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헬스컴적 해법은?
스마트폰 중독, 헬스컴적 해법은?
  • 유현재 (hyunjaeyu@gmail.com)
  • 승인 2014.01.27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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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재의 Now 헬스컴

[더피알=유현재] 2013년 8월 기준, 우리나라 사람 약 3600만명이 보유하고 있으며 1인당 하루 평균 2시간 13분이라는 시간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름 아닌 스마트폰 이야기다. 자연스레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말도 일상화 됐다.

중독의 사전적 정의는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혹은 ‘어떠한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 등이다. 의미를 종합해 볼 때 결국 중독이란 뭔가에 비정상적으로 몰입해서 본래 해야만 하는 행동을 못하거나, 병적으로 거부할 때 나타나는 이름으로 묘사된다. 또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는 말은 곧 뭔가 예기치 못한 사건이 개인에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수반한다. 물론 중독에 의해 당사자나 주변 사람들이 정신적·물리적 피해를 경험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스마트폰 몰입은 분명 중독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중독에 의해 비롯되는 부작용 가운데 하나는 바로 늘어가는 교통사고이다. 통화 중 운전을 하다가 사고로 귀결되는 상황은 과거에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가다가 다치거나 사망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소위 ‘보행중 교통사고’는 지난 3년 간 무려 2배 이상 증가했다. 대표적인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이다. 보행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개인의 인지능력은 급속도로 저하돼 사고의 위험이 약 76%나 증가한다.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사망하는 보행중 교통사고 희생자는 OECD 국가 평균보다 무려 4배가 많으며, 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설명된다. 세상의 모든 죽음이 당황스럽겠지만,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보내고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자동차를 인지하지 못해 다치거나 사망한다면, 이는 너무나 허무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보행중 스마트폰 사용, 사고 위험 76% 높아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 연구소의 보고에 의하면, 지난해 스마트폰에 의한 교통사고는 총 848건이었으며, 보행중 스마트폰에 몰입했다가 발생한 사고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 사이 가장 많았다. 같은 연구소가 실제 보행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현장조사에서는 20대 참여자의 과반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인터넷 검색과 메시지 교환 등을 실행하며 도로를 걸었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거나 메시지 교환, 게임을 하면서 보행할 경우 자신에게 다가오는 차량의 경적소리를 인지하는 거리는 평균 42%에서 57% 정도 짧아진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데도 말이다.

사실 스마트폰 중독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은 아예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고, 보행중에도 스마트폰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얼마 전 기차선로에서 스마트폰을 만지며 걷던 초등학생이 선로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촉발된 분위기이다.

중국에서도 스마트폰을 하며 건널목을 지나던 학생들이 처참하게 사망하는 장면이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유사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는 보행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무거운 벌금을 물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중독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접근이 필요할 것인가. 사실 강제적인 규제도 좋지만, 국민 정서와 현실적 해결책을 고려했을 때, 좀 더 적극적인 계몽운동을 펼치는 것이 우선순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간헐적이고 산발적으로 이뤄졌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계도 커뮤니케이션을 확대, 최소한 보행중이나 운송수단을 조종하는 상황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반드시 멈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중독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에 대한 치유적 헬스커뮤니케이션은 해당 사안이 발생하는 바로 그곳에서 캠페인을 펼치는 방법이 가장 먼저 고려될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 개선에 대한 메시지 및 홍보 요소들을 스마트폰 자체를 출구로 삼아 적극 전파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장 직접적인 타깃에게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계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절주캠페인을 펼치기 위해서는 술을 소비하는 장소, 즉 술집에서 홍보활동을 펼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겠고, 도박이 행해지는 시설에서 직접 계도 메시지가 노출되도록 연출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담배갑에 붙어있는 ‘과도한 흡연을 삼갑시다’라든가, 대부업체 광고에 함께 등장하는 ‘과도한 빚은 당신에게 불행을 안겨줄 수 있다’ 등의 경고문구 제공 등이 사례가 되겠다.

스마트폰 중독, 스마트폰에서 해결책 찾아야

가장 현실적인 계도방법 중 하나가 스마트폰 중독방지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이미 일부가 출시돼 있기는 하지만 앱 자체가 적극 홍보되지는 않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들은 사용자가 설정한 시간이 경과할 때마다 실행할 수 있는 기능들이 제한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수신되는 전화를 제외하고 인터넷 검색 등 모든 기능들은 작동되지 않도록 프로그램화 돼 있다.

현재 대표적인 스마트폰 중독방지 앱은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를 통해 무료로 보급하고 있는 ‘스마트보안관’이다. 하지만 다운로드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 및 방지, 치료와 관련된 앱은 향후 타깃별로 적극 개발되고 다양한 기능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홍보돼야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지만,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할 때 기본으로 포함돼 있는 목록에서 중독예방 앱이 있기를 희망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복지부와 미래부, 방통위 등 스마트폰 중독의 개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기관들을 포함해 카톡 등 SNS를 통해 지속적 계도 메시지를 공급하는 방안도 공론화되기를 바란다. 스마트폰만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1차적 전략을 넘어, 오프라인의 공익광고에서도 적극적으로 다뤄질 수도 있겠다.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철저한 타깃팅과 명확한 슬로건, 목표와 예상성과들이 결부돼 실행돼야 하는 중요한 홍보 사안으로 등극(?) 했다는 뜻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핵심 사용자인 청소년 가운데 약 20%는 이미 중증 중독 상태이며, 이들은 1회 평균 19분씩 하루 23차례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보행 중 교통사고만뿐만 아니라, 그 외 다양한 부작용이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한 때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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