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저널리즘 ‘45점’ vs. 매체 광고력 ‘오름세’
종편 저널리즘 ‘45점’ vs. 매체 광고력 ‘오름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12.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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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2년] 엇갈리는 평가

#. 방통위, 종편 ‘퍼주기 평가’.. 탈락은 말뿐, 재승인 ‘탄탄대로’
#. ‘괴물방송’ 종편, 이대로 좋은가
#. “여론 왜곡, 해악” “사회 통합 저해”… 이념·정치 편향이 가장 문제
#. 종편 필요성에 여론 ‘싸늘’
#. 막말·저질 토크에 무더기 재방송 논란

[더피알=강미혜 기자] 종편 2년에 대한 주요언론들의 최근 기사제목이다. 매체성격에 따라 종편을 바라보는 온도차는 있지만, 다수 언론을 비롯해 여론은 여전히 종편에 비판적 잣대를 댄다. 종편 출범 근거가 된 미디어법의 날치기 통과 논란 등 탄생부터 지금까지 각종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종편에 대한 시장평가는 저널리즘 관점과 매체 관점에서 다소 엇갈린다. 전자의 경우엔 저널리즘의 공정성 훼손, 상업화를 강도 높게 비판한다.

김성해 교수는 “종편은 저널리즘의 본래 역할인 사회적 통찰,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 여론형성 보다는 오히려 감정적 쏠림현상, 표피적 비난을 일삼아 그로 인한 정치 냉소주의, 극단적 편가르기 등을 만들어낸다”며 “미국의 폭스뉴스처럼 상업주의로 저널리즘 가치를 훼손하는 선정적 매체가 돼가고 있다”고 혹평했다. 

             종편 채널의 가장 큰 문제점

▲ *경향신문-ksoi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자료출처=경향신문 11월20일자 기사)

다수의 언론학자들 역시 종편 2년에 ‘낙제점’을 주긴 마찬가지다. 지난 11월 14~18일 <경향신문>이 한국언론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한국방송학회에 소속된 학자들을 대상으로 전화 및 이메일로 설문조사한 결과, 종편 2년 성과를 묻는 질문에 48명의 응답자가 100점 만점에 평균 45.23점을 줬다.

학자들은 종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이념·정치적 편향’(50%)을 꼽았다. 이어 ‘보도채널화’(22.9%), ‘정치프로그램 과잉’(8.3%), ‘선정·자극성’(8.3%), ‘재방송이 많다’(2.1%)는 순으로 나왔다.

편성 비율도 종합편성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보도 중심에 쏠려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민주당 최민희 의원에 제출한 ‘2013년 종편 편성 비율 세부 내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종편 편성비율은 JTBC를 제외한 종편3사 모두 보도프로그램이 40%를 웃돌았다. TV조선이 47.4%로 보도프로램 비중이 가장 높았고, 채널A 46.5%, MBN 42.6%였다.

‘이념·정치적 편향’ 큰 문제…“종편, 폭스뉴스화 돼”

▲ 다수의 언론학자들은 종편 2년에 ‘낙제점’을 줬다. 사진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와 광주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6월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5·18 왜곡보도 종편 규탄대회’를 한 모습. ⓒ뉴시스
보수신문을 모태로 한 종편이 친정부·우파보도 일변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민주당 정병헌 의원이 최근 3개월간(7월26일~10월25일) 종편 4사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의 정치성향을 분석한 결과, 69.5%가 친정부·보수성향으로 나타났다.

TV조선이 91.2%의 보수성향 패널로 압도적 1위였고, 채널A가 72.6%로 그 뒤를 이었다. 정 의원은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공익성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향후 종편 재승인 과정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분명한 계량적 수치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해 교수도 종편의 정치적 편향성을 큰 문제로 지적하며 “여론다양성을 추구하기는커녕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일침 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여론형성은 애초 보수신문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고 보면서 “그나마 공중파방송이 (보수-진보의) 중간 역할을 하며 (정치적 편향성을) 견제해왔는데 보수신문이 보수방송을 만들면서 방송의 중도성이 무너져버렸다. 이제는 (종편이) 공중파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광고)매체적 관점에서 종편 가치를 따지면 1년 전과 비교해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단적인 예로 광고주들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고. 종편 시청률이 오르고 채널별 대표 프로그램들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자발적 광고들이 생겨나고 있다.
 
양윤직 소장은 “채널별 편차는 있지만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데는 광고주 수가 전년 대비 1.5~2배가량 증가했다”며 “지난해만 해도 종편광고는 어쩔 수 없는 ‘관리비용’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투자비용’으로 여기는 기업도 꽤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종편이 방송매체로서 ‘방송사다운’ 광고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광고주 입장을 배려한 광고집행 전략이 없다는 것.
 
한 대기업 광고 담당자는 “보통 방송광고는 (광고)대행사든 방송사든 크리에이티브를 넣어서 광고집행을 요하는데 종편은 전혀 그러질 않는다”며 “신문에서 방송으로 (광고가) 밀어내기가 되니까 크리에이티브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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