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싱글’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라
‘화려한 싱글’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라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3.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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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급격한 증가추세…이들 겨냥한 마케팅은?
▲ 1인가구의 삶을 다룬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사진제공=tvn)

[더피알=문용필 기자] 몇 해전 히트한 가요 중에 걸그룹 씨스타가 부른 ‘나혼자’라는 곡이 있다. 연인과 헤어진 후의 외로움을 표현한 노래다. 그런데 오히려 ‘나혼자’가 편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가족’에 얽매이지 않고 자발적인 ‘홀로 생활’을 택한 이른바 ‘싱글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가구(1인가구 및 3~4인가구 각 250명)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1인가구 증가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1인가구 응답자의 56.4%가 싱글라이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의견은 8.4%에 머물렀다.

싱글라이프에 만족하는 이유로는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는 답이 87.9%였으며 ‘부모 등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이 34.0%였다. 이 외에도 ‘정신적으로 자립이 가능해서’(29.8%), ‘경제적으로 자립이 가능해서’(25.5%) 등의 답변이 나왔다.

싱글족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물론 여기에는 ‘자발적 싱글족’ 뿐만 아니라 직장과 학업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사는 전통적인 개념의 싱글족도 포함된다. 한국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가구의 4분의 1에 달한다. 이제 싱글족은 소비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 출시와 마케팅 노력도 기업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1인 가구는 최근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지난 1980년 4.8%에 불과하던 1인 가구수는 1990년(9%) 10%에 근접했다. 지난 2000년에는 15.5%까지 증가했으며 2010년에는 23.9%에 달했다. 통계청은 올해 1인가구 수가 전체가구의 26.5%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라는 이야기가 된다. 통계청 KOSIS의 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오는 2035년에는 1인가구가 34.3%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제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기업에게 있어서 필수적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대목이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구 고령화로 전체 민간 총소비의 침체가 예상되는 반면 1인가구의 증가는 소비 시장에 활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며 “주거, 내구재 등 공유 가능한 소비를 1인가구는 홀로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1인가구의 소비수준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35년이 되면 한국의 모든 지역에서 1인가구가 가장 주된 가구 형태가 될 것”이라며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한 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1인가구의 소비력은 오히려 다인가구보다 크다는 데이터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1인가구 증가가 소비시장에 미치는영향’ 조사에 따르면 전체 월수입에서 월가처분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인가구의 경우 32.9%로서 3~4인 가구(17.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처분 소득 금액도 1인가구(80만 5000원)가 3~4인가구(73만 5000원)보다 높았다.

그렇다면 싱글족들의 소비성향과 패턴은 어떠할까?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매의사를 결정하는데 가족구성원들은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 제품의 필요성 발견, 구매추천, 구매결정, 실제 구매, 실제 소비와 같은 5개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때 싱글족은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더 많은 역할을 혼자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목표청중이 비교적 단순하고 분명한 장점이 있다. 독립적 구매의사결정을 하는 1인만을 공략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1인가구의 제품에 대한 욕구가 모두동일할 것이라는 오해를 해서는 안된다. 싱글족의 구매행동 패턴에 따라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싱글족, 자기중심 소비경향 보인다”

이세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1990년대에 대학을 다닌 이른바 ‘응사세대’부터 싱글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결혼을 못했지만 사회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갖고 있는 싱글족의 구매력은 엄청나다”며 “이들은 개성이 강한데다가 90년대 풍요로운 시기에 대학생활을 하다보니 외국경험도 많고 문화적으로도 풍요롭다. 이러다보니 소비지향적인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고가영 선임연구원은 “싱글족들은 간편화, 소형화된 제품을 소비하며 자기 중심의 소비를 하는 경향이 보인다”며 “예를 들어 싱글족은 외식을 주로 하며 집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직접 요리를 하기 보다는 냉동, 가공된 식품을 먹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내구재 보유 측면에서는 싱글족은 가구 등 부피가 큰 제품은 보유하지 않지만 TV, PC 등 부담이 적은 제품은 보유하는 경향이 높다”며 “혼자 살기 때문에 여가생활, 미용, 대인관계와 관련된 소비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1인가구 증가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 조사결과와 관련, 1인가구의 소비키워드를 ‘S.O.L.O’라고 정의했다. 자기(Self)지향과 온라인(Online)지향, 저가(Low price)지향, 편리성(One-stop)지향을 뜻한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편리성 지향’이다. 조리형태를 묻는 질문에 3~4인가구 응답자의 76.6%는 ‘신선식품’을 꼽았지만 1인가구의 경우 ‘신선식품’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9.1%에 머물렀다. 반면 ‘간편식’(38.5%)과 ‘가공식품’(21.8%)의 경우 3~4인가구보다 각각 2배, 3배 높았다.

‘집 주변에 어떤 점포가 있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인가구 응답자의 34.4%가 ‘대형마트’를 꼽았으며 ‘저가판매점’(28.9%)과 ‘SSM’(9.6%)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모두 다양한 상품을 ‘원스톱’으로 같은 점포에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편리성과 소형화 강조된 ‘싱글족 마케팅’ 향후 새로 개발되거나 확대되기를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도 이같은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1인가구 응답자의 45.2%가 ‘반찬’을, 44%가 ‘식사대용식품’을 꼽은 것. 여기에 ‘1인가구 전용코너’(43.6%)와 ‘배달서비스’(42.4%)를 꼽은 응답자들도 상당수였다. 그리고 1인가구의 증가에 따라 이같은 상품과 서비스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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