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CSV 경영, ‘함께 가치창출’ 개념 중요
재계 CSV 경영, ‘함께 가치창출’ 개념 중요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3.12.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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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경영] CSR넘어 CSV로 상생 확산

재계에 CSV(공유가치창출) 경영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해당 파트너와의 상생(相生) 기반 조성을 목표로 진화하고 있다. 본지는 이에 기업의 바람직한 CSV경영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sv 세미나 ⓒ대한상공회의소

[더피알=문용필 기자] 재계순위 14위(자산기준)로 지난해 매출 26조 8000억원을 기록한 CJ가 최근 창립 60주년을 맞아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경영을 본격화 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환갑’을 맞은 중차대한 시점에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CSV’를 새로운 경영비전으로 제시, 재계 안팎에서 관심을 모았다.

CJ는 ‘CSV 경영’을 위해 지주회사인 CJ(주) 내에 전담부서인 CSV 경영실을 설치했고 지주사 임원 및 각 계열사 대표들로 구성된 ‘그룹 CSV 경영위원회’도 만들었다. CJ그룹이 상생경영의 핵심으로 ‘CSV’를 띄웠다.

CSV에 대한 관심은 비단 CJ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CSV 경영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속속 내놓는 중이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 차원에서 재계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책임)을 넘어 CSV로 ‘사회공헌’과 ‘이윤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노력에 나선 것이다. 보다 체계적인 CSV 연구를 위한 학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3월 회원사를 대상으로 ‘공유가치창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CSV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독특한 색깔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타 기업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사람들의 눈에 띌 수 있는 홍보효과도 거둘 수 있다. 재계, 학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CSV 바람’이 국내외서 거세게 불 것으로 내다본다.

▲ cj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csv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cj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CSV 경영이 아직까지는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에 비해 뚜렷하고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때문에 이에 대한 올바른 개념정립과 보다 독창적인 프로그램 개발도 요구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과 전략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CSR의 개념에 대해 “특별한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과 함께 진화돼 온 개념”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범위가 확장됐다”고 밝혔다.

신미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부보고서 ‘공유가치 창출, 저소득층과 손잡다’에서 CSV에 대해 “기업이 지역사회와 연계해 경제적, 사회적 가치의 총량을 확대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CSR이 기업 일방의 주도적, 사회적 활동이라면 CSV는 지역사회와 계층, 관련 기업과 공동으로 해당 파트너의 자생력을 키우는 사회적 활동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설명하는 이에 따라 표현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CSV는 대체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총량 확대’에 바탕을 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CSV의 개념은 지난 2011년 마이클 포터 美 하버드대 교수와 컨설팅 전문 기업인 ‘파운데이션 전략그룹(FSG)’의 설립자인 마크 크레이머 대표가 처음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SR과 CSV, 그 차이점과 접점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CSR과 CSV의 개념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CSR은 명성, 외부압력 등 외부적 요소에 의해 실행하지만 CSV는 기업의 경쟁력 형성이라는 동기를 갖고 접근한다”며 “비즈니스와의 관계적인 측면에서 볼 때 CSR은 단절돼 있지만 CSV는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CSR의 수혜자는 주로 사회인 반면, CSV의 수혜자는 사회와 기업 둘 다”라고 덧붙였다.

김태영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SKK GSB 교수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보면 CSR은 기업이 이윤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기업이 사회적 참여를 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핵심역량과 관계없이 사회적 책임을 실행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CSV는 기업의 핵심역량에 기반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런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윤을 내야 하니 쉽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혁신과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성을 갖는 경제적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다만, ‘사회공헌’이라는 교집합이 존재하는 만큼 CSR과 CSV가 완전히 동떨어진 개념이라고 볼 수는 없다. CSV를 CSR의 진화된 모델로 보는 견해도 나타난다.

문 원장은 “포터와 크레이머가 CSV의 개념을 제시하기 전인 2009년에 CSR을 대응적 CSR과 전략적 CSR로 구분했는데 이들이 2011년 제시한 CSV의 개념과 전략적 CSR은 매우 비슷함을 발견할 수 있다”며 “2011년 논문을 보면 CSV는 CSR을 좀 더 효과적으로, 기업과 사회전체에 이득이 되는 방향 또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묘사돼 있다”고 밝혔다.

▲ <자료출처=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김 교수는 “CSV가 잘 되려면 CSR이 잘돼야 한다”며 “CSR이 바탕이 되면 다양한 CSV 모델이 나온다”며 “사회적 문제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전환이 있어야 한다.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기업은 CSV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CSV 경영에 나선 기업 관계자들도 대체로 비슷한 인식을 보였다. 국내 리딩그룹의 모 CSV 담당 임원은 “CSR이 ‘돕는 것’이라면 CSV는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것이 CSV이고 기업이 관여한 지역사회의 경제, 사회적 조건 향상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가능케 하는 경영 및 투자방식”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유수그룹의 CSV 관계자는 “CSV는 CSR을 대체해야 하는 새로운 개념이라기 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기본 바탕으로 기업과 사회 모두의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같이 공존하는 개념”이라며 “CSV는 나눔 선순환으로 인한 공유가치 창출로 더 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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