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기로에 선 종편
2014 기로에 선 종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12.09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편2년] 재승인이냐 탈락이냐…“이미 짜인 시나리오”

[더피알=강미혜 기자] 내년 초 예정된 종편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방통위의 셈법은 복잡하다. ‘종합편성’이란 기준에 맞지 않는 채널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 속에서 특정채널을 재승인하지 않았을 시 몰아닥칠 후폭풍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재승인 ‘탈락’ 가능성을 언급하며 종편 각사에 긴장감을 주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0월8일 조찬 세미나에서 “심사위원들이 평가하겠지만 종편 4개 중 2개는 재승인이 안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내년 초 종편 종편 재승인 심사가 예정된 가운데, 방통위가 실제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을 결정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게 언론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사진은 지난 9월5일 ‘종합편성과 신규 보도채널 사업자에 대한 재승인 심사 계획안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는 모습. ⓒ뉴시스

하지만 방통위가 실제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을 결정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게 언론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보수언론의 거센 반발은 차치하고라도 총선 등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디어오늘 박장준 기자는 “종편의 편파방송, 막말논란 등 저널리즘 왜곡사례가 불거지면서 방통위 입장에선 재승인 탈락에 대한 1~2개 명분은 갖고 있다”고 보면서도 “내년 총선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4개 채널을 다 유지하는 쪽으로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철수 교수도 “선거가 있으니 (특정 종편) 채널을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재승인 또는 탈락 여부를 떠나 종편 스스로들 지상파와 다른 색깔을 각자 보여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풀어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종편사에 따라 외부평가가 다르지만 재승인 심사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도 상당수다. 방통위 ‘방송평가’에서 종편4사 모두 기준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방송평가는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1000점 중 350점을 차지할 정도로 그 중요도가 큰데, 4사 모두 무난히 이 관문을 통과했기 때문.

종편시장 M&A 바람 불 수도…드라마로 ‘종편스러움’ 어필?

지난 11월15일 방통위가 발표한 2012년 종편 방송평가 결과를 보면, 700점 만점에 JTBC가 559.63점으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이어 MBN 554.21점, TV조선 546.70, 채널A 542.60 순이었다. 이 점수가 40% 미만, 즉 100점 만점에 40점이 안되면 ‘조건부 재승인’을 할 수 있는데 JTBC 79.95점, MBN 79.17점, TV조선 78.1점, 채널A 77.51점을 기록해 안전선 내로 진입했다.

하지만 일등과 꼴찌 간 점수 차가 미미해서 평가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종편 재승인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뒷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김성해 교수는 “종편사들은 게임의 룰을 지키기보다 필요할 경우 게임의 룰을 바꿔버린다”면서 “최초 종편 승인도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재승인은 더 쉬울 거다. 다 짜인 시나리오가 아니겠느냐”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 자료사진. 종편이 일제 개국한 지난 2011년 12월 1일 언론노조가 주최한 ‘종편 채널 출범 반대 및 미디어랩 입법 촉구 기자회견’ 장면. ⓒ뉴시스

양윤직 소장은 “재승인 보다 자생이 종편사들에겐 더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며 “과연 각 사가 어떻게 사활을 걸고 헤쳐 나갈 것인지 주목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양 소장은 “2년으로 종편 성패를 판단하기는 사실 어렵다. 3년 정도는 지나야 알 수 있다”면서 “다른 신규 채널들을 봐도 3년, 5년 주기로 운명이 확 바뀐다. 종편도 올해보단 내년이 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편 4개사 중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업자가 제3자에게 인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월 특별보고서에서 “이미 수많은 채널로 포화상태에 이른 방송시장에서 종편 4개사가 모두 단기간에 사업안정화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4개사중 경쟁에 뒤쳐지는 사업자, 자금지원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사업자는 MPP(복수 프로그램공급자)나 MSP(복수 시스템 운영자 및 프로그램 공급자)에 인수되는 유료방송 채널의 대형화 추세에 합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법적 문제가 없다면 종편간 합병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종편 재승인이냐 탈락이냐의 기로에서 종편사들은 드라마로 ‘종합편성스러움’을 어필하려는 분위기다. JTBC 외 종편에서 종적을 감췄던 드라마가 3사를 중심으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TV조선이 최근 드라마 3편 편성을 확정짓고 연말부터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채널A와 MBN도 내년 방송을 목표로 드라마 편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종편사들은 “원래 계획했던 것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내년 재승인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