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필두 신세계, ‘인문학 전파’ 시동
정용진 부회장 필두 신세계, ‘인문학 전파’ 시동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4.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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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지속적 확산 소망”
▲ 8일 열린 '지식향연'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선 정용진 부회장(사진제공=신세계그룹)

[더피알=문용필 기자] 신세계그룹이 인문학 전파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간 CSR의 측면에서 문화예술 분야에 투자하거나 후원하는 움직임들은 계속 있어왔지만, 기업이 경영활동 일환으로 인문학 전파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흔치 않은 사례여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신세계의 ‘인문학 전파’ 프로젝트는 △인문학 소양을 갖춘 미래의 예비리더 양성 △전국민 대상 인문학 지식 나눔 △우수 인문학 콘텐츠 발굴·전파 등 크게 3단계로 진행되며 매년 20억 가량이 지원된다.

“인문학의 가치와 본질에 충실해 어떠한 시련과 도전에 흔들리지 않고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즉 대한민국의 핵심을 단단하게 함으로써 ‘뿌리가 튼튼한’ 나라를 만들자는 취지”라는 것이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8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첫 번째 ‘지식향연’ 강연은 그 시작이었다. 특히, 이날 강연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무대로 나와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정 부회장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

편안한 노타이 차림에 헤드셋을 끼고 무대에 선 정 부회장은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예전에는 ‘스펙이 높은 사람=우수한 인재’라는 등식이 성립됐으나 지금은 세상이 너무 급변하고있다”며 “주어진 상황에 대한 하나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답을 만들어 가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급변하는 시대에 우리에게 인문학이 왜 필요할까. 세상을 다르게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의 실적 못지않게 더 중요한게 있기 때문”이라며 “사색하지 않고 검색하는 우리가 당면하게 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기회도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왜’가 없는 ‘어떻게’에 집중하며 쏠려가던 우리를 회복시켜줄 힘이 인문학”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너무 피곤하고 지쳐 있는 청춘이 안쓰러운데, 그 부분에 대해 사회적 리더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제라도, 저부터라도 ‘열심히’에 집중한 청년들에게 ‘제대로’라는 지표를 제시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면접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참 많은 지원자들이 자신의 주관적 소신을 말하지 않고 모범답안을 외우고 와서 한결같이 똑같은 대답만 한다는 것”이라며 “‘자신을 제대로 전하는 인문학적 소양만 더 갖춘다면 좋은 스펙이 더 빛날 텐데’ 하는 아쉬움을 자주 갖게 된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신세계가 인문학 전파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경영이념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저희 회사는 인문, 예술, 문화를 통해 고객의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을 지향한다. 그래서 인문학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고 확산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성균관대, 부산대, 전남대 등 전국 대학에서 ‘지식향연’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식향연’ 강연과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순수하게 대학생들에게 인문학을 전파하고 확대해서 자신의 고민이나 미래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신세계는 이번 강연을 진행하면서 포스터나 티저영상에 직접적인 사명이나 로고를 넣지 않고 ‘SSG’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방패모양의 로고만 넣었다. ‘인문학 전파’가 자칫 또다른 홍보수단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가 흔치 않은 사례라는 점, 그리고 정 부회장이 직접 강연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의 기업이미지 제고에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무형의 이미지제고는 있을 것 같지만 신세계라는 이름보다는 인문학의 지식향연이라는 것을 내세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강연 내용을 두고 스펙쌓기도 버거운 학생들에게 인문학 소양을 강조하는 것은 현실감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 부회장이 강연에서 “없는 돈과 시간을 들여서 잔뜩 쌓아놨더니 난데없이 신세계 부회장이 인문학적 소양을 이야기하는데 기운빠지시죠?”라고 말한 것은 이같은 비판을 예상한 발언으로 보인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펙에다가 인문학을 ‘옥상옥’으로 얹는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는 ‘지식향연’에 참가한 대학생 중 보다 깊이있는 인문학 공부를 원하는 이에게는 ‘인문학 청년 영웅’에 도전할 기회를 부여한다. 최종선발된 20여명의 청년 영웅들에게는 인문학의 중심지를 직접 방문하는 그랜드 투어 기회 제공, 신세계그룹 입사 지원시 가점 부여, 소정의 장학금 지급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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