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4社 4色 채널별 전략 엿보기
종편 4社 4色 채널별 전략 엿보기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12.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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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2년] ‘영리한 선택’ JTBC…‘시청률 선두’ MBN

[더피알=강미혜 기자] 종편이 선택과 집중으로 시청률 1%대를 넘어섰지만 채널별 포지셔닝 전략은 각기 다른 모습이다.

우선 JTBC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타사에 비해 드라마와 스포츠 등 프로그램 형태를 다변화하면서 보다 폭넓은 시청자층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JTBC 송원섭 홍보마케팅팀장은 “드라마 등 제작비가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경영수지에선 적자폭이 크지만 장기 투자관점에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팀장은 “일주일에 월화·일일·주말 세 개 슬롯(slot)으로 드라마를 제작·편성하는 채널은 종편과 케이블을 통틀어 JTBC가 유일하다”며 “드라마는 시청습관 때문에 지상파를 넘기 가장 힘든 종목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노력하다 보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jtbc는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 영입과 함께 을 중심으로 뉴스 색채를 새롭게 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사진은 방송 화면 캡처.

올해는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 영입과 함께 <JTBC 뉴스9>을 중심으로 뉴스 색채를 새롭게 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인터뷰, 대담, 심층취재 등을 통해 ‘한 걸음 더 들어간 뉴스’를 표방했다.

JTBC의 이같은 뉴스 변신은 전문가들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성해 교수는 “저널리즘을 강화하면 채널 전체의 브랜드파워를 높여 여론시장을 주도해나갈 수가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JTBC가 미디어 경영학·경제학적으로 영리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윤직 소장은 “뉴스9은 미드(미국드라마)식 뉴스룸과 과거 <손석희의 시선집중>이란 두 가지 포맷을 융합해 놓은 형태로, 미국과 같은 어드밴스드(Advanced) 뉴스를 표방하는 셈”이라고 보면서, “단편적이거나 짧은 뉴스만을 접하던 시청자들 입장에선 어색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폭넓은 뉴스 시청자층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JTBC <뉴스9>, “미드 뉴스룸-손석희의 시선집중 융합 형태”

MBN은 종편 시청률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종편 토크쇼 중 가장 처음으로, 가장 크게 히트를 친 <황금알>의 역할이 컸다. 자체적으론 프로그램 퀄리티를 높인 결과라고 분석한다. MBN 송정우 홍보부장은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에 있어 철저히 정해진 틀에서 움직인다”며 “보도와 예능, 교양 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프로그램 품질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평가에 대한 기준이 높다는 설명이다. 테스트 개념으로 방영하는 파일럿 프로그램도 정규 편성되려면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시청률이 나와야 한다. 가령 예능은 2.5~3%, 교양은 2%대 시청률이 아니면 정규 프로그램이 되기 어렵다.

송 부장은 “본방뿐만 아니라 재방까지 면밀히 분석해 시청 효율을 따진다”며 “최근 <휴먼다큐 사노라면>이 시청률 3.8%를 기록하며 종편 교양 프로그램 중 최고 기록을 세운 것도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엄격한 관리 결과”라고 말했다.  

▲ mbn은 시청률에서 종편 4사 가운데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자체적으론 프로그램 퀄리티를 높인 결과라고 분석한다. 사진은 mbn 간판 프로그램 <황금알> 화면 캡처.

하지만 MBN은 보도전문채널의 이미지를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종편 이전 17년간 보도채널로 운영돼 오면서 보도라는 채널 아이덴티티가 안팎으로 깊숙이 자리 잡았다. 양윤직 소장도 “MBN이 인기 프로그램을 많이 배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식상에서 종편보다는 경제뉴스, 보도채널이란 느낌이 더 강하다”고 봤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송 부장 역시 “실제 MBN의 고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1~2년새 채널 성격을 규정짓기는 이른 게 아닌가. 앞으로 드라마 등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 편성해서 다른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TV조선은 올해 정치·사회적으로 중요 이슈를 선점하면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 과정을 3시간 동안 단독 생중계한 것이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논란때 아들 어머니로 지목된 임모씨 집 가정부와의 단독 인터뷰 등이 단적인 사례다.

TV조선 장원준 부장은 “내부적으로도 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 생중계 이후 시청률이 업그레이드됐다고 본다”면서 “시청자 뇌리에 강하게 남는 특종이나 심층보도로 전통적으로 뉴스에 강한 조선 이미지를 심을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양윤직 소장은 “아젠다세팅(의제설정)을 잘하는 조선일보의 정체성이 TV조선에도 반영되는 듯하다”면서 “시청률 게임보단 영향력 게임으로 가면서 보수층을 집결시키고 있다”고 해석했다.

TV조선은 굵직한 특종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로 해서 시사프로그램 시청률을 덩달아 끌어올리는 효과도 가져왔다. <신통방통> <시사탱크> <돌아온 저격수다> <황금펀치> 등은 종편 동시간대 1위를 하며 골고루 선전중이다.

▲ (사진 위)tv조선은 올해 정치·사회적으로 중요 이슈를 선점하면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사진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 과정 단독 생중계를 예고한 뉴스 장면 화면 캡처, 채널a는 자사 시청률 상승 요인을 새로운 소재와 참신한 장르의 프로그램 덕분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종편 최초로 100회(주간 프로)를 돌파한 <이제 만나러 갑니다>.

‘영향력 게임’ TV조선…‘색깔찾기’ 채널A

장 부장은 “듣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갈증을 그간 지상파방송사들이 놓쳤다. TV조선을 비롯한 종편이 그 부분을 해소한 것”이라며 “여전히 보도나 시사 프로그램 비중이 높다는 비판이 있지만 시청자 갈증을 풀어주는 차원에서 시사토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막말 등 선정성 지적에 대해선 예방에 더욱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장 부장은 “프로그램 제작 여건상 생방송이 많다보니 센 멘트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내부적으로 굉장히 조심하자는 분위기다. 중장기적으론 생방송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채널A는 자사 시청률 상승 요인을 새로운 소재와 참신한 장르의 프로그램 덕분으로 보고 있다.

채널A 오지원 기획홍보팀 과장은 “음식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고 착한식당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탈북여성들과 함께 남북화합을 모색하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 꾸밈없는 솔직담백함으로 데일리 시사토크의 새 장을 연 <박종진의 뉴스쇼 쾌도난마>, 고부간의 갈등을 유쾌 통괘 상쾌하게 풀어나가는 토크쇼 <웰컴 투 시월드> 등이 대표적 프로그램들”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채널A는 종편 4사 중 가장 색깔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철수 교수는 “4사 중 너무 밋밋한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윤직 소장도 “먹거리 X파일 외 딱히 떠오르는 연상 프로그램이 없다”고 동조했다.

이에 대해 오 과장은 “먹거리 X파일은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이라며 “그밖에도 다양한 인기 프로그램들이 있다”고 말했다. 종편 최초로 100회(주간 프로)를 돌파한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경우, 해외언론도 취재를 오고 있으며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시청자들도 많이 본다는 설명이다.

오 과장은 “조만간 선보일 프로그램 가운데는 시청자 사랑을 받으면서 채널A의 간판으로 자리 잡을 것이 적잖이 포함돼 있다”고 귀띔하며 “감동이 있는 프로그램, 정보와 웃음이 있는 프로그램, 우리 사회의 공공선과 가치관을 추구하는 공익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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