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착, 머리에 쏙’…쉽고 빠른 헬스캠페인
‘입에 착, 머리에 쏙’…쉽고 빠른 헬스캠페인
  • 이미진·유혜영·김서연 (admin@the-pr.co.kr)
  • 승인 2013.12.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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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문구·대중적 이미지로 친밀감 있게 진화

[더피알=이미진·유혜영·김서연] “올해는 이 뱃살과 이별해 볼까 했더니…” “올해도 금연은 실패네.” 연초 계획을 무색케 하는 푸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굳은 결심과 시도와 성공과 실패를 수없이 반복하는 건강을 위한 계획들.

이에 최근엔 기업광고 못지않은 톡톡 튀는 문구와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캠페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어렴풋한 지식을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알짜 건강정보, 작심삼일의 쳇바퀴에 신선한 동기부여를 제공해주는 지침까지. 숫자, 줄임말, 영상 등을 통해 건강한 삶으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헬스캠페인들을 살펴본다.


대표적 헬스커뮤니케이션 이론 중 하나인 ‘변화 단계 모델(Stages of Change Model)’은 건강을 위한 행동 변화를 일으키기까지 사람들은 여러 단계를 거치며, 행동 변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마다 그에 맞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금연으로 치자면 개인은 금연에 대한 마음이 거의 없는 단계, 금연의 장단점을 따져 보며 금연을 고려해 보는 단계, 흡연 횟수를 조금씩 줄여보며 금연을 준비하는 단계, 실제 금연을 실행하는 단계, 금연을 유지하거나 포기하는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금연에 대한 생각이 없는 사람, 혹은 몇 달째 고민만 하고 있는 사람에게 무작정 ‘담배피지 마라’는 메시지는 뜬 구름 잡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의 헬스 캠페인들은 ‘하라’ ‘하지 마라’를 넘어 ‘어떻게 하라’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실제적 변화로의 도약을 돕고 있어 주목을 끈다. 캠페인 특성상 개개인의 변화 단계를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증진된 대중의 인식 수준에 맞춰 캠페인 메시지도 진화하며 더 쉽게, 더 현실적으로 재단되고 있다.

몸에 좋다는 채소·과일, 얼마나 먹어야 한다는 걸까?

▲ 미 질병관리본부의 ‘매끼 식사의 반은 채소·과일로 채우자’는 메시지를 시각화한 ‘fruits & veggies more matters’ 캠페인 자료.
채소·과일 섭취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어떻게,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는 애매한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90년대 초부터 국가적 캠페인 ‘Five a day’를 전개해 중간 크기의 사과나 바나나 한 개, 포도 한 줌, 100% 채소주스 한 컵 등을 각각 1가지 채소나 과일로 계산, 하루에 5가지 채소와 과일을 먹음으로써 채소·과일의 일일 권장량 섭취를 쉽게 이해,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캠페인명을 ‘Fruits & Veggies More Matters’로 바꾸고, ‘Fill half your plate with fruits and vegetables(매끼 식사의 반은 채소·과일로 채우세요)’라는 단순화된 메시지와 함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일 채소·과일 권장량(350~500g)을 만족시키는 성인 인구가 10%가 채 되지 않는(한국인의 채소 과일 섭취량과 식물영양소 섭취 실태 분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행신, 2011)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영양학회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라이트가 ‘5.1.3 식물영양소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5색 채소·과일을 1일 3번 먹자’는 이 캠페인을 시작으로 매년 5월13일을 ‘식물영양소의 날’로 제안, 항산화 및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채소·과일을 통한 식물영양소 섭취를 알리고 있다.

뇌졸중, 누구나 쉽고 빠르게 발견하도록

뇌졸중은 증상 발견 후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가 치료 경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때문에 평소에 뇌졸중의 초기 증상 발견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뇌졸중학회 및 국내 대한뇌졸중학회는 뇌졸중 예방에 대한 경각심 고취를 넘어 증상의 발견을 위한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지침을 제공하는 ‘FAST’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슬로건은 뇌졸중 발생 시 1)얼굴 마비 증상이 있는지(Face) 2)팔, 다리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떨어지는지(Arm) 3)말이 어둔한지(Speech) 살핀 뒤 4)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119에 연락(Time)할 것을 권고한다.

손가락 세 개로 초기 유방암 알려면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유방건강재단은 유방암 초기 발견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해 ‘아리따운 내 가슴 愛 333’ 실천 슬로건을 개발했다. ‘매월 생리가 끝난 3일 후, 3개의 손가락을 펴고, 양쪽 가슴에 3개의 원을 그려 유방암 자가검진을 실시하자’는 의미다. 유방암의 경우 조기 발견 시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는 만큼 병의 조기 발견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를 도모하는 직접적· 실질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귀여운 캐릭터 사용 및 노래를 통한 우회적 메시지 전달로 공익광고의 통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은 지하철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 ‘바보같이 죽는 방법’.
삼척동자도 아는 안전수칙 모르는 당신은 바보

호주 멜버른 지하철공사가 전개한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 ‘Dumb ways to die(바보같이 죽는 방법)’는 올해의 스타 캠페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지하철 사고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시작된 이 캠페인은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안전사고로 인해 ‘어이없이’ 죽는 장면들을 조잘조잘 부르는 노래로 풀어낸다.

통상 공익광고들은 두려움이나 경각심을 일으키는 이미지나 ‘하지 마라’식의 강한 메시지를 포함하기 마련이지만, 이 캠페인은 ‘플랫폼 가장자리에 서 있기’ ‘철로를 건너가기’ 등의 부주의한 행동들을 그저 ‘바보같이 죽는 방법’이라 읊조릴 뿐이다.

해당 캠페인은 세계적 국제 광고제인 ‘2013 칸 라이언즈’에서 공익광고의 통념을 깬 캠페인으로 호평받으며 통합/필름/라디오 등 5개 부문의 그랑프리를 휩쓸었다.

이같은 헬스캠페인 트렌드와 관련, 뉴트리라이트 ‘5.1.3 식물영양소 캠페인’을 기획·진행한 더 커뮤니케이션즈 엔자임 이미진 팀장은 “정보의 홍수 시대를 맞아 건강 정보 역시 다른 정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건강 정보가 주는 가치와 중요성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 영상 정보 단순화 등을 통해 재미와 효과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어려운 건강 정보를 쉽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헬스커뮤니케이션 기법이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커뮤니케이션즈 엔자임

이미진 팀장, 유혜영 컨설턴트, 김서연 컨설턴트(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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