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시대, ‘시민서재’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중독 시대, ‘시민서재’가 필요하다
  • 김현성 (admin@the-pr.co.kr)
  • 승인 2013.12.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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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의 문화돌직구]독서문화 발전 위한 제언

지난 11월12일 마포구청 ‘하늘도서관’이 개관했다. 도심에 공공도서관이 생긴다는 소식은 언제나 반갑다. 특히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12층에 마련돼 시민들 반응도 뜨겁다. 개관 소식을 듣고 지난 주말에 하늘도서관에 가봤는데, 학생들과 아이들로 가득 차 잠깐 앉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공간이 충분히 넓지 않은 것은 아쉬웠지만 도서관 가득 책을 펼쳐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유쾌한 일이었다.

그동안 마포구는 도서관 시설이 부족해 구민들의 불만이 많았다. 인구 40만의 도시에 구립도서관은 한 곳 뿐이었다. 마포구의 문화적 위상을 생각하면 의아하기까지 한 일이다. 구민들의 불만은 민원으로 이어졌고, 다행이 지난 9월 옛 마포구청 청사를 마포중앙도서관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현재 도서관 설립 조례가 공표돼 사업이 진행 중이라 한다.


참고로, 인구 당 도서관 수는 OECD 평균이 5만명 당 1곳이다. 또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1인당 공공도서관 장서 수인데 우리나라는 1.43권으로 미국(2.64권), 일본(3.13권)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 충분한 규모의 도서관보다는 OECD 평균에 맞춰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한 전시행정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공공도서관 확충은 시민 복지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출판업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출판계에는 현재 공공도서관에서 1년 동안 책을 구매하는 650억원 가량의 비용을 3000억원까지 늘리면 다양한 책이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매년 출간되는 1만5000권의 장서를 공공도서관에서 2부씩 의무적으로 구입하면 가능하다.)

출판 산업은 급격한 매출 감소로 최대의 불황을 겪고 있다. 도서관이 양질의 책을 출판하는 데 기댈 수 있는 최소한의 언덕이 돼준다면 이를 발판으로 변화와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

하늘도서관에서 받은 또 하나의 좋은 인상은 아이들에 대한 배려였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독서공간이 따로 마련됐고, 도서관의 인테리어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거부감 없도록 꾸며졌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중독에 노출된 지금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경험은 값질 수밖에 없다. 척박한 우리나라의 독서 문화의 환경에서 역시나 미래는 아이들에게 있다.

우리문화의 운명은 독서문화의 발전에 걸려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책에는 매체 내 정보 습득의 기능과 더불어 독서 행위 자체가 주는 사회적 순기능이 있다. 그 순기능은 다른 매체를 통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책은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매체이며, 수천년 동안 축적된 인류문화의 거대한 데이터이다. 또한 예술로서의 위상이나 영화나 대중음악, 게임 등에 비해 유희적 매력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물론 무분별하게 도서관이 건립돼서는 안 될 것이다. 마포구 하늘도서관 예처럼 청사에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 백 억의 세금으로 지은 으리으리한 건물에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이 하나 생긴다고 불만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한 기업들이 직원 복지와 지역 시민들과의 융화를 위해 도서관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생각된다.

책을 읽자는 공허한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좋은 책을 담을 수 있는 도서관을 세우자. 도시 곳곳에, 우리들의 마을에 시민의 서재를 꾸리자.

 

 

김현성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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