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R과 기업PR 차이점은?
정치PR과 기업PR 차이점은?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4.01.0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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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유일호·배재정·이정미 대변인 인터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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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이 한 어린이집을 방문해 책 읽어주기 봉사를 하고 있다.

대변인의 하루 일과와 업무일정에 대해 일반인들이 궁금해한다. 어떤가.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이하 유일호) 매일 아침 원내대책회의, 최고위원회의 등에 참석해 당내 현안과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께 브리핑을 통해 설명한다. 거의 매일 현안에 관한 회의가 있기 때문에 오전시간은 회의참석과 브리핑을 하다보면 훌쩍 지나가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 후에는 기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정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정책간담회 등에 참석해 여러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대변인은 매일 발생하는 새로운 이슈에 대해 가장 먼저 듣고 필요한 경우 당의 입장을 밝혀야 하는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항상 언론보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으며, 더불어 수시로 있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준비하고 출연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이하 배재정) 매일 아침 6시에 하루 일정이 시작된다. 기상과 동시에 조간신문들을 살펴보고 7시쯤 보좌진과 의원실에 모여 어떤 이슈를 브리핑할지 1차 토론을 한다. 최종 결정은 30분 단위로 연속해 열리는 대변인단 회의와 최고위원회를 다녀온 뒤 결정한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국회 정론관에서 이슈 브리핑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사안이 있으면 수시로 브리핑을 해야 한다. 점심과 저녁자리도 가급적 기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소모임별, 또는 언론사별로 만나 함께 하고 있다.

소속 상임위원회가 열리는 날에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브리핑을 준비하는 틈틈이 회의에서 발언할 내용을 정리한다. 게다가 수시로 걸려오는 기자들의 전화 문의를 응대하고, 언론사 인터뷰도 해야 한다. ‘숨 돌릴 틈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날들이 많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이하 이정미):오전이 가장 바쁘고 정신없다. 대변인실에 근무하는 분들과 함께 현안 발제하고 대변인이 직접 논평할 것, 브리핑 할 것을 정리한다. 그 외 부대변인 브리핑, 보도자료로 처리할 것들을 나눈다.

점심은 주로 기자들과 함께 하며 당에 대한 이야기, 정세와 현안에 대한 정보들을 서로 주고 받는다. 오후에는 현안 등을 처리하고 오전에 나간 정당 관련 기사를 검토한다.

일주일에 한두번 기자들과 저녁 약속을 하고, 개인적으로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어 저녁 중 이틀은 학교에 간다.

▲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이 2013년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에 ‘송곳질문’을 하고 있다.

정치PR과 기업PR 모두 ‘소통’의 관점에서 유사한 행위다. 그럼에도 정치PR만의 특색이나 어려운 점이 있을텐데, 기업PR과의 차이점은 무엇을 들 수 있을까.

유일호 대중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내고 어려움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나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원론적으로는 정치나 기업의 활동이 비슷한 고민을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업이 생산해 내는 상품의 경우 대개는 그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반면 정치의 경우 모든 국민, 나아가서는 외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상품으로 치자면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고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PR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PR은 정치인 개인이나 정당PR, 여기에서 생산되는 정책에 대한 PR이라고 나누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 개인이나 정당에 대한 PR의 경우 정치적인 입장과 정책의 일반적인 방향에 대해 보다 많은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부분 기업의 PR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부분이 정책PR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책의 경우 한 번 만들어지면 동의하는 국민이든 동의하지 않는 국민이든 그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만들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반대하는 쪽도 설득해 그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의 약점이나 문제점에 대해서도 공론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재정 기업PR은 투입 대비 효과가 확실한 편이다. 반면 정치PR은 투입 대비 효과가 늘 불투명하고 때로는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정치PR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민심 파악과 효과적인 설득력이 동반돼야 한다. 기업PR과 비교해 소통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이유다.

이정미 결국 사람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정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갈등을 조절하고 합의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영역의 일이라 본다. 내가 얼마나 잘났는가를 설명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 정당, 정치인이 나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진심을 다하고 있는가를 느끼고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정치PR의 중요한 핵심이다.

▲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이 지하철 문래역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대변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유일호 정치 혹은 다른 분야에서도 대변인은 무엇보다 많이 듣고 적게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속한 분야, 집단이 하는 일과 여러 사안들에 대한 입장을 대중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가 그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돼야 한다.

어떤 기업이건 정부부처건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알 수는 없다. 또한 많은 대중들의 의견을 한 사람이 다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대변인은 자기가 속한 집단 내부의 의견뿐 아니라 대중들의 의견을 가장 먼저, 가장 주의깊게 듣는 일이 제일 중요한 임무다.

또한 대변인은 짧은 시간 안에 명확한 표현을 통해 의견과 입장을 밝혀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한 순간의 실수로 지금까지 쌓아왔던 좋은 이미지들을 무너트릴 수도 있다. 따라서 적게 말하면서도 분명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대중들과 소통하는 창구로서 대변인의 역할은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지만 한편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하는 자리다. 정치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누군가를 대신하여 입장을 전달한다는 것은 말 뿐만 아니라 행동 하나하나에도 더 신경써야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많이 무거울지 모르겠다.

배재정 요즘 우리 사회는 대자보 열풍이 한창이다. 기득권 세력이 과거 회귀를 본격화하자 깨어있는 시민들이 대자보라는 과거 소통방식을 빌어 사회 각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치인을, 대변인을 꿈꾸는 후배들이 있다면 꼭 당부하고 싶다. 정치는 생물이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다. 사회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때로는 목소리를 높여 주길 당부한다.

이정미 정말 매력적인 일인만큼 정말 힘든 일이다. 매일 매시간 긴장을 놓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는 결국 말을 통하게 된다. 정치를 꿈꾸는 청년들이라면 정치를 가장 빠르게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지위가 대변인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도전해 볼만한 일이라 생각된다.

이제 정치도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현재의 정치세대들로서는 과감한 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본다.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더 많이 국회로 들어오고 정당정치의 중요한 역할들을 맡아 나가길 기대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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