가 점차 채널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고 봤다.

▲ 종편 토크쇼는 출연진들의 '집단토크'라는 비슷한 포맷을 유지하면서도 생활밀착형 주제로 지상파와 선을 그었다. 사진은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jtbc <유자식 상팔자>, mbn <동치미>, 채널a <웰컴투 시월드>, tv조선 <대찬인생>.

종편 적자폭, 올해도 작년과 비슷할 듯

하지만 시청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종편의 경영여건은 오히려 악화됐다. 매출이 늘면서 적자도 같이 늘어나는 기형적 형태다.

무소속 강동원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출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을 분석한 결과, 2012년 종편4사는 총 3097억원의 영업손실과 2754억원의 단기순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JTBC의 영업손실이 13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채널A 737억원, TV조선 543억원, MBN이 419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종편의 방송사업매출과 광고매출액은 전년대비 각각 1000억원 가량 증가했는데 영업순익과 당기순손익 적자폭은 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 적자규모를 감안하면 종편은 사실상 부실기업과 다름없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버텨내기 어렵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전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2013년 종편 4사의 경영여건 역시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 인식 전환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채널 운영·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계속 수반되다 보니 당장 흑자로 돌아서긴 어려운 구조다.

종편사 한 관계자는 “(작년 대비) 크게 나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대한 적자폭을 줄여나가겠다는 말 외에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또다른 종편사 관계자 역시 “적자폭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신규채널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적자를 감수하는 건 일반적인 일 아니냐”고 반문하며 “광고비가 계량적으로 측정돼 실제 돈(광고비)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시기를 길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