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신문, 정부 지상파 다채널 승인 ‘융단폭격’
종편신문, 정부 지상파 다채널 승인 ‘융단폭격’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3.12.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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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방송-종편 간 ‘밥그릇 싸움’ 지적
▲ 정부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에 대해 보도한 11일자 동아일보 지면

[더피알=문용필 기자] 정부가 10일 발표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은 사실상 지상파 방송사의 다채널(MMS) 도입을 승인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종합편성채널 소유 언론사들은 이에 대한 비판적 논조의 기사와 사설을 11일자 신문에 일제히 게재했다. 지상파와 경쟁구도를 세우려는 종편방송 모태격인 종편신문들의 일종의 자구책으로 보인다.

채널A를 운영중인 <동아일보>는 1면과 2면을 할애해 정부의 방송산업발전계획안을 비교적 비중있게 다뤘다. 신문은 “지상파 채널 주파수를 압축해 1개 채널에서 2개 이상의 방송을 할 수 있는 MMS를 도입한 것은 유료방송 광고 감소와 군소 채널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지상파 사업자들은 당장 방송 광고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지상파가 아닌 방송은 광고가 대폭 감소하게 되고 지상파 사업자 간 출혈 경쟁으로 광고 단가도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설의 논조에는 더욱 날이 서있었다. <동아일보>는 ‘공룡 방송사에 휘둘린 새 방송정책’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에 대해 “정부는 ‘전체 방송산업계의 성장과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지만 새 방송정책은 덩치 큰 공룡 방송사의 이익확대에 치우쳐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상파 방송사 모임인 한국방송협회는 4일 ‘지상파 발전 방안이 빠져 있는 방송정책은 폐기하라’고 주장해 지난주로 예정됐던 발표를 연기시켰다”며 “정부가 이들의 압력에 밀려 종합편성채널과 유료방송을 희생시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유료방송의 8VSB(8레벨 잔류 측파대) 도입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그나마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맞는 규제 완화로 볼 수 있다”고 비교적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신문은 사설 말미에 “14년만에 나온 정부 차원의 종합방송정책이 공룡 방송사의 집단이기주의에만 봉사하지 않도록 국민 편익과 미디어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보완해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JTBC와 한 식구인 <중앙일보>는 이날 6면 기사를 통해 MMS 허용과 관련,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EBS같은 공영방송에 한해 광고가 없다는 전제하에 MMS를 허용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계획안엔 ‘공영방송에 한해서 허용한다’는 문구가 빠져 논란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날 ‘무료서비스의 의미가 광고가 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정종기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이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답해 발표장이 술렁거리기도 했다”며 “정 국장은 ‘시청자 복지 및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MMS 도입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개별정책은 방통위에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고 발표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좌로부터)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자료사진) ⓒ뉴시스

MBN을 운영하는 <매일경제>는 이날 5면 전체에 방송산업 발전계획 관련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유료방송의 8VSB 도입에는 비교적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내면서도 지상파의 MMS 도입에 대해서는 “문제는 직접 수신비율이 10%에도 못미치는 국내 지상파에 대한 MMS 허용은 ‘또다른 케이블 방송의 양산’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MMS가 활성화된 영국의 경우 직접수신율이 전체 시청가구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 “케이블 등 유료방송망을 통해 방송하는 국내 지상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방송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TV조선을 운영중인 <조선일보>는 ‘MMS’ 보다는 ‘8VSB’에 더욱 초점을 맞춘 듯한 기사를 10면에 실었다. MMS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던 ‘지상파 다채널’은 내년에 광고없이 무료로 서비스하는 공익적 채널에 한정해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며 “지상파가 상업적 이득을 얻기위해 주파수를 쪼개 신규 채널을 만드는 방안은 배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조선일보>는 유료방송 위주의 초고화질(UHD)방송 상용화 논란과 관련해 “지상파는 주파수 확보문제로 UHD 방송이 쉽지않을 전망”이라며 “지상파는 UHD용으로 700MHz대 ‘전용 주파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공재인 주파수를 사유화하려는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지상파 방송에 대한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종편신문들의 이같은 정부정책에 대한 융단폭격은 결국 지상파와 종편간의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방송관련 3개부처는 이날 ‘창조경제 시대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시청자복지 증진 및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무료로 서비스되는 지상파 다채널 방송(MMS)도입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한, 시청률 경쟁에서 자유로운 공정성, 공익성을 갖춘 고품질 컨텐츠 제공하기 위해 공영방송 수신료를 현실화하기로 했다, 다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요구해온 중간광고 허용 여부는 이번 계획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료방송 위주의 초고화질(UHD)방송 상용화 논란과 관련해서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공동으로 UHD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민편익 등을 고려해 유료방송의 8VSB 도입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8VSB는 1개 채널당 6MHz 대역폭을 사용해 HD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 가입자들도 디지털 TV를 소유하고 있다면 HD유료방송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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