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J, KT 등 재계에 부는 ‘CSV 바람’
삼성, CJ, KT 등 재계에 부는 ‘CSV 바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3.12.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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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경영] CSV 소사이어티 참여 활발

재계에 CSV(공유가치창출) 경영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해당 파트너와의 상생(相生) 기반 조성을 목표로 진화하고 있다. 본지는 이에 기업의 바람직한 CSV경영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편집자 주>

▲ 삼성전자가 아프리카에 구축한 '삼성 디지털 빌리지' ⓒ삼성전자

[더피알=문용필 기자] CSV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을 지원하고 지식과 노하우를 중소기업들과 나눠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어려운 이웃, 그늘진 곳의 이웃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공헌사업을 더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올해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현대자동차의 기업 경영 활동이 단순히 제품의 제조와 판매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경영 활동을 통해 수익의 순환 구조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가치들을 동시에 창출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CSV라는 단어를 명확하게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CSV의 개념과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만한 대목이다.

현재 CSV 경영을 비교적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과 CJ, KT, 풀무원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기업은 CSV 전담 부서 혹은 인력을 가동하는 한편,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CSV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계획 중이다.

삼성전자는 저소득 국가에 마을 형태로 의료, 교육, 생활편의 시설들을 구축해 빈곤과 질병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삼성 나눔 빌리지’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그 첫 시도로 삼성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태양광을 이용한 ‘삼성 디지털 빌리지’를 구축했다.

‘삼성 디지털 빌리지’는 태양광을 이용한 이동형 의료차와 원격진료센터, 인터넷스쿨, 발전기, 랜턴 등의 시설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남아공을 시작으로 에티오피아와 가봉 등에 ‘삼성 디지털 빌리지’ 구축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정전자 측은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삼성 나눔 빌리지 프로젝트’를 확산할 예정”이라며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우수인재 발굴까지 연계하는 CSV 활동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블로그 ‘삼성투모로우’는 인터넷 포털 다음과 함께 입양대기중인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후원하는 ‘Be the parents’ 캠페인을 전개했다. 올해로 ‘시즌 2’를 맞는 이번 캠페인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11월까지 5만 8000여명이 참여해 모금액이 2억원에 다다르고 있다”고 전했다.

▲ 영화인들과 영화산업 상생발전을 위한 도약선언에 나선 cj cgv ⓒcj

CJ의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지난 2011년부터 ‘즐거운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의 유명한 중소식품 기업들을 발굴해 이들 기업이 제품을 개발, 생산하면 CJ제일제당은 기술지원과 품질관리, 마케팅, 판로개척 등을 책임지는 형태다.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는 지난 7월부터 서울지역에서 기존 배급사와 극장이 50대 50으로 나누던 한국영화 상영부율을 자발적으로 55대 45로 조정했다. 이를 통해 영화산업 파트너와 종사자들의 동반성장과 상생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CJ의 전진철 CSV 담당 상무는 “CJ에 있어서 CSV는 고객으로부터 사랑 받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요소이며 본연의 경영활동이라 할 수 있다”며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창조경제, 동반성장, 일자리 창출에 부응하면서 사업의 성장비전을 달성하는 CSV 경영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명실공히 국내외 CSV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파트너‧종사자와 함께하는 동반성장

KT의 CSV 담당자는 “지난 2012년 12월, 총 216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CSV단을 신설하고 공유 가치 창출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며 “사회공헌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나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CSV로도 나아가 KT가 현재 연계하고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더 큰 범위의 공유가치 창출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아프리카 르완다에 파견된 IT서포터즈는 KT가 표방하는 ‘글로벌 CSV’의 좋은 예다. ‘IT 서포터즈 프로젝트’는 르완다 주민, 기업, 학교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기기에 기반한 맞춤형 교육을 하고 르완다를 변화시키는 ‘IT선구자’를 양성하는 프로젝트다.

KT는 정보소외계층에 대한 IT 지식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7년간 IT 서포터즈를 운영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e러닝 센터’를 구축해 현지 아동들에게 IT와 컨텐츠를 통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 kt가 인도네시아에 구축한 e러닝센터 ⓒkt

그간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온 풀무원도 내년도 사업계획을 CSV의 관점에서 세우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현재 CSV에 대해 내부적으로 개념들을 정리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동반성장 모델 개발, 바른 먹거리 제품 생산, 친환경 제품 개발 등의 CSV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지적장애인 공동체인 강화도 우리마을에서 생산된 콩나물을 상품화시켰다. 질좋은 콩나물 생산을 위해 풀무원이 기술을 지원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공동체의 매출향상과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풀무원 측의 설명이다.

재계와 학계의 CSV 협업활동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경영학회는 ‘CSV 소사이어티’를 만들고 최근 창립세미나를 가졌다. ‘CSV 소사이어티’는 정부와 기업 등 CSV 문화에 관심있는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회원사를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CSV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참여가 예상된다.

이미 ‘CSV 소사이어티’에는 삼성전자와 CJ, LG, KT, 아모레퍼시픽, 오뚜기, 유한킴벌리, 블랙야크 등 국내유수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은 창립행사에서 “이 모임이 앞으로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한 복지사회 구현에 크게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블랙야크도 기업운영에 있어 공유가치창출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데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해외 유명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미 성공적인 CSV 경영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BOP(빈민층) 시장’에서의 CSV 전략을 주제로 한 신미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의 보고서 ‘공유가치 창출, 저소득층과 손잡다’에 따르면 식품기업 네슬레는 아시아 지역 저소득층의 영양상태를 고려해 영양가 높은 제품을 저가격 소포장의 ‘보급형 제품’으로 출시했으며 통신기업인 보다폰은 통신 인프라가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휴대전화 통화기능을 넘어선 ‘모바일 송금 서비스’상품 ‘M-PESA’를 개발했다.

코카콜라는 아프리카에 ‘소규모 도매점(MDC, Micron Distribution Center)’을 만들어 새로 개점하는 MDC의 절반을 여성 창업자가 운영하게 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여성 창업을 지원했다. 의류기업인 유니클로는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과 협력해 현지 티셔츠 1장 가격수준인 60센트에 맞춘 의류제품 생산 보급을 목표로 한 사회적 기업을 운영했다.

▲ 풀무원은 지적장애인 공동체인 강화도 우리마을에서 생산된 콩나물을 상품화시켰다. ⓒ풀무원

김태영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SKK GSB 교수는 CSV 경영의 좋은 예를 묻는 질문에 전자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친환경적 상상력)’을 꼽았다.

김 교수는 “GE는 예전부터 CO2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는데 제프리 이멜트라는 새로운 CEO가 오면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양적인 변화에서 질적인 변화로 서서히 바뀌었다”며 “그러다보니 CO2를 줄이기 위한 여러가지 혁신적 R&D 투자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GE는 CSV란 개념이 있기 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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