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 만드는 세 가지 코드
‘착한 기업’ 만드는 세 가지 코드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3.12.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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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 관련 마케팅’ · ‘상생’ · ‘사회적기업’

[더피알=이슬기 기자] ‘굿컴퍼니(Good Company)’가 뜨고 있다. 제일기획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2%가 비윤리적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이유다. 착한 기업, ‘굿 컴퍼니’로서의 입지를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굿컴퍼니’에 대한 정의는 다소 막연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사회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펼치는 기업을 이르는 개념으로 정리한다면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는 다양한 방식의 ‘굿컴퍼니’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활동들을 크게 ‘코즈 관련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 ‘상생’, ‘사회적기업’ 세 가지 코드로 정리해봤다.

먼저 코즈 마케팅은 사회가 가치 있다고 믿는 것들을 마케팅에 결합한 방식으로 자신의 소비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확산된 개념이다. 이 중 코즈 관련 마케팅은 소비자와 기업의 기부 활동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탐스슈즈를 들 수 있다. 탐스의 신발을 하나 구매 시, 하나를 기부(Buy One, Give One, 이하 BOGO)모델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위 말하는 원플러스원이지만 BOGO모델은 하나는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다. 탐스슈즈는 세계 어디서든 한 켤레 판매될 때마다 자동적으로 맨발의 어린이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한다.

사회적 가치와 마케팅의 결합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맥을 같이하는 사례로 CJ제일제당의 미네워터를 들 수 있다. 2012년 3월, 미네워터는 생수업계 후발주자로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자 함께 마시는 물이라는 철학을 담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물방울”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갔다. 이 캠페인은 바코드롭을 통해 소비자가 기부 의사를 밝히면 100원은 소비자 몫으로, 회사와 유통사가 각각 100원씩 기부하는 방식이다. 기금은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아이들의 식수 정화제로 전달됐는데, 지난해에만 기부금으로 13억2500만원을 전달했다.

또 다른 코드는 ‘상생’이다. 최근 롯데,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앞 다투어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지역 전통시장과 상생협약을 맺어 전통시장의 홍보, 환경개선, 상인복지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신세계백화점도 남대문시장과 발전협약을 맺고 상생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내 점포 개선에 나서고 나아가 쉼터 조성, 안내판 정비, 쇼핑올레길 조성 등의 발전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농심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안전한 식품 생산을 위해 총 120여개 협력업체에 대한 ‘식품안전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농심이 자체적으로 양성한 사내 식품안전 전문컨설턴트가 협력업체에 직접 방문해 현장에서 식품안전성은 물론 관련 법규 위반 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을 위한 자문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 코드는 ‘사회적기업’이다. SK그룹 행복나래의 경우 SK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 엠알오코리아를 아예 사회적기업화했다.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이란 취지로 설립된 행복나래는 회사가 가진 주된 역량인 유통을 활용해 사회적 기업의 판로개척을 돕고 있다.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며 경영, 기술 등의 육성지원을 통해 사회적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제 기업이 더 좋은 세상 고민해야

롯데홈쇼핑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기업들을 알리기 위해 50여개 사회적기업을 선정해 홍보 영상을 직접 제작해 자사의 TV채널을 통해 방영하고 있다. 또 공정무역, 친환경 등 착한 소비를 돕는 상품을 선정해 판매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고 전액 무상으로 방송하는 ‘러브 앤드 페어’도 진행하며 사회적기업의 활성화를 돕고 있다. 

11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 기업들은 B코퍼레이션 마크 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B코퍼레이션 마크란 사회적 기여를 하면서 영리활동도 하는 기업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2007년 B랩이라는 비영리조직이 ‘지속가능한 사업 활동’을 실천하는 영리 기업에 인증제를 부여한 것에서 시작된 것이다. 최근 의류업체 파타고니아, 아이스크림업체 벤앤드제리 등 여러 기업들이 이 인증을 받았으며 이는 약간의 비용으로 우수 인재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신풍속도를 전한 것이다.

지난 7월 제일기획이 개설한 ‘굿컴퍼니솔루션센터(GCSC)’의 최재영 마스터는 최근 “물건 자체에 대한 변별력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공헌은 안하면 안 되는 것이 됐다”며 “이제 기업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답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것만이 좋은 비즈니스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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